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 위기 가시화…‘제2의 리만 브라더스’ 터지나
헝다 디폴트 위기 가시화…‘제2의 리만 브라더스’ 터지나
  •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2021.12.04 16:08
  • 최종수정 2021.12.04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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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담보책임 이행 불가 올빼미 공시…연쇄 부도 우려
中당국은 확산방지에 주력할 듯…“비관적일 필요 없다” 시각도
중국 헝다 본사. [출처=연합뉴스]
중국 헝다 본사. [출처=연합뉴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불거졌던 중국 2위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자금 부족을 이유로 헝다가 직접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가 ‘개별 이슈’임을 간주하면서 별다른 구제절차는 내놓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중국 당국은 헝다의 디폴트 이후 시장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헝다는 3일 심야에 홍콩 증권거래소에 ‘올빼미 공시’를 통해 기습적으로 디폴트 위기 상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헝다는 채권자로부터 2억6000만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회사 측은 관련 채무가 무엇인지, 상환 데드라인은 언제까지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헝다가 실제로 채무를 갚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고 이는 다시 대규모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 공식 디폴트 선언이 나면 만기가 남은 나머지 전체 달러 채권자들까지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만기가 남은 헝다의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3600만달러(약 22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간 겨우 틀어막아 왔던 부채 위기가 일순간에 폭발하는 단계에 접어드는 셈이다.

심지어 달러 채권 문제는 전체 헝다 부채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헝다 유동성 위기 과정에서 달러 채권 문제가 특히 부각되는 것은 그나마 이 문제에 관해 가장 투명하게 시장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1조9665억 위안(약 365조원)으로, 중국 내 은행 등 금융권, 위안화 채권, 그림자 금융 상품, 달러 채권 등에 걸쳐 있다.

중국 당국도 헝다 사태를 주시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구제조치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헝다의 담보책임 이행 불가 공시 한 시간여 뒤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許家印) 회장을 면담하며 채무이행을 독촉하고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실무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의 핵심 금융당국인 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헝다 사태를 ‘개별 이슈’로 취급하면서 경제 안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헝다 위기의 주요 원인이 스스로 경영을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헝다의 전체 채무 중 금융권 부채가 3분의 1가량에 그치고 구조적으로도 분산돼 있어 금융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헝다 사태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중 거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산업의 위축은 철강, 시멘트, 엔지니어링 같은 직접 연관 산업뿐만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가전제품 등의 산업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중국의 주택시장 침체는 중국의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일관적인 태도와 사태 확산 방지 의지 등에 비춰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최근 스탠스를 볼 때 지난 8~10월 분위기처럼 수수방관이 아니고 정책기조 전환과 디벨로퍼의 전반적 자금조달, 시황 등 상황의 호전이 맞아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중국 당국이 전염을 노골적으로 차단하겠다 하고 있어 발본색원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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