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사휴게실 PC 증거능력 없다" 조국 주장 반대 대법 판결.. 檢 검토 착수
[단독] "강사휴게실 PC 증거능력 없다" 조국 주장 반대 대법 판결.. 檢 검토 착수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1.12.08 09:35
  • 최종수정 2021.12.0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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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임의제출도 영장 압수 절차 따라야
실질적 피압수자 참여 없으면 증거능력도 없어
일주일만 '대법 소부' "전합과 달리" 예외 상정
소부 주심, 전합 판결 주심이던 천대엽 대법관
검찰 '소부 판결문 검토' 착수... 24일 공판 주목

지난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의제출로 압수한 전자정보저장매체 내 전자정보를 탐색하려면 영장으로 압수할 때처럼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선보였다. 임의제출자가 전자정보저장매체 소지·보관자로서 제3자라면 '실질적 피압수자'인 피의자가 참여권을 보장받는다. 다만 피의자는 전자정보저장매체의 소유·관리자여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본지 지난달 18일 자 '[WIKI 프리즘] 정겸심 주심 대법관 천대엽의 예고편 ①형소법 제219조 ②실질적 피압수자' 보도 기사).

조국 전 법무장관. [출처=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 [출처=연합뉴스]

8일 뒤 열린 지난달 26일 조국 전 법무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1심 20차 공판에선 피압수자의 참여권 보장 범위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다툼이 있었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핵심 물증인 '총장님 직인' 이미지 파일이 발견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를 검찰이 조교로부터 넘겨받을 때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는 통지받지 못했다. 전합 판결은 실질적 피압수자라면 참여권을 보장받는다고 한 까닭에 이들이 강사휴게실 PC의 소유·관리자인지가 우선 쟁점이 됐다. 나아가 실질적 피압수자라는 전제 아래 이들이 강사휴게실 PC에 저장돼 있는 전자정보 중 어느 부분의 참여권을 가지는지가 이어지는 세부 쟁점이었다.

전합 판결에 따라 임의제출 압수 절차에 법원의 영장 압수 절차를 준용하면 '범죄혐의사실과 유관한 정보'만 압수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1항은 영장 압수 범위를 '필요한 때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정한다. 전합 판결은 유관정보가 무관정보와 섞여 있을 때 실질적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해당 전자정보저장매체의 증거능력이 없다 했다. 문제는 '유관정보만 있을 경우' 참여권 보장이 필요한지는 명확한 판시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유관정보로서) 정황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전자정보는 동의 없이 압수수색 가능하다는 게 대법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은 "쓸모가 있는 증거라고 파악된 순간 피고인(압수수색 당시는 피의자)에게 연락하고 하나하나 허락을 받으라는 게 대법 판결"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서는 무관정보에 대해서 참여권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는데, (전합 판결은) 유관정보에 대한 전자정보 압수·추출에도 피의자 참여권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라며 변호인 손을 들어줬다. 실질적 피압수자라면 유관·무관정보를 가리지 않고 참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정경심 1심 재판부의 판단에는 유관정보와 무관정보를 구분할 수 있다면 참여권 보장도 전자정보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렸다. 그런데 전합 판결은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를 상정했다. 유관정보와 무관정보가 섞여 있는 전자정보저장매체의 '상태'에 대한 참여권 보장이지, 유관정보와 무관정보 각 '존재'에 대한 참여권 보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전합 판결은 실질적 피압수자를 개념화하면서 '전자정보의 소유·관리자'가 아닌 '전자정보저장매체의 소유·관리자'를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상고심만을 남겨둔 정경심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는 "PC에서 특정인의 성명이 들어간 폴더나 파일이 발견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그 사람을 전자정보의 주체 또는 개인정보의 주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국·정경심 변호인은 검찰 수사관이 강사휴게실 PC를 최초 탐색할 때 "조국이다"라고 외치며 '조국 폴더'를 발견한 순간 그 전자정보의 주체는 '조국 가족'이고, 이때 참여권이 보장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디까지나 전자정보저장매체가 아닌 전자정보에 따라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대법원이 채택하지 않은 법리'에 따른 것이다. 

천대엽 대법관. [출처=연합뉴스]
지난 4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는 천대엽 당시 대법관 후보자. [출처=연합뉴스]

전합 판결의 모호성을 해결해주는 법리는 일주일이 못 돼 대법 소부 판결로 나왔다. 조국·정경심 공판 하루 전날인 지난달 25일, 이번 전합 판결 주심이던 천대엽(사진) 대법관이 속한 대법원 2부는 "전원합의체 판결의 경우와 달리 임의제출에 따른 적법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될 여지가 거의 없어 사실상 대부분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유관정보)만이 저장되어 있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통상의 압수 절차 외에 피압수자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고 전자정보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공교롭게도 소부 판결 주심 대법관 또한 천 대법관이다. 그는 정경심 사건 상고심도 주심을 맡고 있다.  

소부 판결은 무관정보 없이 유관정보만 있다면 참여권 보장이 없다 해서 곧바로 증거능력을 배척할 건 아니라는 뜻이다. 이 판시는 조국·정겸심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전자정보들은) 기초적 사실관계를 같이하는 것들이거나 (유관정보인) 정황증거"라는 검찰 측 주장에 가깝다. 무관정보라면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는 유관정보만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사휴게실 PC에는 동양대 표창장 위조 범행과 동기·방법·장소 등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유사한 범행의 증거인 정황증거가 다수 발견됐는데 이들 모두 유관증거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검찰의 해석은 유관정보가 주를 이룬 전자정보저장매체의 상태에 주목한다.
 
8일 <위키리크스한국> 취재 결과 실제 검찰은 전합 판결이 아닌 소부 판결을 조국·정겸심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지 '판결문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소부 판결은 전합 판결과 달리 '위장형 카메라 등 특수한 정보저장매체의 경우'를 살핀 것이라 세밀한 법리검토가 필요하다. 검찰은 이번 전합 판결에도 3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의 정확한 입장은 오는 24일 공판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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