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건보 데이터, 보험사에 개방될까…긍정 전망 속 '악용' 우려도
[이슈 포커스] 건보 데이터, 보험사에 개방될까…긍정 전망 속 '악용' 우려도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1.24 16:13
  • 수정 2022.01.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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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25일 한화생명 데이터 제공 여부 심의…이르면 이달말 결과 나와
미충족 요건 갖춘뒤 재신청…업계선 기대감, 개인정보 악용 논란은 지속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처=연합뉴스]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처=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데이터의 보험업계 제공 여부 심사가 25일 다시 시작된다. 질병·상해 등 의료데이터를 대거 보유 중인 건보공단이 작년 미승인 결정을 깨고 보험사에 데이터를 제공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심의위원회는 이날부터 한화생명이 신청한 건강보험자료 제공 요청과 관련한 재심사에 들어간다.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다.

업계는 공단이 자료제공 승인 결정을 내리면 이를 계기로 다른 보험사들 역시 신청에 따라 필요로 하던 건강정보 데이터 전반을 제공받을 수 있어 헬스케어 사업은 물론 새 상품 개발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원하던 건 마이데이터보다는 이런 공공 의료데이터였다”라며 “이번에 승인 결정이 나게 되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거나 신사업(헬스케어)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보유 데이터는 질적·양적으로 차이가 난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자격 △보험료 △진료내역 △암 및 희귀 난치성 질환자 등록정보 등 건강정보 관련 DB를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심평원의 보유 자료는 △진료정보 △의약품정보 △비급여 정보 등 7개 영역에 그친다.

앞서 공단은 작년 9월 한화생명을 비롯해 삼성생명·교보생명·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의 자료제공 신청을 모두 ‘미승인’으로 통보한 바 있다. 보험사들의 연구계획이 불충분하고 국민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였는데, 한화생명은 연구기준을 충족하고 의학계와 함께 신청서를 보완해 지난달 재심사를 신청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심의 결과가 작년과는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작년과는 달리 건보공단 측이 요구한 기준을 충족한데다 이사장까지 바뀌면서 심의위 기류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부터 건보공단 수장을 맡은 강도태 이사장은 작년 9월까지 복지부 제2차관으로 재임했다. 그동안 건보공단의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을 반대하지 않았다. 작년 심평원이 보험업계에 한정적으로 데이터 반출을 승인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당장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전망을 바라보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면서도 “전에 데이터 제공을 거부한 이유가 충족됐다면 무리 없이 통과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원격의료. [사진=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 개인정보 논란 계속…“보험사들 악용할 수 있어”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은 2020년 1월 데이터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접근 가능성이 열렸지만, 개인정보의 민감성 문제 등으로 인해 논란이 계속되는 분야다.

특히 건보공단 데이터는 양적으로도 방대한데다 가명 처리된 개인정보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적·활용할 수도 있어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건강 보장을 위해 축적한 데이터를 보험사 이익에 활용하는 것은 건보 데이터 구축·운영 취지와 무관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공된 데이터로 보험사들이 개인 의료정보를 파악해 보험료를 올리거나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은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사적 소유와 이윤이 목적인 민간 보험회사의 그 어떤 연구도 사회적·민주적 공공성 목적에 부합할 수 없다”라며 “보험사들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를 만들고 건강 취약자의 보험료를 올리고 공보험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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