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어산지, 대법원 상고 가능 판결.... 지지자들 "승소에 한걸음 더 나아가"
[WIKI 프리즘] 어산지, 대법원 상고 가능 판결.... 지지자들 "승소에 한걸음 더 나아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1.26 06:31
  • 수정 2022.01.26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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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의 석방을 촉구하는 약혼녀 스텔라 모리스와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어산지의 석방을 촉구하는 약혼녀 스텔라 모리스와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고등법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미국 송환 가능 2심 판결에 대해 '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는 판결을 냈다.

어산지 측 변호인들이 14일 내에 상고장을 대법원에 제출하면, 대법원에서 이 사건을 다룰지 결정을 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지난 12월 영국의 항소법원은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는 1심 하급법원에서 어산지의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좋지 않아 미국의 열악한 교도소 여건을 견딜 수 없어 자살할 위험이 있고 이에 송환을 불허한다는 판결을 뒤집은 것이었다.

미국은 1심 법원의 송환 불허 판결에 항소하면서, 미국 교도소에서 어산지를 어떻게 처우할지에 대한 보장을 제출했다.

저널리스트 윌리엄 막스는 NPR에 “현재 바뀐 것은 어산지가 미국에 도착할 시 구금 방식에 대한 유례없는 미국 당국의 보장이 있다는 것이며, 이 곳 런던의 고등법원 판사들은 이러한 보장을 이유로 올 초 하급법원이 우려한 점들이 더 이상 없다는 것으로 판결했다”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은 영국 판사들에게 어산지가 모국인 호주에서 복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어산지가 송환되면 갈 것으로 예상되던 콜로라도 주 플로렌스의 악명 높은 슈퍼맥스 교도소로 보내거나 독방 감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고는 이런 미국 측의 보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진다.

어산지의 상고 가능 판결에서 이안 버넷 수석 판사는 “처우에 관한 보장은 많은 송환 절차들의 중심에 있다”며, 이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는 애초에 미국 측이 이러한 보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가 1심에서 패하고 항소 과정에서 제시한 것이 핵심 사안이다.

그는 "법적 관점은 원심에서 제공받지 못한 보장을 항소심에서 제공받은 상황에 관한 것"이라며 “이 사법권 내에서 법이 정착된지 오래지만 법원이 이 문제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지지자들이 팻말을 든 채 그의 미국 송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런던 고등법원은 영국에서 수감 중인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해 변호인 측의 상고 허용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그의 미 송환 여부는 영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 나게 됐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지지자들이 팻말을 든 채 그의 미국 송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런던 고등법원은 영국에서 수감 중인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해 변호인 측의 상고 허용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그의 미 송환 여부는 영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 나게 됐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어산지를 총 18건에 대해 기소했다. 여기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수천 건의 미 국방부 문서들을 2010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게재한 것과 관련된 혐의도 있다. 공개된 국방부 문서로 미국의 전쟁범죄가 폭로됐는데, 미국 측은 미군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이 컴퓨터 해킹으로 문서들을 빼내는 데 어산지가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어산지와 매닝 측은 매닝이 건네준 것일뿐 공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산지는 당시 문서 공개와 관련해 미국의 표적이 됐고,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를 받고 수사 대상에 있던 중 미국으로의 송환될 것을 우려해 2012년에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추구했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의 혐의를 어산지 완강히 부인했다. 7년의 망명 생활 끝에 2019년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 건물 밖으로 끌려나와 체포된 후, 스웨덴 당국은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를 철회했다. 영국 경찰에 의해 체포된 어산지는 지금까지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승소에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어산지가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는 법원의 결정을 반기면서, 한편으로 미국의 기소 자체가 철회되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산지의 약혼녀 스텔라 모리스는 “우리가 원하던 일이 법정에서 일어났다. 고등법원은 우리가 일반적인 공공의 중요성에 관한 법의 관점을 제기한 것과 대법원이 이 항고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우리는 오늘 승리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철회되지 않고 어산지가 풀려나지 않는 한 우리가 이긴 매 순간을 잊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트위터를 통해 법원의 결정을 반겼으며, 국제 기구인 언론인보호위원회(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는 판결을 조심스럽게 환영한다고 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의 사무차장 로버트 마호니는 “위키리크스 설립자에 대한 미국의 기소는, 뉴스를 수집하는 활동을 하는 기자들을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유해한 법적 선례를 세울 것이기 때문에 멈춰야 한다. 우리는 미 법무부가 송환 절차를 중단하고, 어산지에 대한 모든 기소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더 나아가 고등법원이 미국의 보장에 관한 한 가지 단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인정했다고 말하면서, 미국의 연방 교도소들의 고문과 학대 문제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제 앰네스티 유럽 연구차장 마시모 모라티는 “고문과 그 밖의 학대에 대한 금지는 당연한 것이고 단순한 약속으로는 확인될 수 없는 것이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대법원이 어산지에 의해 제기된 모든 법의 관점에 의해 숙고하고 판결할 기회를 가졌여야 하는데, 고등법원이 그 기회를 제한했다. 고문과 학대의 문제가 일반적인 공공의 중요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해당되는가?”라고 말했다.

모라티는 어산지의 항고 기회가 고등법원의 판결에 의해 제한됐다고 말했는데, 대법원이 맡기로 하는 사건은 무엇이든 송환 심리의 어떤 단계에서 송환 요청국이 보장을 제공해야 되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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