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삼성 vs LG, 피할 수 없는 OLED 전쟁 맞붙다
[시선집중] 삼성 vs LG, 피할 수 없는 OLED 전쟁 맞붙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2.02 09:11
  • 수정 2021.12.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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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AI 성장하면서 디스플레이 중요 부각
삼성디스플레이, 퀸텀닷-OLED 생산 본격 추진
LGD 주도하던 OLED 시장에 지각변화 생길 듯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자리하면서 산업계 추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황 타개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사업적 측면, 사내 문화적 측면 등에서 어떠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시선집중' 코너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Q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액정 표시 장치)에서 OLED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향후에는 QNED(Quantum dot Nano-rod LED)와 마이크로 LED의 양산이 예상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0일 QD-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기념하는 출하식을 열었다. 이 부회장이 해당 디스플레이 투자 선언 이후 2년여 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10월 QD디스플레이 개발에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3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시제품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엔 QD 설비를 해당 사업장 라인에 반입하며 시범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현재 수준에선 55·65인치 TV 패널과 34인치 모니터용 패널 100만대까지 가능한 월 3만장 가량의 QD-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한 OLED 대중화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 OLED 패널 생산이 가능한 글로벌 업체는 LG디스플레이뿐이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도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 LCD 경쟁력 약화에 QNED, 롤러블·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각광'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출처=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출처=LG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 등 후발 업체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LCD 과잉공급과 경쟁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1년 가까이 오르던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다시 낙폭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228달러였던 LCD TV 패널 가격은(55인치) 지난달 초 135달러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이에 단계적 LCD 사업 철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초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 라인 가동을 모두 중단하고 설비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생산 라인을 중국 CSOT에 매각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 LCD 생산라인을 제외하고 국내 LCD TV 라인은 지난해 말 가동을 중단키로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여기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신기술 연구에 돌입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후보군인 QNED와 마이크로 LED 외에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롤러블 디스플레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도 연구 대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디스플레이 양산과 동시에 QNED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QNED는 나노미터(1㎚)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QD)과 질화갈륨 발광다이오드(GaN LED)를 활용한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로, 유기 화합물을 사용하는 OLED 대비 수명이 길고 전력소모가 낮다. 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삼성은 사실상 OLED TV 대신 QD 디스플레이와 QNED 기술을 바탕으로 한 투 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이 QNED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하긴 이르지만, 올해부터 본격 투자에 들어간 만큼 결과에 촉각이 집중된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평판형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넘어 부드럽게 휘어지고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다. 돌돌 말았다가 펼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2018년 CES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LG가 공들여온 이같은 OLED 패널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였지만 대규모 적자 탓에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으나 워낙 고가여서 수익성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플렉시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꾸면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됐다.

올해는 모처럼 OLED 부문에서 연간 흑자전환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LCD 위주의 중소형 패널은 줄어든 반면, OLED가 핵심소재로 채택되고 있는 배경이 작용한다. 폴리이미드는 대일의존도가 아직도 93.6%로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같은 국내 기업들이 양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경쟁만 할 게 아니라 시장 파이 키우기 위한 협력 필요"

삼성 QLED TV와 LG OLED TV. [출처=연합뉴스] 
삼성 QLED TV와 LG OLED TV. [출처=연합뉴스] 

양사가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일각에선 협력이 진전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과 LG는 겉으론 신사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TV 시장에선 패권을 놓고 기싸움이 팽팽하다. 동반 성장이 불가능하고 상대 점유율을 뺏어 와야 덩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지만, 협력을 강화해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한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 사이에선 소송전도 불거졌다. LG전자는 2019년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데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발광 기술을 적용한 TV는 LG전자에서만 생산하는데 삼성전자가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해당 기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비춰진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올레드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LG전자를 신고했다. 여기에 LG전자의 번인 현상을 꼬집기라도 하듯 자사 프리미엄 TV의 번인 현상에 10년 무상보증을 내걸었다. LG전자의 관련 무상보증기간은 2년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도 패널 무상보증기간은 2년에 해당한다. 양사간 논쟁이 결국 비방전이라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2020년 5월 양사 모두 신고를 취하했다. 공정위 신고라는 강진은 끝났지만 여전히 여진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OLED TV 시장 진입은 OLED 생태계 확대와 표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 LG로부터 OLED 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등 삼성과 LG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윈윈(win-win)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수준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어 OLED도 안심할 수 없다"라며 "2022년이면 플렉시블 OLED 생산량은 한국을 뛰어넘을 것이다. 삼성과 LG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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