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방지책① 대우건설] '안전 혁신안'에 거는 기대…'사고 제로' 도전에 나서다
[중대재해방지책① 대우건설] '안전 혁신안'에 거는 기대…'사고 제로' 도전에 나서다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1.12.09 23:20
  • 수정 2021.12.10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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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고 예방에 칼 갈았다…8월 '안전혁신 선포식'서 의지 보여
이번에 발표한 '안전혁신안'…올해 3월 발족 '안전혁신위원회' 결과물
조직 정비 통해 '품질안전실→안전혁신본부' 격상…5년간 1400억 투자
안전혁신안 통해 '작업중지권' 즉시 도입 눈길…현장서 실제 사례 등장
자체 개발 '드론관제시스템' 사고 예방 한 몫…256곳 현장 동시 모니터링
갱폼 인양 자동화 장비 도입…공사현장 안전 보장·근로자 편의성 일환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이 내년 1월2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상시근로자 수가 500명 이상이거나 시공능력 상위 200위 내의 건설사업자는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 등에 대해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건설업계에서도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안전경영을 핵심키워드로 내세워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안전관리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스마트 안전 기술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정부당국이 제시한 처벌 기준이 아직 모호한 관계로 어떻게든 '처벌 1호'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은 주요 건설사를 중심으로 중대재해법을 예방하고자 내세운 대응책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지난 9월 15일 울산 북항 터미널 건설 현장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지난 9월 15일 울산 북항 터미널 건설 현장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은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근로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안전관리 강화에 만전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지난 8월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안전혁신 선포식을 열어 안전혁신안을 대대적으로 천명했다는 점은 안전사고 예방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다.

이번에 선포한 안전혁신안은 올해 3월 발족한 안전혁신위원회와 안전혁신추진단이 구심점이 되어 중대재해 근절과 안전혁신 문화 조성을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사업본부 본부장을 비롯한 총 8인의 집행임원이 참여했으며 유관부서 팀장 11명을 주축으로 안전혁신 추진단도 구성해 이번 혁신안을 수립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업대표 사장(왼쪽 세번째)과 정항기 대우건설 관리대표 사장(왼쪽 네번째) 등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지난 23일 열린 ‘안전혁신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김형 대우건설 사업대표 사장(왼쪽 세번째)과 정항기 대우건설 관리대표 사장(왼쪽 네번째) 등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지난 23일 열린 ‘안전혁신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지난 8월 김형 사업 대표이사는 지난 8월 선포식에서 '안전확보 없이는 일하지 말라'는 최우선 경영방침을 내건 바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닌 제대로 된 혁신과 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사실상 ‘중대재해 제로’를 위한 결의를 다진 것이다.

안전경영을 위해 조직 정비에 나선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품질안전실을 안전혁신본부로 격상한 것이다. 사실상 강력한 컨트롤 타워인 셈이다. 안전사고 조직을 강화해 통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그 시스템이 현장에서 잘 작동되는지 확인해 지속적인 안전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예산에 있어서도 향후 5년 간 1400억원 이상 투자한다. 법적 안전관리비 이외에 별도 예산을 편성해 안전교육 강화, 안전시설 투자, 스마트 안전시스템 구축 등 안전 관련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는 차원에서다.

현장 안전감독 인원 500명을 상시 확충한다. 안전관리 활동을 주도하는 공사관리자‧안전감시단‧협력회사에 안전 전담 인원을 추가 투입해 현장에서 안전관리인 부족에 따른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전관리 우수협력회사에는 계약우선권을 부여하고, 공사이행 보증금을 감면해주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협력회사 본사에는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외부 전문기관과 공조해 지원하는 한편 공사 현장에는 안전담당자 등 안전관리를 위해 소요된 비용도 보장해준다.

건설사 사망사고 CG. [출처=연합뉴스]
건설사 사망사고 CG. [출처=연합뉴스]

무엇보다 '작업중지권'을 즉각 도입한 점이 두드러진다. 공사 현장에서 위험 발생 또는 예견 때 근로자가 작업중지를 요청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고유권한을 부여한 셈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근로자 스스로 작업중지권을 발동한 사례가 확인됐다. 현장에서 슬래브(slab) 상부 작업을 위해 이동하는 근로자가 주변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관리자에게 개선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슬라브 하부의 파이프 받침기둥 설치 수량이 부족해 보이고 승강용으로 임시 설치한 사다리의 고정상태가 좋지 않아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현장 관리자는 파이프 받침기둥 상태를 점검 이후 추가 고정이 이뤄졌으며, 승강용 임시 사다리를 해체하고 가설 계단을 설치해 이동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추후 반복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현장뿐 아니라 모든 현장에 사례를 공유했다는 점도 또 다른 성과다.

우수 사례에 대해선 포상도 한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익명 제보가 가능한 '안전핫라인' 채널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여과 없이 수렴하고, 사내 안전관리 정책 개선에 반영할 예정이다.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안전혁신 선포식을 개최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 이후 지금까지 공사 현장에서 단 1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올해 3~5월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조되는 변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같은 안전혁신이 대우건설 임직원은 물론 협력회사 근로자까지 함께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소통과 참여에 기반해 실행력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우건설은 IT시스템 기반으로 익명 제보가 가능한 '안전핫라인' 채널을 가동해 현장의 의견을 과감하게 수렴하고, 사내 안전관리 정책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직원이 자체 개발한 '드론관제시스템(DW-CDS)'를 통해 건설 현장을 중앙 관제소에서 살펴보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 직원이 자체 개발한 '드론관제시스템(DW-CDS)'를 통해 건설 현장을 중앙 관제소에서 살펴보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이뿐만이 아니다 대우건설이 자체 개발한 '드론관제시스템(DW-CDS)'도 안전사고 예방 장치 중 하나다. 해당 시스템은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으로 관제센터에서 종합관제와 드론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4G·5G 통신망을 이용해 영상관제플랫폼으로 최대 256개 현장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

특히 드론을 통해 대형 부지를 신속하게 측량하고 3D모델링으로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도 차별화되는 요소다. 이는 프로젝트 수행의 정확도 및 효율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대우건설은 드론관제시스템 관련 총 4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게다가 공동주택시 시공시 설치하는 ‘외벽 거푸집(일명 갱폼) 인양 자동화 장비(이하 DSG)’를 도입한 것도 공사현장 내 안전 보장 및 근로자 업무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다. 

갱폼은 외벽 설치에 사용되는 대형 거푸집이다. 기존까지는 일반적인 공사현장에선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수동적인 방식으로 갱폼을 인양하다 보니 타워크레인이 갱폼을 잡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고정 볼트가 풀리면 대형 추락사고 위험이 비일비재했다. 게다가 강풍에 갱폼이 바람에 날리면 작업장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건설업계 평가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갱폼(외벽 거푸집) 인양을 위한 자동화 장비(DSG)'가 청라국제도시 '푸르지오 시티' 현장에 시범적용했다. <br>​​​​​​​[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개발한 '갱폼(외벽 거푸집) 인양을 위한 자동화 장비(DSG)'가 청라국제도시 '푸르지오 시티' 현장에 시범적용했다. [출처=대우건설]

이에 대우건설은 지난 6일 공동주택 시공과정에서 설치가 이뤄지는 '갱폼(외벽 거푸집) 인양을 위한 자동화 장비(DSG)'를 개발해 청라국제도시 '푸르지오 시티' 현장에 적용한 것. 이번에 근하기공과 공동개발한 DSG 자동화 장비는 레일 기반의 유압 인양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갱폼의 작업 발판 높이를 기존 2.5m에서 0.7m 정도로 낮춰 제품 무게와 부피를 대폭 줄였다.

이번 기술 개발의 핵심은 건설현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외벽 거푸집 ‘갱폼’과 선진 기술‘ 유압 자동 인양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조합해 건설현장의 사고 방지 및 근로자 업무 편의성 향상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번 자동화 기술 도입을 계기로 건설 현장에서 위험한 작업으로 꼽히는 갱폼 인양 작업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전 강화에 대한 인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다가 안전사고를 막는 것 자체가 기업에 중요한 경영방침인 만큼 이제 안전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대우건설 역시 중대재해법 예방을 위해 나름대로 만전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관심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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