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지난해 'K-반도체' 매출 역대급… 미중 갈등 속 올해 전망은
[시선집중] 지난해 'K-반도체' 매출 역대급… 미중 갈등 속 올해 전망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01 08:19
  • 수정 2022.02.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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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최대 실적… 오미크론에 D램 가격 하락세 멈춰
SK하이닉스도 최대 매출… 올해 인텔 낸드 인수 시너지 기대
미중 공급망 이슈에 불확실성 상존… 자체 생산·기술력 강화
이재용 부회장 등 경영진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 등 경영진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반도체 초호황(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 장기화에 PC, 그래픽 등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한 덕이다. 매출 상승으로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기업 1위에 등극했고, SK하이닉스도 세계 3위에 올랐다. 

올해 전망도 꽤 긍정적이다. 한국산업은행은 2022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8.9% 증가한 6443억달러로 추정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세계 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은행은 "내년에 D램 가격의 점진적인 회복 기대,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의 투자 재개, 파운드리 매출 증가, DDR 교체 수요 등으로 메모리 및 비메모리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D램 가격 변동 리스크와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 문제는 사업에 불확실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 최대 실적… 오미크론에 D램 가격 하락세 멈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매출은 94.1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72.85조원)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8.20조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30%다. 2021년 4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호황 덕분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3분기까지 직전 분기 대비 가격이 8%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에는 매출 26.41조원에 영업이익 10.06조원이라는 실적 잭팟을 터뜨렸다. 4분기에는 메모리는 평균판매단가(ASP) 소폭 하락 등에 따라 전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올해는 당초 메모리 제조가 늘어나면서 하락폭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지난해 8월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고객사가 앞다퉈 물건을 사들일 필요가 없고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파력이 훨씬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오미크론 변이로 비대면 수요가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재택근무와 영상회의 등으로 기업용 PC 수요가 증가하면서 PC향 메모리 재고가 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지난 10월 전 분기 대비 9.51% 줄어든 PC향 DDR4 8Gb 가격도 11월 하락을 멈췄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는 일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서버·PC용 수요 회복에 따른 첨단공정·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 센서, 모바일 AP 등 시스템반도체는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용 SoC(System on Chip)와 CIS(이미지센서) 등 주요 부품 공급에 주력하고, 파운드리는 첨단공정 생산과 수율 안정성 향상을 통해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IT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부품 사업에서 첨단공정을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기술 리더십을 제고할 방침이다. 또한, 5G·AI·클라우드·IoT·메타버스 등 미래 성장 분야 리더십을 위한 파트너십과 기술 확보, 제반 투자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SK하이닉스도 최대 매출… 올해 인텔 낸드 인수 시너지 기대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6 팹 전경.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6 팹 전경.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이날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 영업이익 12조4103억원(영업이익률 29%)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대비 각각 32%, 240% 증가한 수치다. 매출의 경우 반도체 시장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2018년 당시 SK하이닉스는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회사는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한 시장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IT 수요가 늘었고,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제품 공급에 나서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D램 사업에서 PC, 서버향 제품 등 응용분야의 수요에 탄력 대응하며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개발한 DDR5, HBM3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서버용 D램 매출이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10% 후반으로 예상되며 당사 D램 출하량도 시장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전반적인 수요 약세가 예상되며 1분기 당사의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후반의 감소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낸드플래시의 생산 증가율은 30%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낸드 사업에서는 128단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판매량 증가율을 기록함으로써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측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당시 "10나노급 3세대(1z) D램과 128단 4D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수율을 높이고, 동시에 생산 비중을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개선하면서 4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라며 "그동안 적자가 지속되어 온 낸드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낸드 사업은 규모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마무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인텔(Intel)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1단계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국 규제 당국이 기업결합을 최종적으로 승인한 데 따른 결과다.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할 미국 신설자회사의 사명은 '솔리다임(Solidigm)'으로 정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낸드 업계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회사는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약 2배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8일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솔리다임 합병으로 가장 큰 변화는 합산 점유율의 증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영역에서 인텔의 기술적 이해에 기반한 제품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 미중 공급망 이슈에 불확실성 상존… 자체 생산·기술력 강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오는 12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 주재로 열리는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 회의에 참석한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전경. [출처=삼성전자]

양사는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품귀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반도체 민족주의는 민낯을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서 드러났듯 반도체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안보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칩 없인 시민의 일상생활이나 공공인프라, 서비스나 첨단 제품 생산, 무기시스템의 운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국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는 전량 자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력의 72%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에 편중된 것을 우려했다. 백악관 회의에 작년에만 삼성전자를 세 차례 불러 대규모 투자를 압박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을 들여 건설할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의 소재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다만 전체 매출 중 26%(2020년 기준)를 중국에서 거둔 만큼 중국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와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도 돌리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 칩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D램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하이닉스는 당초 우시 공장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들여 반도체 제조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규제의 일환으로 노광장비 수출을 규제하면서 사실상 진퇴양난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과 미국을 사이에 둔 외교적 관점에서도, 국내 반도체 업계 관점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물량에서 중국 비중은 39.6%에 달했다. 중국은 사실상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의 가장 큰 손인 셈이다. 

삼성전자도 부품 공급 차질 가능성과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은 상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성능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선도적으로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시장 리더십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LSI는 5G용 대량판매 모델 등 SoC 라인업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1세대 GAA(Gate-All-Around) 공정 양산을 통한 기술 리더십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 공급 확대에 주력해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움과의 합병이 1+1이 2가 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품이 겹치는 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의 로스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다.생산력 증대를 위해 용인 부지를 확보해 팹을 비롯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확인했다. 회사는 불확실한 부분도 있다면서 용인에 첫 팹이 들어오는 시기에 차질이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공간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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