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①] 카드업계, 시장 선점 각축전…"빅테크에 밀리지만 차별화로 승부"
[마이데이터 시대 ①] 카드업계, 시장 선점 각축전…"빅테크에 밀리지만 차별화로 승부"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1.20 07:35
  • 수정 2022.01.20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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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API방식 마이데이터 개시…1084만 가입자 중 카드업권 327만명 2위
초기인 만큼 눈에 띄는 차별화는 없어…최종 목표는 '금융 플랫폼' 구축
빅테크·핀테크 영향력 절대적…긴장감 감도는 각축전 속 금융 특화 자신감도
내년부터 API방식을 이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출처=연합뉴스]
이달 5일부터 API방식을 이용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출처=연합뉴스]

올해부터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전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금융권의 각축전이 한창이다. 특히 여신전문업계는 기존 소비자 데이터에 더해 금융권 전반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소비·자산·보험 등 금융 전반에 대한 종합플랫폼을 설립해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여전업계의 구상이지만 빅테크·핀테크의 영향력을 무시하긴 어려워 긴장의 끈은 놓지 못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현재 사업 진행상황과 우려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달 한 달 간의 시범 서비스 기간을 거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지난 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흩어진 소비자 데이터를 한데 취합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은행·보험·금융투자·카드·통신 등의 정보가 모두 제공되는 만큼 사업자는 고객의 자산규모나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자산·투자상황이나 보험현황 등을 두루 확인할 수 있다.

여신전문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눈독을 들이던 업권 중 한 곳이다. 기존 활용 가능한 정보는 자사가 보유한 소비자 데이터로 한정됐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면서 정보제공에 동의한 소비자의 금융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여전사들 가운데 현재 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BC·롯데카드 등 7개사가 본허가를 취득 후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상대적으로 본허가 취득이 늦었던 롯데카드는 관련 시스템 준비를 마친 뒤 이날 부로 사업 참여를 공식화했다.

사업 시행 초기인 만큼 당장은 눈에 띄게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카드사들은 금융 플랫폼 구축을 과제로 내세우고 소비자 데이터 확보에 안간힘을 기울이면서 장기적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본 서비스가 시작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기본적인 자산연계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저희 앱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한 지출 및 자산관리와 신용관리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BC카드는 ‘페이북’ 앱을 통해 ‘내자산’ 서비스를 선보였다. 결제데이터를 분석해 과소비를 알리고 계좌 잔액부족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소비패턴에 따라 맞춤형 카드 상품 추천 기능도 있다. BC카드는 차후 경제·금융 콘텐츠를 추가해 MZ세대에 재테크 정보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자사 플랫폼 ‘리브메이트’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계좌·투자·전자금융·카드·부동산·자동차 등 9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관련 내역을 쉽게 파악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현대카드는 자사 앱 내에서 국내 대표 신용평가기관 2곳(NICE평가정보·KCB)의 신용점수를 한 눈에 보여준다. 기존 대출시 금융사별로 참고하는 신평사가 다를 경우 각 정보를 따로 확인해야 했던 수고를 덜게 되는 셈이다. 

반면 금융과 관련 없는 일상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친화력을 앞세우는 곳도 있다. 경제 일반에 대한 콘텐츠나 골프, 서적, 커뮤니티 등 비금융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신한카드가 대표적이다. 기존 금융의 딱딱함을 타파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일상에 자리잡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가 API 기한을 재검토하면서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 시점도 연기될 전망이다. [출처=연합뉴스]
흩어진 소비자 정보를 한데 취합해 보여주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이달 5일부터 전격 시행됐다. [출처=연합뉴스]

◇ 가공할 빅테크·핀테크 파급력…금융 특화에 자신감도

하지만 다수의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에도 여전업계는 여전히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 중인 빅테크는 물론 핀테크 업체들 역시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중이거나 올해 상반기 중 참여 예정인 핀테크·IT 업체는 23개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 총 1084만명(중복 가입자 포함) 가운데 398만명이 핀테크·IT·신용평가(CB) 업권 가입자다. 카드업권은 327만명,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업권은 315만명으로 알려졌다.

실제 카드업계에서는 이들 빅테크의 파급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랜 사업활동을 통해 다수의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해왔지만, 일상에서 접근하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금융플랫폼을 말하고 있지만 플랫폼화가 가능한 건 현실적으로 앱 뿐”이라며 “반면 네이버·카카오 같은 곳은 포털사이트와 카카오톡으로 시작해 접근성부터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의 양적 문제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페이(PAY)’ 서비스처럼 소비자 편의성에도 밀리는 추세”라고도 말했다.

특히 2020년부터 코로나와 함께 확산된 비대면 문화가 이들 빅테크·핀테크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면서 덩치를 키웠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발적으로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특징과 확산된 비대면 문화가 더욱 위협이 됐다는 지적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무서운 점은 소비자들이 쉽게, 자발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빅테크의 화력은 더욱 높아진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카드사들은 금융 너머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 계열사의 경우 오히려 금융에 특화된 만큼 빅테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거시적으로는 금융을 넘어서는 차별화를 통해 종합 금융 플랫폼을 건설하자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가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를 양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저희같은 경우는 금융에 필요한 정제된 핵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며 “양적으로는 밀릴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데이터 보유보다는 활용 방법이다. 금융 계열사들은 이런 면에서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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