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DNA키트 검사 결과 성인이 된 딸이 친자가 아님이 밝혀지자 해당 미국인 부모가 불임클리닉을 상대로 법정소송에 나섰다고, 5일(현지 시각) CBS 뉴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마이크와 지니 하비 부부는 자신들의 딸인 제시카가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기 전 그녀에게 DNA키트를 선물한 뒤 불임시술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아버지의 이탈리아 혈통을 타고났다고 확신하던 제시카는 DNA키트 검사를 시행한 뒤 자신이 이탈리아 혈통과 전혀 상관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부부의 불임시술을 담당했던 해당 클리닉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제시카는 30번째 생일을 이탈리아에서 보내기로 했고, 그녀가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부모는 그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DNA키트를 사주었다. 제시카와 그녀의 남편은 이 검사 결과로 자신들이 먼 친척뻘이 될 수도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검사 결과가 나왔고, 저는 근무 중 책상에서 결과지를 열어보았습니다. 결과에는 일부 영국 혈통이 적혀있었습니다. 아일랜드, 웨일스, 독일 혈통이 표시되어있었습니다. 이탈리아 혈통이 어딘가 있겠지, 어쩌면 시칠리아 혈통일 수도 있고,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전혀 없었습니다.”

제시카는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좀 더 자세히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제시카가 현재 그녀의 아버지와는 생물학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드러났다.

마이크와 지니 하비 부부는 1991년 오하이오 주의 한 병원에서 인공수정(IUI)으로 알려진 불임시술을 받았고, 그 다음 해에 딸 제시카를 출산했었다. 이 시술에는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자를 자궁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하비 부부는 거의 30년 동안이나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고 살았다. 시술 과정에서의 과실이 드러나자 그들은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깨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이번 주 초 열린 기자회견에서 털어놓았다.

“굳게 믿었던 현실이 거짓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마이크 하비는 이렇게 말했다.

불임시술을 담당했던 수마건강원(Summa Health System)과 니콜라스 스피르토스 박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하비 부부는 낯선 사람의 유전 물질이 아내에게 주입되었다고 주장한다.

소송을 위해 하비 부부는 같은 시기 같은 클리닉에서 시술을 받았던 제시카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냈다.

제시카는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었고, 그는 어쨌든 자신에게 자식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마건강원(Summa Health System)측은 CBS뉴스에 밝힌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가족이 받은 충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하비 가족과 접촉을 갖지 않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 검사를 실시하지도 않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정자가 뒤섞인 것으로 의심되는 과실은 불임시술 과정에서 발생한다. 작년에는 불임시술을 받은 한 캘리포니아 부부가 2019년 자신들과 전혀 닮지 않은 여자아이가 태어나자 법정소송을 제기한 바도 있다. 이 부부는 체외수정(IVF) 시술을 받았었다.

이 부부는 DNA 테스트를 거친 후 자신들의 진짜 딸을 낳은 부부를 찾아내어 양 부부가 딸을 교환하기로 합의했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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