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LG에너지솔루션 '쪼개기 상장'에... 소액주주들 "주주가치 훼손" 분노
'물적분할' LG에너지솔루션 '쪼개기 상장'에... 소액주주들 "주주가치 훼손" 분노
  • 이주희 기자
  • 승인 2022.01.08 09:06
  • 수정 2022.01.0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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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예정…LG화학 주가 추락에 뿔난 주주들
물적분할 후 모회사 주가 하락…"소액주주만 일방적으로 피해" 문제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물적분할을 진행한 후 재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 이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물적분할을 하면 모기업의 지배력은 강해지지만 모회사의 주식을 가진 개인주주들은 주가가 하락하게 돼 주주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것. 이에 금융권과 정치권에서도 물적분할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금액만 10조~12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 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는 11일부터 수요예측이 시작되며 예상 시가총액은 70조에서 100조원에 달해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반면, LG화학의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발표와 상장 임박 시기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LG화학 주주들은 물적분할로 인한 주가 하락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 9월 16일 물적분할을 발표한 날 5.37%, 다음날에는 6.11% 하락했고, 지난해 초 1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상장이 임박하자 지난달에는 60만원대로 떨어졌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신설회사로 만들고, 신설회사의 주식은 모두 모회사가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기업 분할의 한 방식이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에게는 주식분할이 없어 아무런 혜택이 없다. 물적분할은 지난 1998년 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인수합병(M&A)을 쉽게 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신규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하기 때문에 모회사의 지배력만 강해져 주주들의 반발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또한 물적분할 후에는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주희 기자]
분할 후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구조 [그래픽=이주희 기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주주 보호-자회사 물적분할 동시 상장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열고 물적분할은 소액주주만 일방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표했다.

이 의원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신설 자회사 기업공개시 공모 과정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주주에게 보유주식 수에 비례해 우선 배정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 비율이 영국 0%, 미국 0.5%, 일본 6% 등 해외에서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과 소송에 대한 우려로 물적분할 후 모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경우가 적은데, 우리나라만 유행처럼 진행되는 것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대립이 가장 큰 키워드인데 지배주주에게는 지배권이, 일반주주는 배당권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물적분할 후 상장하면 두 권리가 서로 상충 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과장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주장을 들으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를 세가지 유형으로 보면 투자자손실 보상의 문제, (규제적 시각에서) 투자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것, 기업의 의사 결정에 있어서 기본 규칙, 권한과 책임 등을 어떻게 분배할 건지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변 과장은 "보상의 문제로 보면 피해액 규모, 보상방법·수준 등을 봐야하고, 규제의 문제로 본다면 모든 물적분할이나 복수상장이 다 잘못된 건 아니기 때문에 규제대상을 특정화하는 문제가 중요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해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물적분할 후 재상장은 신규 사업을 키우기 위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무는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투자금액이 25조원으로 배터리쪽에 투자해야 하는 게 16조원 정도"라며 "SK에너지솔루션 시총이 50조원이 안되는데 25조원을 유상증자나 부채로 조달하면 이 역시 재무구조상 상당한 부담이다"고 말했다. 유증하면 주가 폭락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질 수 있어 대주주 포함 소액주주에게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상무는 "물적분할이 주주이익이 침해되는 것도 맞고 기업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인 것도 이해되지만 분명한 건 자회사 상장 시 주주들과 얼마나 소통했으냐하는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7월 배터리사업 부문인 분할한다고 발표했고 10월 SK온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10월 한달 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0% 하락했다. 

포스코도 최근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분노를 샀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10일 철강사업과 지주회사 기능을 분리하는 물적분할을 발표했다. 이후 같은 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물적분할 시도를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법적으로 물적분할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포스코는 주가하락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물적분할 이후 분할된 자회사를 상장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분할방식은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포스코(신설법인)를 분할하는 것으로,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의 지분 100%를 보유한다. 분할 후에는 포스코홀딩스만 상장이 유지되고, 포스코는 비상장으로 남는다.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을 통과하면 분할이 완료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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