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집값 상승으로 가계부채 폭증... 중국의 중산층, 미국과 닮아가고 있다
[WIKI 인사이드] 집값 상승으로 가계부채 폭증... 중국의 중산층, 미국과 닮아가고 있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12.11 07:00
  • 수정 2021.1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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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그룹이 시공하다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 [출처=연합뉴스]
헝다 그룹이 시공하다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 [출처=연합뉴스]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중산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국제전략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중국의 전체 인구에서 중산층 비율은 약 3%였는데, 2018년까지 중국 인구의 반 이상인 약 7억 7백만명이 중소득층에 들어가게 됐다. CSIS는 중산층을 하루에 10-50 달러를 쓰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중국의 중산층 규모가 팽창함에 따라 그 모습 또한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2016년 미국의 또 다른 싱크탱크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분석을 통해 미국 인구의 52%를 중산층으로 분류한 바 있다. 

중국의 중산층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빈곤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이지만, 미국과 비슷한 점을 봤을 때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면이 있다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중국을 연구하는 독일의 싱크탱크 메릭스(MERICS, 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의 수석 경제학자 막스 젱글라인은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중산층이 곧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과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금 상승으로는 이들의 꿈을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위로 올라가기는 아주 어렵지만, 아래로 내려갈 위험이 있다. 위에는 부딪히는 천장이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똑같이 접근할 수 없이 높은 주택 시장과 개인 대출의 의존의 증가로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집값 상승은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4월 미국의 집값은 14.6% 상승했는데, 30년만에 최고 상승치로 기록됐다. 또한 지난 10월 골드만 삭스는 16%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달 인사이더는 지금의 중산층 주택 매수자들이 운이 없다는 논평을 냈다. 미국에서 생애 첫 내집마련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들이 사라지고 있고, 특히 해안지역의 주택 계약자들은 중산층이 범접할 수 없는 고가의 주택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중국의 부동산 가격 또한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 올랐다. 2003년에서 2013년까지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의 중국의 대표적인 대도시들의 주택 가격은 연평균 13.1%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헝다그룹 사태로 촉발된 시장의 우려와 함께 이러한 상승 기조가 바뀌고 있다고 인사이더는 말했다. 지난 10월 중국의 집값은 6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집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했음에도 중국 가정의 거의 80%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65%이다. 즉, 중국은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주택 가격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집값의 30% 정도인 계약금 및 선입금을 위해 점점 개인 대출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경제 연구 그룹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의 중국 시장 연구 책임자 로건 라이트는 인사이더에 “이는 주택 공급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에서의 수입과 비례한 문제다”고 말했다.

이렇듯 집값 상승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가계부채 상승하고 있다.

미 연준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미국의 전체 가계부채는 15조 달러를 넘어섰다. 2019년 말보다 1조 달러 늘어난 것이다. 전형적인 미국 가정이 약 145,000달러의 부채를 갖고 있고, 2000년에 비해 약 10만 달러가 증가했다. 현재 미국의 중간 단일가구 수입인 79,000달러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한편 인사이더는 중국의 가계부채는 많은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다고 글로벌 신용정보 그룹 코파스(Coface)의 아시아태평양 부분 경제학자 버나드 오의 말을 인용했다.

로디움 그룹의 보고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가계부채는 수입의 128%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중국 인민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중국 전체 가계부채는 70조 위안(미화 약 11조 달러)을 기록했다.

젱글라인은 “가계부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는 레버리지가 된다. 이는 높은 레버리지, 약한 경제 성장, 낮은 임금 상승의 결합이다. 따라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중산층들에 있어 자신들의 부모세대보다 더 나아지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의 중산층은 점점 축소되고 있고,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 1979년부터 2017년까지 중산층의 가계수입 증가율은, 미국 수입 상위와 하위 각각 20% 집단보다 더 천천히 상승했다. 중산층 임금은 정체됐고, 물가는 치솟았다.

퓨 리서치 센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1971년 미국 성인의 61%가 중산층으로 분류됐는데, 2005년에는 그 수치가 50%로 낮아졌다. 또한 비영리 연구 그룹 랜드 코퍼레이션(Rand Corporation)에 따르면, 2007년에서 2017년 사이 270만 명의 미국인들이 중산층에서 떨어져나갔다. 

중국 역시 중산층으로 남아있는 것의 어려움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젱글라인은 “중국의 개발 시기의 힘든 시절을 보내면서 매년 큰 부의 성장을 이룬 부모들로부터 태어난 젊은 세대들에게 더 부유한 삶을 살 거라는 보장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젱글라인은 이러한 기조 속에 집단에 따라 부에 대한 차이가 있다며, “이주 노동자들 같은 저소득 그룹에게는 관련이 없는 문제일 수 있다. 불평등은 커지고 있지만, 저소득 그룹의 아이들은 중산층 아이들에 비해 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더 쉬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산층의 역경은 미국과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팬데믹이 한창인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5천 4백만 명의 사람들이 중산층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중산층은 다른 면을 보이기도 한다.

미국의 중산층이 더 견고하다고 인사이더는 말한다. 최근 캐나다에 그 자리를 내주었긴 했지만, 미국의 중산층은 수십 년 동안 세계에서 제일 부유하다는 위치를 유지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부를 구축하는 데 부동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양국의 주택 소유의 역할은 크게 다르다. 젱글라인은 “중국에서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위한 부동산의 역할은 미국과 크게 다르다. 중국에서는 집이 없으면 결혼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가계자산의 70-80%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미국과 닮아가는 현상이 중국 전체에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상하이, 베이징, 선전 같은 대도시의 이야기이다. “중국의 경제 성공의 최대 승자들이 미국의 중산층과 닮아가기 시작하고 있다”고 젱글라인은 말했다.

하지만 양국의 닮은 점은 과거보다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한다. 

라이트는 중국의 부동산 분야가 크게 약해지기 시작하면 경제와 생활의 안정에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주택이 여전히 사람들의 최우선 자산이 되면, 주택 시장 진출을 위해 대출을 하고, 이는 사람들이 중산층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한다는 것을 시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젱글라인은 미국과 중국의 중산층에 대해 “똑같이 견줄 수는 없지만, 비슷한 점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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