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채용에 탄소까지…정부 압박에 기업들 '끙끙'
[시선집중] 채용에 탄소까지…정부 압박에 기업들 '끙끙'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2.29 08:03
  • 수정 2021.12.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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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출처=연합뉴스]

"삼성은 인재 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왔고, 현대자동차는 H 모빌리티 클래스 같은 교육 기회를 마련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6대 기업 총수들과 90분간 오찬 자리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 프로젝트 '청년희망온'에 참여한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청년희망온은 국무총리실이 주관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다.

성과를 치하하기 위해 1시간 30분 간 진행된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사장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난 8월 가석방된 후 문 대통령과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SSAFY, 에이블스쿨, 체인지업 그라운드… "인재 사관학교 역할" 치하

문 대통령은 먼저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의 성과를 거론했다. SSAFY는 삼성이 2018년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국내 IT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CSR 프로그램이다.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과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업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실전형 SW 인재를 찾는 기업들은 채용 시 ▲서류심사 면제 ▲코딩테스트 면제 ▲'삼성청년SW아카데미' 특별 전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SSAFY 수료생들을 우대하고 있다. 우대 기업은 KB국민은행, 현대오토에버, 신세계아이앤씨 등 93개에 달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2월 시작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2785명이 수료하여 그중 75%(2091명)이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597개 기업에 취업하는 그런 성과가 있었다"며 삼성전자의 공을 치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기업들의 사례들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SK하이닉스, LG, 포스코, 현대차, KT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재 사관학교의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와 KT에 대해선 "최근 SK는 청년희망 ON 협약 이후에 기존 발표에 대해 앞으로 3년 간 500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KT는 얼마 전 인공지능 기술교육 '에이블 스쿨'을 개강한 데 이어 내년부터 9개월 과정 200명 대상으로 코딩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 대해선 '체인지업 그라운드'에는 스타트업 71개사가 입주를 했고, 다음 달부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아카데미도 개강할 계획이라고 했다. LG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대학학과 신설에 박차를 가하면서 LG사이언스파크 내 오픈랩에서 많은 스타트업을 양성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6개 기업은 앞으로 3년간 청년일자리 18만여 개를 창출하고 교육훈련과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셨다"며 "훌륭한 결단을 내려주신 기업인들에게 직접 감사드리고 이런 노력들이 일반 기업에 더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 대기업 6곳 청년일자리 18만개 만든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9월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해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9월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해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강조한 청년희망온 프로젝트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교육기회와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맞춤형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직접 교육하고 채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윈윈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취임 직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한 청년 일자리·교육기회 창출사업으로 3개월여만에 KT의 참여로 첫 결실을 맺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6개 기업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대규모 채용확대 안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참여한 KT는 채용 계획을 2배로 확대해 내년부터 3년간 연간 4000명씩 총 1만 2000명 규모의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기존에 발표한 3년간 4만 명 직접 채용을 포함해 향후 3년간 총 7만개의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LG그룹은 3년간 3만명의 직접채용을 포함해 3만 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SK그룹은 향후 3년 동안 총 2만7000개, 포스코그룹은 총 2만5000개, 현대차그룹은 총 4만 6000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정부가 성과를 치하하고 격려했지만 일각에선 기업들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공기업도 아닌 사기업이 당장에 청년일자리만 늘려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코로나19로 채용 시장 한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당장의 채용 규모 확대를 약속하기 힘들다. 프로젝트 시작이 6개월 밖에 안되긴 했지만 6개의 기업만 참여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일자리 외에도 수소경제와 같은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정부 압박도 상당한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탄소중립 선도기업 초청 전략 보고회'를 개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한 바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기업들에 탄소중립 부담을 떠넘기지 않고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 발전설비 설치·유지 비용 지원 등 실질적 혜택 강구가 절실하단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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