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백신 미접종' 추방이냐, 대회 참가냐... 호주 정부와의 소송에서 승리한 테니스 황제 조코비치의 운명은
[WIKI 인사이드] '백신 미접종' 추방이냐, 대회 참가냐... 호주 정부와의 소송에서 승리한 테니스 황제 조코비치의 운명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11 07:05
  • 수정 2022.01.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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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테니스 세계 1위인 세르비아 노박 조코비치 지지자가 지난 7일 조코비치가 격리된 호주 멜버른의 파크호텔 밖에서 “그를 풀어주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멜버른/로이터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인 세르비아 노박 조코비치 지지자가 지난 7일 조코비치가 격리된 호주 멜버른의 파크호텔 밖에서 “그를 풀어주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멜버른/로이터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백신면제 입국’을 두고 호주 정부와 벌인 법정 공방에서 승소했지만, 당국이 추방 명령까지 고려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따라 최종 참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10일(현지시간) A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연방순회법원은 이날 입국비자 취소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조코비치 측의 청구에 대해 화상심리를 진행했다. 앤서니 켈리 판사는 “이민법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고도 비자를 취소한 (호주 정부의) 결정은 비합리적”이라며 조코비치의 손을 들어줬다. 더불어 “조코비치는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17일 멜버른에서 열리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서 커리어 21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할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3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총 9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호주오픈에서 강세를 보여 왔던 조코비치의 참가 여부는 대회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 중 하나다.

스포츠계 대표적 ‘백신 반대론자’인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호주에 도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정부가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현지 격리시설에 구금됐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16일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됐고, 주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의료적) 백신 예외 조건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반면 호주 정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것이 백신 면제 자격을 갖췄다는 근거로 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다. 당국은 “알렉스 호크 이민부 장관이 직권을 행사해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비자 재취소를 강행할 여지도 내비쳤다. 법원 결정으로 입국이 허용되더라도 조코비치를 되돌려 보내는 ‘추방 명령’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조코비치가 실제 추방될 경우 향후 3년간 호주 입국이 불가능하며, 이는 테니스계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 등극을 위해 그랜드슬램 추가 누적이 절실한 그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코비치는 의료 면제를 적용받아 호주에 입국해서는 안 된다고, 이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를 추방하기 위해 노력 중인 변호사들이 주장하고 있다.

호주 정부를 대표하는 변호사들은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을 맞지 않았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호주가 실시 중인,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 규정은 백신 2회 미접종 외국인들의 입국을 불허한다. 단, 입국자들이 백신 접종과 관련하여 의료 면제를 획득한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법률 대리인단은 그가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었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의료 면제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르비아 국적의 세계적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Australian Open) 대회의 타이틀을 방어하기 위해 지난 주 멜버른 공항에 도착했다.

이와 관련, 호주 테니스 협회(Tennis Australia)는 조코비치의 대회 참가 여부가 11일까지는 드러나야 17일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 대회의 일정을 짤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단은 35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제출하고, 자신들의 고객이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었었으며, 이 사실은 지난 해 12월 16일 PCR 검사를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백신 접종 면제 자격 기준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항 입국 심사장 [사진=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 공항 입국 심사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호주 내무부를 대표하는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이는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서류에는 “신청인이 지난 해 12월 주요 급성 질병에 걸렸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 신청인이 내세우는 근거는 그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결과를 받았다는 주장 뿐, 이 주장은 의료 면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으며, “외국인이 호주에 입국하는 어떤 자격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서류는 나아가 “신청인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신청인 측이나 호주 내무부나 공히 인정하는 바”라고 적시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에 반대한다고 주장한 바가 있으며, 백신 접종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없다.

호주에서는 조코비치가 의료 면제를 적용받는다는 뉴스가 퍼지자 세계에서 가장 엄혹한 코로나19 규제 하에 살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 분노가 들끓고 있다.

호주 시민들은 엄격한 코로나19 제한 조치들 때문에 가족들이 생이별을 하고, 장례식이나 아기 출생 기념 파티, 결혼식 등의 가족 행사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호주의 16세 이상 성인 중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금은 이 제한이 다소 완화된 상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일부 국민은 제한 조치 때문에 여전히 주간(州間) 여행이나 해외여행에 제약을 받고 있다.

“조코비치의 처사는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멜버른에 거주 중인 크리스틴 워튼은 지난 주 초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당당하게 백신을 접종했으며, 부스터샸도 맞았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들어온 외국인이 갑자기 의료 면제에 해당하니까 시합에 참가하겠다고 합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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