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미 정부, 어산지를 기소한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위협" 더 네이션 비판
[WIKI 프리즘] "미 정부, 어산지를 기소한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위협" 더 네이션 비판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12.23 06:41
  • 수정 2021.12.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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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법원 앞에서 석방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줄리안 어산지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영국의 법원 앞에서 석방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줄리안 어산지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의 매체 더 네이션(The Nation)이 논평을 통해, 줄리안 어산지를 기소한 미국 정부와 역사적으로 헌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미국의 언론의 자유를 비판했다.

영국의 법원은 최근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어산지는 미국으로 송환되면 전 미군 분석가 첼시 매닝의 정부 컴퓨터 해킹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언론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한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시작으로,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언론인 한 명을 명예훼손죄로 체포하고 외국인 규제법과 선동금지법(Alien and Sedition Acts)에 서명했다. 이 법은 미국 정부와 의회, 대통령에 반대하는 글쓰기를 범죄화 한 것이라고 논평은 설명했다. 애덤스는 그리고나서, 앞장서서 자신을 비판한 매튜 라이언을 감옥에 넣었다.

토머스 제퍼슨 역시 언론에 인정사정 없었다. 제퍼슨은 신문 기자들에 대해 ‘악의에 차고 상스러운 영혼’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미국을 건국한 이들이 당시 언론인들에게 독설과 처벌을 가했고, 이는 지금의 줄리안 어산지에게까지 이어졌다는 게 논평의 핵심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방첩법 하에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를 기소했다. 2010년 어산지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의 미군의 범죄행위가 담긴 문서들을 공개한 것과 관련돼서다. 

어산지는 미국의 두 당으로부터 미움을 샀다. 공화당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은 그를 ‘최첨단 테러리스트’라고 칭했고, 전 오바마 행정부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기소된만큼 어산지는 그가 한 일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2016년 미 대선 때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의 부정에 관한 문서들을 공개했었다.

미국 검찰과 어산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의 행동이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저널리스트들이 언론 활동을 하면서 보장받을 수 있는 규범 하에 어산지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논평은 꼬집었다. 어산지를 저널리스트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헌법은 저널리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미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을 말하고 있다. 이 조항은 언론인들이 논란이 많은, 정치 집단에 반대하는 선동적인 글을 쓰던 시대에 만들어졌다. 미국의 독립 이후 언론인들은 권력의 껄끄러운 진실을 말하는 악당이자 선동가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게재하는 것들이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았다. 한 때 언론인이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아무도 가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확신이 들어야 인쇄자들이 인쇄한다고 하면, 인쇄되는 것이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의 핵심은 해를 주지 않는 발언에 특권을 준다거나, 엘리트 집단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저널리스트 집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은 비밀로 하고 싶어하지만 대중들은 알 권리가 있는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논평은 주장했다. 토머스 제퍼슨이 1800년 선거 전 날 애덤스의 언론에 대한 공격을 놓고 “나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 정부의 행동에 대한 우리 시민의 불평, 비판, 시시비비를 근거가 아닌 힘으로 침묵시키려는 모든 헌법 위반에 대항한다”라고 말한 이유다.

정부가 시민들의 동의없이 시민의 이름을 앞세워 한 일에 대한 정보를 밝히는 이들의 권리가 보호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정헌법 제1조, 언론의 자유와 관련한 투쟁이 일어날 때 정치계와 미디어가 침묵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어산지의 기소에 대해 정치계에서 더 큰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논평은 비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 로 카나가 유일하게 방첩법과 관련한 권력 남용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카나 의원은 “나는 어산지에게 범죄 기소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 어산지 기소는 정보를 공개하는 저널리스트들을 위축시키는 영향을 줄 것이며,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산지는 민간인들의 개인 정보를 삭제하지 않아 이들을 위험에 놓이게 하고, 2016년 대선 때 때마침 공개한 내용으로 혼란을 빚는,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일들을 많이 했다. 그러나 어산지의 행동을 비난하더라도 정부의 힘에 맞서는 정보의 공개를 범죄화하지는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모든 언론의 자유 수호자들이 이뤄야 할 적절한 균형이라고 논평은 강조했다. 그의 기소를 반대하기 위해 그를 영웅으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언론인들을 기소하는 전례를 만들려는 연이은 미국 정부의 계획은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민자유연합 스피치의 대표 벤 와이즈너는 “어산지의 기소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아주 심각한 위협이다. 진실을 공개한 이에게 범죄 기소를 하는 것은, 정부의 비밀을 공개함으로써 정부에 책임을 묻는 모든 뉴스 기관들을 표적화 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세우는 것이다. 어산지에 대한 미국의 기소는 무엇이든 유례없고, 헌법에 위배되며, 다른 뉴스 기관들에 대한 범죄 수사의 문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정부는 즉시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철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제기자연맹의 앤소니 벨린저 사무총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어산지의 기소를 철회함으로써 수 년 동안 이어진 정치적 동기의 기소를 끝내야 한다. 공익고발자들을 범죄화하고 저널리스트들을 수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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