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단축‧콘크리트 양생 부실이 원인” …광주 ‘화정 아이파크’ 참사 예고된 인재
“공기 단축‧콘크리트 양생 부실이 원인” …광주 ‘화정 아이파크’ 참사 예고된 인재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1.14 07:39
  • 수정 2022.01.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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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원인놓고 갑론을박…콘크리트 양생 부실 가능성 무게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사고원인…아파트 벽체 작업서 ‘거푸집(갱폼)’ 붕괴 지목
강풍 영하권 날씨도 한 몫…추운 날씨일수록 관리 감독 강화해야 함에도 소흘
콘크리트 타설 영하권에서 더 주의해야…-0.5~-2℃이하 되면 콘크리트 얼어
HDC현대산업개발 “콘크리트 양생 부실 등 전면 반박…7~18일 간 양생 거쳤다 ”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이 붕괴된 사고 현장 내부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이 붕괴된 사고 현장 내부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가 일어난 원인으로 무리한 콘크리트 타설 시공이 이뤄진 점과 함꼐 철근 장착길이가 짧다보니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업계에선 붕괴현장에 깔끔히 떨어져 나간 철근을 근거로 내세워 콘크리트와 결합할 양생 시간이 부족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하청업체에 무리한 작업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콘크리트 양생 기간도 결코 짧지 않았다며 사고원인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하층부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되지 않아 적정 수준의 강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가 타설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형 거푸집(갱폼·Gang Form)과 외벽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국토교통부 역시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파트 벽체 작업 과정에서 사용하는 ‘거푸집(갱폼)’ 붕괴를 지목한 상태다.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아파트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아파트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아울러 영하권 날씨 등도 품질 관리에 반영돼 콘크리트 양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공기 단축을 위한 시공사의 무리한 작업지시가 있었다는 현장 관계자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영하권으로 급강하하면 동결 융해 현상이 발생해 일부 구간에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고 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추운 날씨일수록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하는데 HDC현산 측이 이를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소방당국 한 관계자 역시 “통상적으로 겨울에 진행되는 아파트 공사의 경우 -0.5~-2℃이하가 되면 콘크리트가 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관계로 콘크리트 타설 시 일정한 시간 동안 보온 상태를 잘 유지시켜야만 콘크리트 강도가 생겨난다”며 “콘크리트가 채 굳기 전에 추가로 타설이 이뤄지다 보니 하중을 견뎌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타설한 콘크리트에 전기라든지 그 외의 방법으로 가열이나 보온작업을 통해 콘크리트를 얼지 않도록 해야 하는 데, 이 방식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현장 인근 상가를 운영하는 서구 화정동 주민 이 모씨는 “원래 근무시간을 훨씬 넘어서서 어쩔 때는 밤 10시까지 시간이나 눈비가 올 때도 공사를 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했다”면서 “상가 주민들 모두 11월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서 걱정하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했다.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부근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부근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일각에서 제기된 사고원인에 대해 전면 반박에 나섰다.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시공이 붕괴로 이어졌다는 주주장 역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충분한 양생을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면서 “사고가 난 201동 타설은 사고발생일 기준 최소 12~18일까지 7일 간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래층인 38층은 사고일 기준 18일 간에 걸쳐서 양생이 이뤄졌으며, 39층 바로 밑의 피트층(설비 등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층) 벽체 또한 12일간의 양생 후 지난 11일 39층 바닥 슬래브 타설이 진행됐다”면서 “이는 콘크리트 강도 형성되기에 충분한 기간”이라고 했다.

회사측이 파악한 사고 원인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지금 시점에서 원인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우선은 사고 수습 및 사고현장에 매몰된 실종자 수색 및 구조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우리도 사고원인 파악은 아직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원인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차차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했다.

철근을 박는 과정에서도 부실 시공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 상태다. 쉽게 말해 슬래브 하중을 견디는 '철근 정착길이'의 부실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11개층이 한꺼번에 우르르 무너진 것은 아래층의 콘크리트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 방증”이라며 “사고 당일 강풍이 세게 불었는데 건물을 높게 지으면 코너에 하중이 집중된다"며 "강도가 제대로 발현 안 된 상태에서 코너 부위에 하중이 집중 작용돼 강풍에 가장 약한 코너 부분을 기점으로 붕괴가 이뤄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내부 구조물이 붕괴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12일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내부 구조물이 붕괴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등 사고조사위원회에서 2개월 가량 조사를 거친 뒤에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2개월간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계·시공 관련 규정을 준수 했는 지에 대한 여부 뿐만 아니라 현장 안전관리의 적정여부 등 종합적인 조사에 착수해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에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기술적 재발방지대책을 마련에 나설 것이며, 조사가 끝나면 사고조사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반드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부실 공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공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제대로 된 콘크리트 양생 과정 없이 짧은 기간에 층을 올렸다는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도 그렇고 이번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역시 사업주체자는 HDC아이콘스와 HDC현대산업개발이지만 이들은 이름만 박을 뿐이고 사실상 공사는 하도급업체에서 모두 진행되는 구조”라며 “현장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건설 공사현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공사는 현장소장의 재량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기간은 촉박하고 하도급의 예산은 한정된 범위에서 진행되다보니 하도급업체의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공사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등 항상 총체적인 부실 문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번 사고는 예고된 인재인만큼 불법 재하도급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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