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언박싱 下] 증권사, 리포트 내고 내부 조직 신설…사업 입지 다져
[비상장 언박싱 下] 증권사, 리포트 내고 내부 조직 신설…사업 입지 다져
  • 이주희 기자
  • 승인 2021.12.13 07:49
  • 수정 2021.12.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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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기업, 미래 먹거리 투자처로 부상...장외서 거래되지만 정보 부족
증권사들, 비상장 기업 분석 리포트 내고 전담팀 신설 등 움직임 적극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생기면서 자본시장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농후한 비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개인, 기업 할 것 없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에 투자를 위한 플랫폼도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장외시장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출처=픽사베이]

비상장 기업이 미래 먹거리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증권사들도 비상장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내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상장 기업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있지만, 기업 정보를 얻기 어려워 분석이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에 증권사들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선보이고, 전담팀을 만드는 등 관련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 리포트 내면서 비상장사 정보 수면위로

증권사들은 비상장 기업이 고액자산가와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시장을 넓혀주고, 기관이나 벤처캐피탈(VC) 등에는 투자 및 사업 확대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비상장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내고, 내부 조직을 신설하는 등 사업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일찍이 비상장 기업에 관심을 보인 곳은 DB금융투자로 2019년 8월부터 비상장 기업 보고서를 선보였다. DB금융투자는 현재까지 80개가 넘는 비상장 기업 보고서를 냈고, 비상장 시장까지 포함하면 150개 넘게 발간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 리포트는 시장과 고객들에게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시작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리포트 외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8월 스타트업에 관심 많은 기관, 법인, VC,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투자 기회와 투자 유치,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코리아 스타트업, 스케일업 데이' 멤버십(SS IR Day 멤버십) 행사를 시작했다.  

SS IR Day 멤버십은 삼성증권과 민간비영리기관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온·오프라인 정기행사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과 투자자들의 만남을 주선한다.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사 애널리스트들이 비상장 기업 관련 리포트를 내는 '비상장 기업 유니버스'도 계획 중에 있다.

지난달, KB증권은 캐비어처럼 품격있는 보고서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케이비 비사장 어벤져스(케비어)'라는 비상장 기업 분석 보고서를 처음 발간했다. 케비어는 해당 기업의 개요와 사업 모델, 산업현황, 투자 포인트, 기업가치, 리스크 등의 정보·분석을 제공한다. 

추후 유망 비상장 기업 분석을 위해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을 신설해 이커머스, 모빌리티, 핀테크, 바이오, 그린 에너지 등 성장산업의 유망기업과 우량 비상장 기업에 대해 선제적인 보고서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 기업 분석에서 쌓은 탄탄한 역량을 활용해 성장성 높은 우량 비상장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 기업과 성장 산업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꾸준히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장외시장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적인 분석으로 기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비상장 기업과 벤처기업을 분석하는 팀을 신설했다.

지난 9월부터 비상장 기업을 분석하는 '유니콘을 찾아서' 리포트를 통해 기업 분석자료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두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냈으며 모두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에 참여한 기업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비상장·벤처팀장은 "현재 신한퓨처스랩에 참여한 기업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모든 분야의 비상장, 벤처기업 분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라며 "이 과정에서 전 기업분석부 애널리스트들도 함께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소개하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비상장 주식(알쓸비주)'라는 보고서를 냈으며, 이외에도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비상장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내고 있다. 

◇ 증권사, 비상장사 투자로 '웃음꽃'

증권사들은 비상장 기업 리포트 외에 직접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핀테크, 메타버스, 의료 등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익률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투자수익처로 더욱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지분출자, 전략적 제휴를 통해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한화투자증권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6.14%를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는 2019년에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랫폼 비상장'을 선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2월 기존주주였던 퀄컴으로부터 583억원3000만원을 주고 두나무 주식을 사들였으며, 매입 9개월만인 지난달,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가치도 1조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는 업비트의 가치가 급등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이후 두나무가 하이브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주식을 살때는 두나무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은 17조~18조억원 수준으로 20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의 시가총액은 1조2500억원 정도로 두나무 투자 수익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외에도 토스뱅크에도 투자했다. 지난해 2월 토스뱅크 주식 7.50%를 75억원에 사들였고, 지난달 300억원을 추가 취득하면서 975만주(8.86%)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고 있으며 장외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7조원에서 20조원까지 평가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9년 9월 증강현실 플랫폼 기업인 맥스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 투자에 나섰다. 총 투자금액은 20억원으로 주당 4077원에 49만557주를 취득했다. 

맥스트는 지난 7월 27일 공모가 1만5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주당 6만5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단순 계산으로만 주당 14배 상승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총 보유물량의 50%(24만5278주)의 보호예수 기간을 자발적으로 1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했다. 이 물량은 내년 1월에 매도할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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