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포커스] “5G가 비행기 충돌을 일으킨다?”...가라앉지 않는 항공계 논란
[항공 포커스] “5G가 비행기 충돌을 일으킨다?”...가라앉지 않는 항공계 논란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1.29 06:39
  • 수정 2022.01.2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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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미국의 한 공항의 장면. 항공기가 이륙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다른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이 같은 경우, 통신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ETimes
2019년 11월 미국의 한 공항의 장면. 항공기가 이륙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다른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이 같은 경우, 통신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ETimes

미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에 따른 불안에 운항을 취소했던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재개했지만 안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미국 공항 인근 송신탑에서 서비스될 5G의 무선 주파수 대역이 항공 고도계 운영 대역과 가까워 보잉777 등 항공기 운항을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AT&T 등 통신사들이 공항 주변 5G 서비스를 연기했었다.

항공사들은 미국 몇몇 공항 인근 송신탑에서 서비스될 5G의 무선 주파수 대역이 항공 고도계 운영 대역과 가까워 운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항공은 5G 서비스 개통으로 인한 안전 논란 속에 미국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편 기종을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교체했다.

일본 인도 등의 주요 항공사들도 미국행 항공편을 줄줄이 취소하는 등 거세지는 반발에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 개통 계획은 연기됐다.

특히 세계 항공업계들은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할 때 5G 전파 간섭으로 항공기 운영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통신사에 50개 도시 공항에 구축을 연기해 달라고 한 상황이다.

미 항공청(FAA)은 미국인들에게 대부분의 상업용 항공기가 안전하다고 안심시켰지만 AT&T와 버라이즌은 새로운 휴대폰 안테나를 공항 근처에 설치하는 것을 6개월 동안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주파수 일부를 무선통신사에 810억 달러에 경매했다. 통신사들은 C밴드 스펙트럼을 이용해 4G 네트워크의 10배 속도인 최대 속도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밴드 스펙트럼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 핵심 전자장치에 사용되는 주파수에 가깝다.

항공기의 무선 고도계는 조종사가 지상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도구이다. [출처=더컨버세이션]
항공기의 무선 고도계는 조종사가 지상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도구이다. [출처=더컨버세이션]

그렇다면 5G가 항공기에 어떻게 문제가 되는 걸까?

펜실베니아주 정보과학기술 칼리지(CIST) 프라센지트 미트라 교수는  더컨버세이션 지에 5G가 어떻게 비행기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지 설명했다.

첫 번째는 스펙트럼 유지다. 무선 신호는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데 무선 스펙트럼은 3헤르츠에서 3000기가헤르츠 사이로 전자기 스펙트럼의 일부이다.

전화기와 다른 무선 장치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무선 스펙트럼의 부분은 20킬로헤르츠에서 300기가헤르츠다.

같은 영역에 있는 두 무선 신호가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면 잡음이 발생한다. 신호가 흐릿해지고 때때로 소음과 섞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이러한 주파수 대역의 사용은 무선국, 무선통신사 및 기타 기관이 질서정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주파수 스펙트럼을 할당할 수 있게 규제하고 있다.

두번째는 전파 간섭이다. 현대의 비행기들은 고도를 결정하기 위해 신호가 땅에서 반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고도계를 사용한다.

이러한 고도계는 시야가 낮은 경우에 특히 유용한 자동 착륙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고도계가 무선통신사의 신호를 지상에서 반동된 신호로 받아드리면 지면이 지면에서 반동된 신호보다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착률 기어를 내리고 항공기를 착륙시키는 데 필요한 다른 기동을 섣불리 하려고 할 수 있다.

무선통신사 신호와의 간섭으로 고도계의 무선신호가 손상돼 고도계가 반동된 신호를 인식하지 못해 비행기가 지면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무선 통신사들이 현재 출시하고 있는 5G 신호는 항공기 고도계를 방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출처=더컨버세이션]
무선 통신사들이 현재 출시하고 있는 5G 신호는 항공기 고도계를 방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출처=더컨버세이션]

비행기과 이동통신사가 사용하는 무선주파수 스펙트럼의 비중이 다르다. 문제는 비행기 고도계가 4.2~4.4기가헤르츠 범위를 사용하는 반면 최근 판매된 무선통신사용 C밴드 스펙트럼은 3.7~3.98기가헤르츠에 이른다는 점이다.

통신업계는 0.22기가헤르츠 격차가 간섭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위험이 적다고 하지만, 비행기 추락의 결과가 엄청 나기 때문에 항공업계는 이 문제에 대해 조심하고 있다.

주파수 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절대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료는 더 적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고도계가 떠도는 신호를 잡음으로 등록해 걸러낼 수 있다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 고도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제안이고,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미 항공청은 고도계를 가까운 미래에 사용할 수 있게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AT&T와 버라이즌은 해결 방안이 마련되는 동안 50대 공항 인근에 6개월간 5G 수신기를 설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통신사들이 단기적인 위기는 모면했지만, 영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항들도 미국의 5G 논란과 같은 상황일까?

한국 5G 주파수 대역은 3.4~3.7㎓z로 미국의 5G 주파주 대역보다 RA 주파수대역대로부터 더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A를 방해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한국 5G 이동통신 주파수는 3.42~3.7㎓ 대역으로 전파고도계 주파수(4.2~4.4㎓ 대역)와 상당히 이격(500㎒ 이상) 되어 있어 2019년 서비스 개통 이후 5G 간섭으로 인한 문제가 보고 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100% 안전하다고도 볼 수 없다는 게 국내 항공업계의 주장이다.

사고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것이다 보니 5G 안전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는 ‘중간 범위의 5G 주파수 대역대(3.4~4.2㎓, 한국이 사용하고 있는 대역대가 포함돼 있음)’가 항공기 운항에 방해를 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5G사용과 항공기 안전에 대해는 우리나라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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