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언박싱 中] 공모주에서 비상장 주식으로 투자 넓히는 MZ세대
[비상장 언박싱 中] 공모주에서 비상장 주식으로 투자 넓히는 MZ세대
  • 이주희 기자
  • 승인 2021.12.09 08:01
  • 수정 2021.12.09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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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거래 연령층 낮아져...장외 플랫폼에 MZ세대 유입 증가
공모주 청약 한계, 투자전략 확대...비상장 주식, '계층사다리' 역할 기대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생기면서 자본시장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농후한 비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개인, 기업 할 것 없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에 투자를 위한 플랫폼도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장외시장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출처=픽사베이]

과거에 비해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 초반 출생자)의 유입이 거세지고 있다. 공모주 청약의 수익 한계를 경험한 이들이 투자 전략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비상장 주식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함께 반영되는 모습이다. 

◇ 비상장 주식에 뛰어든 MZ세대 

주가 흐름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더 예상하기 힘든게 비상장 주식이다. 비상장 주식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협상으로 가격이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이 불안정하고 주가의 등락 폭도 크다. 

최근 비상장 주식을 보다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기고 있는데 이는 MZ세대 유입과도 연결된다.

핀테크 업체 두나무와 삼성증권이 함께 출시한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출시 2년 만에 회원 수는 80만명을 넘겼고, 이 중 43.78%가 2030세대로 집계되면서 MZ세대가 비상장 주식 시장에 얼마만큼 관심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누적 거래 건수는 20만8000건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비상장 주식이 MZ세대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공모주 열풍도 한 몫한다. 공모주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신규 발행되는 주식을 매각하는 것으로,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기록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IPO 시장에 모인 공모금액은 17조원이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000억원), 크래프톤(4조3000억원), 카카오뱅크(2조6000억원) 등 20개사가 코스피에 상장됐다.  

역대 공모금액 상위 10개사 중 5개사(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IET,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신규상장한 기업이다. 신규상장 기업의 공모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970조원에서 이날 기준 2218조원으로 237억원 늘었다.

내년 초에는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등 초대형 우량기업의 공모가 예상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모주는 원하는 만큼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배정을 받기 때문에 수익의 한계가 있다. 공모시장은 커졌지만 공모주로 기대이상의 수익을 보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 비상장 기업에 눈을 돌리면서 장외시장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 장외시장 활성화 위해 정책 마련·규제 개선 필요

현재 상장 추진 얘기가 나오고 있는 비상장 기업으로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마켓컬리의 운용사 컬리,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 신세계그룹의 통합온라인몰 SSG닷컴, 야놀자 등으로 일부 기업은 장외시장에서 거래 중이다.

하지만 장외시장은 거래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매물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는 등 불안 요소가 있다. 또 IPO가 예고됐다해도 무조건 수익을 보는 게 아니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하락하고 공모를 철회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존재하며, 상장 후 기대 이하의 주가 성적을 보이기도 한다. 

크래프톤의 경우 장외시장에서 240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액면분할을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춰 상장했다. 현재 주가는 46만원대로 공모가(49만8000원) 보다 낮다. 

공모가가 3만9000원이었던 카카오뱅크는 장외시장에서 9만원대까지 거래됐지만, 현재 주가는 6만원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도권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며, 중소·벤처기업 및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사설중개업체 단속을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장외시장은 제도권에 있는 장외주식시장(K-OTC)과 비제도권에 있는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 비상장 등으로 나뉜다.

예탁결제원의 비상장 추정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비상장주식 계좌대체 규모는 대략 30억주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제도권 장외시장의 거래규모가 3억주임을 감안하면 비제도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장외주식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상장이지만 정보 비대칭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은 제도권 장외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가령 외감기업을 포함한 일정 규모 이상의 상업보고서 제출기업, 자발적 정보 공개 기업, 최근 공시자료가 풍부한 상장폐지기업 중 충분히 존속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정보 환경이 열악한 기업 주식 유통시장은 전문투자자를 기반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비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벤처 펀드를 출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래 플랫폼에 따라 상이한 비상장주식 관련 세제를 일원화하고 벤처기업 및 보유기간에 대한 조세특례를 유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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