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물가가 갈길 바쁜 바이든의 발목을 잡고 있다"...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평가하는 '바이든의 덫'
[WIKI 인사이드] "물가가 갈길 바쁜 바이든의 발목을 잡고 있다"...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평가하는 '바이든의 덫'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14 06:34
  • 수정 2022.01.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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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지연으로 미국 항구에 컨터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물류 지연으로 미국 항구에 컨터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의 덫'에 빠졌다.

전면적 사회복지 법안 통과와 올해 말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라는 목표를 내건 그가 이 두 가지 모두를 위협하는 인플레이션 문제 대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 미체 '더 힐'이 지적했다.

새해들어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소비자물가가 7% 상승함으로써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증가폭을 기록했다.

백악관으로서는 미국 경제가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회복을 노리는 시점이어서 더욱 뼈가 아프다.

“좋지 않은 지표입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은 실업률이 3.9% 하락하면서 경제 회복의 전망을 밝게 해주기는 했지만, 치솟는 물가는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 경제가 확고한 회복세에 들어섰음을 강조하려는 백악관의 메시지를 꼬이게 하고 있다.

백악관 관리들은, 지난해 12월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두 달 전보다 떨어지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홍보하느라 부산했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물가상승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반가운 지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의 브라이언 디스 위원장은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 “데이터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 인상률이 둔화하고 자동차 연료 비용이 실질적으로 떨어졌는데, 바이든은 성명을 통해 이는 자기 행정부의 물가 인상 노력이 진전을 보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기름값이 오르지 않고 떨어진다는 사실은 정치적으로 정말 반가운 뉴스입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 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제이슨 퍼먼은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류비 변동을 통해 앞날의 예측 등 경제 상황을 판단합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일반적으로 내년을 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그 효과를 여러 달에 걸쳐 체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과반의석 유지에 매달리는 민주당으로서는 다가올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정도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올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인플레이션 문제는 가라앉지 않을 겁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예측했다. 그는 중간선거일에는 인플레이션률이 현재의 절반 정도인 3.5%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바이든의 기후 법안과 사회복지 법안이 통과되면 비용 증가가 미국 가정들의 소비 지출 비용 감소로 상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회 증진 복지법안(The Build Back Better act)’은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육아, 에너지, 주거 비용과 의료비를 줄여줌으로써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뉴욕주, 민주당 하원) 의원은 이렇게 트윗을 날렸다.

“공화당은 인플레이션을 놓고 말만 무성하지만 민주당은 직접 해결에 앞장섭니다.”

하지만 이 페키지 법안들은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민주당 상원) 의원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지지를 철회하면서 난항에 빠지게 되었다. 12일 발표된 신규 인플레이션 지표는, 예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연준 의장의 연임을 지명받은 제롬 파월 [사진=연합뉴스]
작년 11월 연준 의장의 연임을 지명받은 제롬 파월 [사진=연합뉴스]

친기업 로비 단체인 미국 상공회의소(The U.S. Chamber of Commerce)는 바이든의 ‘사회 증진 복지법안(The Build Back Better act)’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이 새로운 지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늘 발표된 지표는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물가 인상에 기름을 부을 목하의 이른바 ‘사회 증진 복지법안’ 같은 아젠다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나다. 그 대신 정책 입안자들은 노동력 부족을 줄이고, 교역을 확대하며, 관세를 줄이는 등 인플레이션 증가 압력을 감소하는 쪽으로 정책을 꾸려야 합니다.”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겸 CEO인 수잔 클락은 이렇게 강조했다.

제이슨 퍼먼 같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바이든의 아젠다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한이며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측한다.

새로운 인플레이션 지표는 대통령과 관련된 한층 우울한 뉴스에 뒤이어 터져 나왔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최저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발표된 것이다. 퀴니피악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민 1/3만이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대통령의 경제 운용 방식에는 34%만이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조 바이든 치하에서 모든 물가가 오르고, 진열대에는 상품들이 없으며, 중소기업들은 근로자를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로나 맥대니얼은 수요일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비판했다.

백악관 관리 브라이언 디스는, 미국민들을 위해 물가를 떨어뜨리는 일이 바이든의 핵심 업무라고 말했다.

“우리는 물가와 비용 증가를 때려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과 이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물가 안정입니다.”

그는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미국민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지 질문을 하자 디스는 2022년을 지나면서 물가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독립적 물가 전문가들의 예측을 인용했다.

“이분들의 예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견해와 일치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매일 긴장하면서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실질적 노력을 기울이는 대통령과 행정부가 있습니다.”

백악관은 물가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항구들과 트럭 운송 분야에서의 공급망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핀셋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에너지 물가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전략비축유 5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도 했다.

브라이언 디스는 기자들에게, 정부가 부두에서 컨테이너들이 빨리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항구에서 놀고 있는 컨테이너들에 벌금을 부과하고, 내륙 집하장을 지정하는 등 추가로 실질적 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나아가 백악관은 ‘사회 증진 복지법안(The Build Back Better act)’ 통과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백악관 경제자문단 멤버인 자레드 번스타인은 수요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회는 하원에 정체 중인 반도체 생산 증진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과 싸우는 대통령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상당수 권한들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으로 재지명한 제롬 파월은 화요일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인플레이션을 ‘심각한 위협(severe threat)’이라고 묘사하면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이자율을 높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경제의 건전성은 코로나 팬데믹과 난마처럼 얽혀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감염력이 고도로 높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학교문을 닫지 않기 위해 부스터샷을 포함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을 높이고 검사 기회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미국인 대상자의 2/3가 완전 접종을 완료했다.

“팬데믹을 통제하는 것 외에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길은 팬데믹과 팬데믹 파고로 되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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