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한국 기획] 첨단 ICT 만난 의료기술, 패러다임을 부수다
[위키리크스한국 기획] 첨단 ICT 만난 의료기술, 패러다임을 부수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12.12 20:56
  • 수정 2021.12.1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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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경쟁력'…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웨어러블 전쟁 선포
대규모 투자·빠른 기술개발로 웬만한 의료 기기 수준까지 도달
첨단 ICT로 인해 의료기술이 급신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8년. 독감이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될 당시 구글은 '구글 플루트렌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미국질병관리본부 독감 관련 데이터와 연관성이 높은 단어 5000만 개를 선정하고, 인터넷 포털 내 검색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독감을 예측하려는 시도였다. 아쉽게도 해당 프로젝트는 일반 감기 증세와 독감 증세가 비슷하게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정확도가 20%가량 떨어지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훗날 AI와 ICT를 활용해 의료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불씨를 제공한 사례로 꼽힌다.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력이 동원되던 분야에서 이들이 대신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지난해 미국의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개 '스팟'을 싱가포르 공원에 투입시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행하지 않는 시민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용 로봇이 병원 곳곳에 배치됐다. 해당 로봇은 의료인이 실시하던 환자 체온 측정 및 상태 모니터링을 대신해주고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웨어러블 전쟁도 의료기술 발전에 한 몫 하고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헬스케어 분야에 총 37억 달러(약 4조3400억 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플은 앞서 고성능 심전도 센서를 탑재한 '애플워치'로 스마트워치 시장을 장악했다. 구글은 웨어러블 제조사 '핏비트'를 2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빠르게 뒤를 쫒고 있다. 아마존도 지난 8월 헬스케어용 손목 밴드 '헤일로'를 출시했다. 

IT·빅테크 기업들이 이처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빠져드는 이유는 데이터에 있다. 의료 분야에서의 기반이 부족한 만큼 웨어러블이나 로봇 등을 통해 대규모 생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통해 병원과 제약 회사를 추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것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대의 기폭제가 됐다. 헬스케어에 특화된 웨어러블 기기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25억 달러(약 29조3400억 원) 규모이던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027년 14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크게 휴대형, 부착형, 이식 복용형으로 나눠진다. 밴드·안경·의류·렌즈·패치·알약·이식 칩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해당 기기의 기술력은 이젠 웬만한 의료 기기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해외에선 기기를 원격 진단 수단으로 활용해 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애플워치는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까지도 잡아낼 수 있어 미국 FDA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스타트업 나노웨어가 개발한 '심플센스'는 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수십억 개의 나노센서가 생체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한다. 현재 미국 14곳 병원에서 만성 심부전 환자 500여 명 이상이 이 기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출처=한컴그룹]
[출처=한컴그룹]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은 로봇, 웨어러블기기를 넘어 ICT로 융합되는 '스마트시티' 구상에 목표를 두고 있다. 한컴그룹은 이를위해 지난 2017년 KAIST와 MOU를 맺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스마트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한컴그룹은 현재 경기도 가평에 마련한 56만평 부지 일부에 KAIST 닥터엠 프로젝트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스마트 헬스케어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닥터엠 프로젝트는 KAIST가 모바일, 사물인터넷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 센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 기술을 융합한 플랫폼이다. 

스마트시티에서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건강, 환경 정보 데이터 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는 주거·복지·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도 활용이 가능하다. 예를들면 미국 의료기관인 케어모어는 만성질환이 많은 노인 환자의 3분의1이 병원 방문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고 예약일이 되면 환자들에게 무료 교통수단을 제공했다. 이는 곧 환자의 장기적 질환 발병률을 낮춰 치료에 대한 비용까지 절약시켜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일으켰다. 한컴그룹이 그리는 미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블록체인과 헬스케어는 언뜻보면 거리가 먼 분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보 활용 확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두 개의 분야를 접목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기록한 데이터를 중앙서버가 아닌 이용자가 개별적으로 기록·관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해당 데이터는 추후 하나의 '블록'을 구성하고, 이전 블록과 이후 블록을 마치 체인처럼 연결해 여러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이로인해 보안성이 높고 위변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스마트헬스케어 기반 기술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구조다. 예를들면 국내 기업엔 메디블록과 휴멍스케이프의 사업을 들 수 있다. 양사는 환자 개인이 직접 여러 의료기관에 분산된 자신의 의료정보를 통합·관리·유통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외에도 레몬헬스케어와 KT는 지난 2019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실손보험 간편청구 서비스 '레몬케어 뚝딱청구'를 선보였으며, 에디렛저는 의약품 운반·공급관리, 쇼붐·마이지놈박스는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위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가 속속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살현실, 임베디드 등 기술개발 상용화 추진에 나서고 있다"면서 "해당 기술들을 헬스케어 분야에서 버무린다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의 기술이 진일보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이 고령화 사회에 맞춰 의료체계 패러다임도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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