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 말씀없다” 박 간호사 사망 서울아산병원 3년째 묵묵부답
“드릴 말씀없다” 박 간호사 사망 서울아산병원 3년째 묵묵부답
  • 김 선 기자
  • 승인 2021.12.07 11:55
  • 수정 2021.12.07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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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 “지속적 노력” 형식적 답변만 반복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A 간호사 사망 “깊이 사과” 진실규명 약속
서울아산병원과 너무 대조적인 대응..박 간호사 유족 “철저히 외면”
의료 연대 “산재·민사소송 결과 후 달라진 건 없다..사실 왜곡에 책임 회피”
“서울아산병원 측의 대응에 분노 느낀다”
[제공=의료연대]
[제공=의료연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지난달 30일 간호사 A씨 사망과 관련해 깊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실규명을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주겠다는 의지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진실규명을 위한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발단으로 제도 개선을 통한 새로운 근무여건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간호사 A씨는 올해 초 개원한 의정부을지대병원에 신입으로 입사했지만, 입사 9개월여 만에 기숙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유가족은 이른바 ‘태움(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을 지칭하는 은어)’으로 직장 내 가혹행위를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 현장에서 연이은 간호사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간호계에 잔재한 악습 ‘태움’이 또다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면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24살 신입 간호사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했던 고 박선욱 간호사. 

7일 의료연대에 따르면 박 간호사는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한 지 5개월 만인 2018년 2월 15일 27세 나이로 송파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건 이후 2019년 3월 6일 박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했다는 산재 인정을 받았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법적인 판결도 나왔다. 

유족들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서울동부지법은 병원 측에 40%의 책임이 있며 유족에게 3천9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병원 내 신입 간호사에 대한 교육체계가 미비했고, 여러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 이르렀다는 점이 인정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신입 간호사인 박 씨에게 적절한 교육 없이 과중한 업무를 맡겼고, 이로 인한 압박감과 피로가 더해져 자살에 이르렀다”며 “이를 예측할 수 있었던 병원이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서울아산병원이 박 간호사 사망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법적인 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3년 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유가족에게 사과는커녕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이 간호사 A씨 사망과 관련해 신속하게 깊이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너무 대조적이다.

박 간호사 유가족들은 “서울아산병원이 사과 한마디 없이 유가족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측은 <위키리크스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짧은 답변만 반복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 간호사 사망 이후 2019년 1월 4일 사망한 서울의료원 고 서지윤 간호사. 고 서 간호사 죽음 이후 서울의료원은 재발방지대책 방안을 공개했고, 그에 대한 책임으로 당시 김만기 병원장이 사건 발생 10개월 뒤에 사퇴했다.

현지현 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은 “서울아산병원은 노력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요청한 유가족과 원장 만남에 대해 병원 측은 한 번도 응한 적 없다”며 “법률팀에 전화했을때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명확히 만남을 거부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현 정책국장은 “산재나 민사소송 결과가 나온 후에도 태도가 달라진 건 없다. 사실을 왜곡하며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서울아산병원 측의 모습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kej5081@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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