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방그룹, 거짓 구두 약속 '갑질' 의혹...ESG경영은 다른 나라 이야기인가
[단독] 세방그룹, 거짓 구두 약속 '갑질' 의혹...ESG경영은 다른 나라 이야기인가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2.01.26 09:53
  • 수정 2022.01.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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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방그룹]
세방그룹의 '3자 물류' 수도권물류센터 [출처=세방그룹]

국내 물류 네트워크 기업인 세방가 운송업 회사에게 막대한 빚을 떠넘기고 파산 직전까지 내모는 일명 ‘갑질 횡포’ 의혹이 제기되면서, 세방가 그 동안 윤리강령으로 내세우던 ‘협력회사와 공동번영’에 불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업계의 ESG경영을 강조했던 최종일 대표가 이끌고 있는 세방은 지난 1965년 항만하역 사업을 시작으로 창고보관, 육·해·상 운송, 중량화물 운송 및 설치, 3자 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히며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방이 규정하고 있는 ‘협력회사와 공동번영’에는 △평등하고 공정한 거래 △공동번영 △금품 및 접대 등의 수수금지 △기타 불공정행위의 금지 등이 포함된다.

운송업 주식회사 남명로지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30일 세방과 처음으로 운송계약을 한 뒤 흑자는 고사하고 총 47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 중에는 세방의 한 관계자가 직위를 이용해 김 씨에게 이사비용 4950만원까지 받았다는 사실까지 포함되어 더 큰 충격이 예상된다.

남명로지스 김 씨가 주장하는 세방그룹으로 부터의 손실 금액 [출처=제보자]
남명로지스 김 씨가 주장하는 세방으로부터의 손실 금액 [출처=남명로지스 김 씨]

김 씨가 운영하는 남명로지스는 2020년 11월 30일 처음으로 세방과 하이트 진로 주류 운송을 계약했다. 이후 세방은 지난 2021년 4월 쿠팡과의 운송 계약을 할 예정이니 김 씨의 남명로지스가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과거 쿠팡과의 운송 계약을 경험하며 손실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김 씨는 거절했지만, 세방은 김 씨에게 6개월간 발생한 손실을 현금으로 보전해주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 시간이 금인 운송업자에게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여러 서비스의 운송료는 매우 낮고 대기 시간이 매우 길다는 이유에서다. 세방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결국, 김 씨는 5월부터 10월까지 쿠팡 운송료 손실만 총 1억7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이후 세방 측은 현금 보전이 불가능하다는 답변과 함께 물량 지원으로 '동판 운송권' 지급을 약속했다. 김 씨는 1억7000만원의 손실을 조금이나마 메꾸기 위해서 세방의 제안을 불가피하게 수용했지만, 또 다시 세방은 한 달 뒤 내부사정으로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이후 7월에는 '세방전지 운송권'을, 8월에는 "트레일러 운송으로 월 매출 5억원을 밀어 주겠다"고 재차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김 씨는 잇따른 세방의 '거짓 약속'과 '갑질 횡포'로 인해, 화물24어플중지, 타사 운송료 미지급 회사라는 소문으로 거래처 계약해지로 인한 매출 감소와 화물차 구입비용 등의 빚을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 것이다.

'갑'의 위치로서 세방의 '갑질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던 모습이다. 지금까지 거짓 구두 약속을 한 세방의 관계자는 쿠팡 담당이라는 직위를 악용해 지난 2021년 6월 자신의 이사비용으로 5000만원 가량을 요구했다. 쿠팡 운송으로 인한 손실보전 중단과 물량지원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없겠다는 판단하에 김 씨는 요구한 비용을 제공했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쿠팡의 원활한 운송 업무를 위해 부산 해운대구에 사무실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남명로지스 명의로 임차한 사실까지 제기됐다.

이같은 세방의 '갑질' 의혹에 당시 쿠팡 운송 화물차 기사로 근무했지만 비용을 받지 못한 운송기사들의 원성은 남명로지스에게로 향하고 있다. 당시 쿠팡 운송 기사로 근무했던 A 씨는 "세방에 말하면 남명로지스에게 운송비를 지급했다고 하고, 남명로지스는 세방의 이같은 문제로 지급을 못하고 있다는 답변만 하고 있어서 답답할 따름이다"고 한탄했다.

세방그룹 본사에서 1인 시위 하는 기사님 모습 [출처=제보자]
세방그룹 본사에서 1인 시위 하는 기사님 모습 [출처=남명로지스 김 씨]

남명로지스 김 씨는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운송회사에게도 물량지원을 약속했다. 이 회사는 세방이 한 개인 기사한테 '법인회사를 만들어 들어와라'고 끌어들이면서 그 기사가 만든 회사다. 그 회사는 3개월 만에 1억 빚이 생겨서 파산한 상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세방과 같은 대기업은 현금보전이든 물량보전이든 통상 이면 계약이기 때문에 구두로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우리는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고 해서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우리도 곧 파산 직전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쿠팡 운송과 관련해서는 "세방의 '거짓 구두 약속'을 견디지 못했다"며 "당시 받은 금액을 제외하고 운송 기사 846명에 대한 4억2000만원을 지급받지 못해 지금 기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방은 이같은 사실에 본지에게 "당사는 정상적인 계약 체결 이외에 추가로 구두로 약속한 것은 없다"고 전면 부인하며 "(쿠팡 운송과 관련해서는) 남명로지스 측이랑 정상적으로 체결하여 운송을 진행 중에 있던 와중에, 더 이상 운송을 할 수 없다고 (남명로지스가) 일방적으로 당사에 통보하며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명로지스의 일방적 계약 해지로 인해) 상당한 운영상의 차질을 빚었다. 당사는 계약기간 동안 운송료 금 20억9851만6147원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의 개인 비용 대납과 오피스텔 명의를 남명으로 한 것에 있어서는 "해당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점, 직원 개인정보와 연관될 수 있는 민감한 상황이라 답변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오피스텔의 경우 남명로지스는 남명로지스 부산지사의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해 남명로지스 직원이 사용하고자 오피스텔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남명로지스 김 씨는 세방의 이같은 주장에 "부산 오피스텔 조차 세방 직원의 개인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근거도 있다"고 반박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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