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우리나라서 진땀 흘리던 삼성전자, 미국에선 '기세등등'
[시선집중] 우리나라서 진땀 흘리던 삼성전자, 미국에선 '기세등등'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12.17 16:44
  • 수정 2021.12.18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정치권·시민·기업, 삼성전자 공장 발표에 반색
국내선 땅 구매부터 송전탑 설립까지 '첩첩산중'
ⓒ삼성전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주 테일러시에 20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현지는 삼성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테일러시는 지난 9월 삼성전자가 제안한 세금 인센티브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적극 지지했다. 또 지역 맥주 회사인 텍사스비어컴퍼니는 '삼성 맥주'를 출시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국내서 일부 시민단체 등의 비난을 받으며 진땀 흘리던 모습과는 다소 대조적이다.

지난달 17일, 현지매체 '오스틴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테일러시는 지난 9월 삼성전자 미국 법인과 윌리엄슨 카운티가 참석한 합동 회의에서 삼성이 제안한 세금 인센티브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금 감면 규모는 총 2억9200만 달러로 한화 약 3442억 원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이곳에 건설하겠다고 결정하자, 브라이언 디스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좌관은 "삼성의 투자 발표를 환영한다"며 "공급망 강화를 위해 모든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텍사스비어컴퍼니 CEO인 이언 데이비스는 "삼성전자 공장이 도시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엔 한 단계 더 나아가 삼성 전자 맥주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공장을 짓겠다는 소식을 듣고 맥주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주위 반응이 열광적이어서 실제 출시를 결심하게 됐다"며 "맥주 이름은 삼성의 애칭인 '더 새미'로 결정했다.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지역 대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틴시는 과거 삼성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대로에 삼성 불러바드(삼성로) 이름을 다는 등 삼성의 투자에 각별한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아예 공개적으로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낸 적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 등 19개 기업이 참여한 '반도체 및 공급망 회복에 관한 최고경영자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당신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기세가 얼마나 거센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반면 우리나라에선 유독 삼성전자가 기를 못피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과거 2004년 경기도 화성시 동탄 반도체공장 증설을 위해 땅을 구매하던 중 토지 가격이 애초 토지수용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면서 청와대 감사원, 국정원 등에 민원을 넣은 바 있다. 하지만 경실련은 "공공택지는 땅값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내 삼성전자의 태도를 비난했다. 한국토지공사 역시 "금액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삼성을 진땀흘리게 했다.

2019년도엔 삼성이 고덕산단에 12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던 중 시민 반대에 부딪혀 송전선로를 설치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진 사례도 있었다. 원곡면 주민들은 2015년부터 재산권 및 건강권 침해를 이유로 송전선로 지상화를 강력히 반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가까스로 갈등조정위원회가 등장하면서 28회에 걸친 회의를 거쳐 최종 권고안을 내놨지만, 당시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건을 겪었다. 이로인해 삼성전자는 최근까지도 일부 시민단체에서 진상규명을 위해선 국가 핵심 기술도 공개해야 한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자, 참여연대를 비롯한 진보시민단체 등이 "삼성을 더 보호하는 법"이라며 강력 폐기를 요청했다. 결국 해당 법안은 지난 10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 한 번 못한 채 철회됐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