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코인에 '영끌 투자'한 분들에게
[메타버스 시대] 코인에 '영끌 투자'한 분들에게
  • 정숭호 칼럼
  • 승인 2021.12.09 06:00
  • 수정 2021.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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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2회차 콘서트. [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2회차 콘서트. [연합뉴스]

메타버스가 생활 속으로 점점 깊이 들어오고 있다. 부작용도 점점 늘어난다. 메타버스와, 관련 분야에 사실상 무지한 상태로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고 후회하는 사람이 주변에서도 보인다.

‘코인’ 투자가 그렇다. 거의 모든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코인으로 거래를 한다. 코인이 거래 대상으로 떠오르자 여기서 한탕 터뜨리려다 한탕은커녕 한방 얻어터지고 나가떨어지는 사람도 속출할 거라는 주의보가 연발 된다. 

지난 6일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비트겟’이라는 코인거래소를 퇴출시켰다. 비트겟은 10월 27일 ‘아미코인’이라는 코인을 상장하고, 거래를 중개해왔다.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에서 이름을 딴 코인이다. 얼핏 보면 BTS가 주축이 된 메타버스에서 이용되는 코인이라는 생각을 들도록 하는 이름이다.

그 안에서 BTS의 공연을 즐기고, BTS 관련 ‘굿즈(Goods-BTS의 복장과 신발 허리띠 안경, 사진 등등의 기념품 따위)’를 사고파는 데에 필요한 코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BTS의 인기에 편승해 국내외 명품 패션과 액세서리, 스포츠용품과 의류 업체가 그 메타버스에 입점하면 코인값은 오르게 되어 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어떤 것이든 가격이 오르지 않던가?

하지만 실제로는 BTS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한다. BTS 측은 아미코인 측이 무단으로 자신들을 이용한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태세다. 비트겟이 싱가포르 금융시장에서 퇴출당한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장 당일 5,000%나 올랐던 아미코인의 앞날은 이제 밝지 않다고 봐야 한다.

국내 아미코인 투자자들은 금융허브로 자리 잡은 싱가포르에 상장된 이 코인이 국내에서도 상장될 거라는 기대로 투자했을 것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거래소가 구실 못하게 된 마당에 그런 기대는 부질없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아미코인 거래소가 싱가포르에서 퇴출된 날 국내 한 조간신문은 국내에서 개발됐다는 또 다른 코인 거래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를 실었다. 신뢰도 높은 국내 금융기관 부설 연구소와 협력관계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면서 전국을 떠돌며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는 이 업체가 사실은 다단계업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였다. 건강보조식품에서 코인으로 판매 물품이 바뀌었을 뿐 고수익을 보장하며 묻지마 투자를 권하는 것은 전형적인 다단계업체의 수법이라는 폭로였다.

‘코인’이란 무엇인가? 실제로는 없으나 거래 당사자들 모두 ‘있다고 치고’ 주고받는 돈 아닌가. ‘있다고 친다’는 건 무엇인가? 서로가 믿는다는 것 아닌가? 코인의 대장인 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등장할 때는 1비트코인당 달러로 5센트였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폐로도, 동전으로도 존재하지 않고 다만 일련번호에 불과한 암호로, 컴퓨터의 기억장치 속에만 존재하는 비트코인은 그 세계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거래됐을 뿐이어서 가격도 거래량도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2012년 말 유럽 금융위기로 기존 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제구실 못하는 ‘있는 화폐’보다는 ‘없는 화폐’인 비트코인을 ‘있다고 치고’, 즉 ‘있는 것’으로 믿고 거래에 나섰다. 거래가 있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이익이 있다는 것.

비트코인에서 이익이 난다는 소문이 나면서 미국 부자들은 물론 중동과 중국 부자들이 대량 거래에 나섰고 눈 밝은 개미들도 여기에 가세해 2013년 3월 무렵에는 1비트당 400달러로 올라섰다. 이후 여러 변곡점을 지날 때마다 가격은 크게 요동쳤지만 오름세는 계속돼 지난 11월 말경에는 7,000달러를 눈앞에 둔 가격까지 오르기도 했다. 12년 만에 처음 나왔을 때보다 무려 14만 배나 오른 것이다!!! (12월 들어 변종 코로나인 오미크론의 위협이 커지면서 4만 달러대로 폭락하긴 했다.)

비트코인이 성공하자 유사한 토큰이 쏟아져 나왔다. 비트코인은 언감생심,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사람들은 후발 코인에 눈길을 돌렸다. 아미코인도 그런 코인 중 하나다. 후발 코인에 투자한 사람들은 자신이 투자한 코인이 비트코인만큼은 아니라도 ‘대박’이 나기를 기원한 사람들이었다. 한국에서 ‘영혼을 끌어모아도’ 서울 변두리는커녕 서울 가까운 경기도에도 집을 못 구해 좌절한 가장과 청년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집 대신 코인에 투자했다. 이 투자를 위해서도 영혼을 끌어모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있는 것으로 친 없는 것(코인)’에 ‘진짜 있는 것(실물 화폐)’을 투자한 사람들, 정말 대박이 나 ‘영끌’이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 정숭호 메타버스인문경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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