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미일 합동 무력시위에 무력시위로 맞불 놓은 중국
[월드 프리즘] 미일 합동 무력시위에 무력시위로 맞불 놓은 중국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24 16:37
  • 수정 2022.01.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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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합동으로 해군력을 과시하자 타이완 인근으로 수십 대의 전투기를 띄운 중국
지난 2017년 3월28일 필리핀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훈련 중인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사진=미 해군 제공]
 필리핀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훈련 중인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사진=미 해군 제공]

미국과 일본 해군이 필리핀해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인지 하루 만인 일요일 중국이 타이완의 방공식별구역(ADIZ) 내로 39대의 전투기를 발진시켰다고, 24일(현지 시각) CNN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타이완 영공 침범 행위에 해당한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 같은 도발적 비행은 미국과 일본 해군이 필리핀해에서 대규모 군사력을 과시한 지 하루 만에 감행되었다. 미국과 일본은 이번 합동 훈련에서 2척의 미해군 항공모함과 2척의 수륙양용 돌격함, 그리고 1척의 일본 헬리콥터 호위함(소규모 항공모함)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선단을 구성했다.

그리고 미국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2척과 구축함 5대도 훈련에 포함되었다. 필리핀해는 태평양 상의 타이완 동부 지역을 가리키며, 미국의 자치령인 괌과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해군 당국은 훈련을 전개한 선단이 타이완과 얼마나 근접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자유를 위한 행로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우리의 동맹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한 우리 2팀의 항모 타격대, 2팀의 상륙 준비대, #자유롭고개방된인도태평양(#FreeandOpenIndoPacific)을 위한 우리의 다짐에 있어 이를 능가할 헌신은 없다.”

주일 미 7함대 사령관 칼 토마스 해군 중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미해군도 성명을 발표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수호하기 위해 대규모 전함들이 훈련을 실시 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중국 전투기들의 침범

70여 년 전 중국의 국민당 정권은 내전에서 공산당에 패하고 타이완 섬으로 패주했었다. 이때부터 타이완과 중국 본토는 각각 별도로 정부를 구성하고 통치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집권 공산당(CCP)은 자치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타이완 섬을, 한 번도 통제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베이징은 타이완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민주주의 체제 하의 이 섬을 위협하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방공식별구역을 자주 침범해왔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방공식별구역을 ‘한 국가의 안보를 위해 항공기의 즉각적이고 확실한 식별, 위치 및 항공관제를 필요로 하는 육지 및 수역의 지정된 영공 영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3일 발생한 타이완의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24대의 J-16 제트전투기, 10대의 J-10 제트전투기, 2대의 Y-9 수송기, 2대의 Y-8 대잠수함 경고기, 그리고 1대의 핵무기 탑재 H-6 폭격기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대만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완군은 무선 경보를 발령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해 중국 비행기들의 활동을 감시했다고, 이 성명은 덧붙였다.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의 침범 행위는 올 들어 하루 규모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일일 최대 규모의 타이완 영공 침범은 지난해 10월 4일 이루어졌었다. 당시 중국 공군은 하루에 56대의 군용기를 타이완 영공에 발진시켰었다.

싱가포르 에스 라자라트남 국제문제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콜린 코는 23일 이루어진 중국의 도발이 이 지역에서 행해진 미국과 일본의 대규모 해군력 과시에 대응하는 조치로 보이지만, 이는 다른 목적을 지니고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의심할 바 없이, 타이완의 저항 의지와 능력을 꺾어놓으려는 베이징 당국의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타이완 최고 성능의 전투기 F-16V의 추락과 타이완 방어구역에 대한 인민해방군(PLA)의 지속적인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 공군이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부담을 지적했다.

“타이완의 일부 정치인들과 퇴역 군장교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빈번한 근접비행에 맞서 군사작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군 조종사 부족 가능성과 훈련 부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우려는 군용기 추락과 맞물려 “중국 본토의 공공연한 군사적 도발의 증가에 맞서 타이완 섬을 수호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놓고 잠재적으로 대중의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이징 당국이 도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콜린 코 연구원은 주장했다.

“이번 주요 근접비행은, 필리핀해에서의 미일 합동 무력시위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타이완에서 진행 중인 논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작전인 것도 명백합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센카쿠열도 [사진=연합뉴스]
센카쿠열도 [사진=연합뉴스]

타이완 논란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에서 작전국장을 역임한 칼 슈스터는 “테니스 선수가 공을 멀리 보내 상대방을 지치게 하려는 것처럼” 중국은 타이완이 균형을 잃고 지치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토의 더욱 깊숙한 기지에서 대규모 편대의 군용기들을 발진시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그는 나아가 미일 합동 해군 훈련은 타이완에 대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와 일본의 통제하에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의 중국의 행동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센카쿠열도를 댜오위다오라 부르며, 타이완처럼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는 도쿄보다는 타이완에 더 가깝다. 일본 국방부는 지난 가을 CNN에 지난 몇 달 동안 중국 선박들이 끊임없이 출몰하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가 미일 상호방위조약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미일 상호방위조약은 이 열도를 일본 영토와 같이 취급하고 있다.

슈스터는 미일의 대규모 해군 훈련이 중국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열도의 위치는 중국의 행동이 과도한 도발에 해당하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해는 중국이 포괄적으로 주장하는 이른바 ‘제1열도선(first island chain)’ 밖에 위치한다. 슈스터는 미일 합동 해군 훈련을 ‘제1열도선’ 밖에서 전개했다는 사실은 중국 본토에는 위협을 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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