[인터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죽음 재발방지대책과 유가족 사과해야”
[인터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죽음 재발방지대책과 유가족 사과해야”
  • 김 선 기자
  • 승인 2021.12.02 13:17
  • 수정 2021.12.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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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현(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지난 7년간 의료연대 본부에서 활동한 현지현 정책국장은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 이후 '박선욱 간호사 공동대책위원회' 간사로서 참여했고, 이후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때도 억울함을 풀기 위해 투쟁했다. 현 정책국장은 서 간호사 사건 경우 그래도 병원(서울의료원)장이 바뀌게 됐지만, 박 간호사 경우 병원 측(서울아산병원)의 인정과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간호사는 산재 인정도 받고 민사에서도 어느 정도 승소했다. 판결문 내용을 보면 병원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교육기관이나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데 의무를 못 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병원 측에서는 말이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럼 병원이 받게 되는 처벌이 크다고 하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 국장은 올해도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그런 것들이 다른 병원들에게도 하나의 사례로 남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는 지속적으로 간호사 사망과 관련해 서울아산병원의 침묵이 선례로 남지 않게 해당 사건을 인정하고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해왔다. 현지현 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을 만나 근본적 원인과 개선 방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현지현 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제공=의료연대]
현지현 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제공=의료연대]

-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 신입 간호사가 사망한 일이 발생했다.

“이 병원의 경우 간호등급 1등급으로 알려졌지만 간호등급과 실제 간호사가 환자를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간호등급은 단순히 전체 간호사와 병상 수의 비율을 본다. 실제 간호사들이 몇 명의 환자를 보는지 나타내주지 못한다. 전체 간호사에는 실제 환자를 보지 않는 수간호사나 행정간호사 등이 다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들의 중증도도 나타내주지 않는다. 우리 소속 많은 병원들이 간호등급 1등급이긴 하지만 간호사 1명당 12명~17명까지도 보고 있다. 의정부 을지병원의 간호사는 23명의 환자를 혼자 돌봤다고 하고 혼자 액팅을 뛰는 날이면 최대 44명까지도 맡았다고 한다. 비상식적인 숫자다. 그래서 간호관리료차등제를 간호사와 병상 수의 비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박선욱 간호사·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 비보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다.

“참담하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죽음들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간호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고, ‘출근할 때 이대로 차에 치여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간호사들이 너무 많다. 한 직군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인력의 문제라고 간호사들이 지적해왔다. 특히 박선욱 간호사의 경우 신규간호사에 대한 교육시스템의 문제, 경력에 비해 중증도가 높은 환자, 많은 수의 환자를 담당하게 되는 구조가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인정받았고, 이에 대한 병원의 책임이 인정됐다. 하지만 병원은 아직까지도 유가족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공대위가 요구해왔던 재발방지대책 마련 및 공개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해당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는 구조를 바꿔야한다.”

서울아산병원 앞 육교에 고 박선욱 간호사의 추모 리본이 메달려 있다. [제공=의료연대]
서울아산병원 앞 육교에 고 박선욱 간호사의 추모 리본이 메달려 있다. [제공=의료연대]

- 그간 활동으로 변화된 것은 무엇이고, 남아있는 과제는 무엇인가.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야간간호료,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등 많은 것들이 생겨나긴 했다. 하지만 실제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보는 환경은 달라지지 않았다. 간호사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야간간호료의 내용은 간단하게 말하면 간호사들에게 수당을 더 지급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간호사 1명이 보는 환자 수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또한 아직 현장에 잘 적용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1년 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1,320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는 노동조합의 유무에 따라 답변의 양상이 상이했다. 본인이 직장내 괴롭힘에서 얼마나 안전한지를 묻는 문항에서 노동조합이 있다고 응답한 군에서는 60%가 안전하다고 대답 했지만 노동조합이 없다고 응답한 군에서는 24%밖에 되지 않았다. 직장 내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직장내 괴롭힘이 줄어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노동조합이 있다고 응답한 군에서는 62%가 줄었다고 답했지만 노동조합이 없다고 응답한 군에서는 24%만이 줄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괴롭힘의 심각성을 묻는 문항에서도 노동조합이 없는 곳은 79%가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 근본적인 원인과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으로 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간호사 1명이 너무나 많은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호주,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이미 법적으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고 있다.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줄어들면 환자들의 사망률, 재입원률, 입원 기간, 감염률 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은 간호사 1인당 12~20명까지 담당하고 있고, 지역 요양병원의 경우 40~60명의 환자를 혼자 담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간호사들은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일하게 된다. 방광염에 시달리고 위장병에 시달린다. 개인 간호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직뿐이고 또다시 인력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런 상황에 괴롭힘도 발생한다. 간호사의 업무들은 일이 밀렸다고 해서 내일로 미루거나 이럴 수 없는 일들이다. 환자의 생명이 달린 일이고 주어진 시간에 어떻게든 해서 수행해야 한다. 업무가 미숙한 신규 간호사들의 경우 더욱 초과노동을 할 수 밖에 없게되고 같이 근무를 서는 동료 간호사들이 그 업무를 추가로 담당하게 되는 누군가를 탓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법으로 제한하고 노동강도를 낮춰야 한다.”

[제공=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의료연대]

- 마지막으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의료연대본부에서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자는 내용을 중심으로 ‘간호인력인권법’을 만들었고 국민동의청원(입법청원)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10만 명의 국민들이 동의했고 현재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 되어있는 상황이다. 10만명의 국민들이 동의를 했고, 이제 국회가 논의해야 할 차례다. 간호사들이 더 이상 죽지 않을 수 있도록 국회가 해당 논의를 빠르게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 서울아산병원에는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공개하라’고 전하고 싶다. 박선욱 간호사 이후 계속 요구해왔던 건데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의 경우에도 근로계약서에 사직 시 60일 이내 얘기해야 하고, 최소 1년 이상 근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고, 이를 지키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대학을 이제 막 졸업한 신입간호사들이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이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모습을 닮지 않았으면 한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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