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이재용…삼성전자, 대표이사 전원 교체 '파격 인사'
승부수 띄운 이재용…삼성전자, 대표이사 전원 교체 '파격 인사'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2.07 11:47
  • 수정 2021.12.0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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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부문장 전원 교체 '파격 인사'
SET 사업 2개 부문(CE∙IM) 통합
"성과주의 인사...변화 기반 마련"
삼성그룹이 금명간 사장단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인적 쇄신에 고삐를 죄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반도체 수급난·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도 IM(IT모바일)·CE(생활가전)를 SET 부문으로 통합하고, DS(부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7일 오전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내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 권오현 이어 평사원 출신 회장 탄생... 한종희·정현호, 부회장 승진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삼성전자]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삼성전자]

먼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 부문장이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했다. 종합기술원 회장은 과거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던 권오현 전 회장이 역임했던 자리다. '초격차' 저서를 쓴 1952년생의 권오현 전 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33년 간 삼성전자를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키운 공로로 회장직에 올랐다. 현재는 삼성전자 상임고문을 역임하고 있다.

1958년생의 김기남 부회장은 1981년 반도체기술팀으로 입사한 이래 40년 간 삼성전자에 몸을 담은 '삼성맨'이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을 맡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지배력을 굳건히 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띄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권 전 회장을 잇는 평사원 출신 두 번째 회장직 사례다.

한종희-정현호 부회장
한종희-정현호 부회장. [출처=삼성전자]

1962년생의 한종희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종희 사장은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이래 2013년 개발실장(부사장), 2017년에는 사장이 됐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적용한 QLED TV를 앞세워 세계 프리미엄 TV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액정 표시 장치)에서 OLED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CE∙IM 부문이 통합된 세트(SET) 부문장을 역임한다.

1960년생의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사장도 부회장직에 이름을 올렸다.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한 후 경영관리에 힘쓰며 2010년 디지털이미지사업부장(부사장),  2014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팀장에 오른 뒤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2월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사업지원T/F장으로 직위가 변경됐다.

정현호 사장은 삼성 비서실과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 그룹을 책임지는 콘트롤타워에서 삼성 오너 일가를 보좌해왔다. 미래전략실 해체 후 8명의 사장급 임원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로 복귀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른팔' 인사로 꼽히는 만큼 경영 리스크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 사장 승진 3명, 직위 변경 3명... 북미 지역·반도체 사업 리더십 강화

삼성전자 신규 사장 3명. (왼쪽부터)최경식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 김수목 삼성전자 SET부문 법무실장(사장).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신규 사장 3명. (왼쪽부터)최경식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 김수목 삼성전자 SET부문 법무실장(사장). [출처=삼성전자]

사장 승진 인사에는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은 삼성전자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경식 부사장은 무선사업부 북미PM그룹장과 전략마케팅실장을 역임한 해외 영업 전문가다. 지난해 12월부터 북미총괄 보직을 맡아 역대 최대 매출을 이끌어내며 북미지역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최 부사장의 사장 승진으로 북미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위상을 공고히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도 LSI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용인 실장은 동부하이텍 대표라는 외부 출신으로 2014년 삼성전자 입사후 LSI개발실장, Sensor사업팀장 등 LSI 사업부 내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DDI/PMIC/Sensor 사업 성장을 주도한 만큼 사측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 성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수목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부사장)은 SET부문 법무실장(사장)이 됐다. 김수목 팀장은 삼성전자 법무실, 준법경영실 등을 거치며 이재용 부회장 재판 등 각종 법무이슈 대응에 기여했으며 차별화된 법률지원 및 법무역량 제고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승진과 함께 법무실장을 맡아 법무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준법경영을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장단 위촉 업무 변경.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박학규 삼성전자SET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사장. [출처=삼성전자]
사장단 위촉 업무 변경.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박학규 삼성전자SET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사장. [출처=삼성전자]

기존 사장 인사들의 위촉 업무 변경도 이뤄졌다.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는 DS부문장(사장)으로 이동했다. 경계현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개발을 주도했다. 작년부터 삼성전기 대표를 맡아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역대 최대실적을 견인했다. DS부문장으로서 부품 사업 혁신을 도모한다는 설명이다.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SET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학규 사장은 삼성전자 VD사업부 지원그룹장,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SDS 사업운영총괄,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 핵심사업과 부서를 두루 경험하며 폭넓은 안목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인엽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이 된다. 강인엽 사장은 2017년 LSI사업부장으로 보임된 이후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LSI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온 모뎀 개발 최고 전문가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 준공이 확정된 만큼 미국에서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공고히 할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 패권 경쟁, 원자재·물류값, 오미크론 등 경영환경 점검할 듯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통상 사장단 인사 발표 이후 전략회의를 진행해 차후 사업계획을 논의해 왔다. 올해에도 이달 중순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해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코로나19 3차 유행 여파에 따라 해외법인장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화상 회의로 진행했다. 올해는 해외법인장들을 불러 대면 회의를 고려했으나, 오미크론 확산과 방역지침 강화에 따라 온라인 개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M과 CE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세트 부문과 반도체 등 부품 사업부인 DS 부문은 각각 별도로 회의를 열어 내년도 신제품 출시 계획과 시장 점유율 강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DS 부문에선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두 시장 간 접점을 찾고,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골몰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을 들여 건설할 제2파운드리 공장 소재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반도체 매출 중 26%를 차지하고 있고,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와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돌리고 있는 만큼 어느 한쪽도 버릴 수 없다.

파운드리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1위 TSMC와 점유율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올해 2분기 17.3%에서 3분기 17.1%로 0.2%포인트 하락했다. 1위 TSMC는 올해 2분기 52.9%에서 3분기 53.1%로 점유율을 0.2%포인트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당초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여기에 38조원을 증액한 총 171조 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추격에 나선다는 비전을 지난 5월 발표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IM 부문에선 지난 9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플립3 등 폴더블폰이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올 3분기 폴더블폰 시장을 독차지했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애플의 아이폰과 중국 스마트폰 사이에서 왕좌를 지키려면 더 큰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E에선 LG전자와 생활 가전을 두고 진검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고객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시리즈를 앞세워 LG전자의 '오브제' 컬렉션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영향과 공급망 병목 현상, 원자잿값 및 물류비 상승에 따른 물류대란 등 대외 경영환경을 집중 점검하고 사업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이날부터 해외 출장 자제, 회식 금지, 사내 피트니스와 실내외 체육시설 한시적 운영 중지 등의 방역 대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해외 출장은 경영상 필수 출장에 한해서 사업부 인사 승인을 거쳐 허용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오미크론 최초 변이가 발생한 9개국은 전면적으로 출장이 금지된다.

■ "회사 경쟁력 기여 따라 성과주의 인사... 변화 선도 기반 마련"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 대해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부회장, 사장을 회장,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주요사업의 성장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래를 대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인물을 SET사업, 반도체 사업의 부문장으로 각각 내정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구도 하에 진용을 새롭게 갖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SET사업은 통합 리더십 체제를 출범,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고객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기반을 구축했다"며 "반도체 사업은 기술리더십과 비즈니스 역량이 검증된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워 사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토록 하였다"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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