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 코리아] '소부장 독립선언' 2년, 그래도 韓·日기업은 '깐부'였다
[세미콘 코리아] '소부장 독립선언' 2년, 그래도 韓·日기업은 '깐부'였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10 10:29
  • 수정 2022.02.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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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의존도 줄여라" 특명에 소부장 국산화 진전
한국 소부장도 수요 증가…한일 간 협력 계속돼야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 현장.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2'가 9일 개막한 가운데, 일본 소부장 기업들은 2019년 수출규제 이후 한일 공급망에 중대한 균열은 없었다면서 양국 간 협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미콘 코리아 2022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3일간 열린다. 행사에는 전 세계 500여 개 반도체 기업이 참여해 약 2000개 부스를 통해 최신 반도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미콘 코리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개최는 3년 만이고,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3년에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7년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마저 제치고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반도체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비뤄냈지만 동시에 일본과는 불편한 관계가 이어졌다. 적자 무역이 계속돼 대일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다.

여기에 2019년 7월 발발한 한일 간 무역분쟁은 여기에 휘발유를 얹은 격이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정부의 허가 없는 전략물자 수출을 불허했고 비민감품목에 대한 간소화 혜택도 폐지시켰다. 이로인해 올해 수출규제 3년을 맞는 국내에선 반도체 전략물자 대일 의존도가 줄었다는 평이 우세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규제 3개 품목의 통관 수입실적을 분석한 결과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는 대일(對日) 수입 의존도가 각각 6%포인트, 33% 포인트 감소했으며 벨기에와 대만으로 수입처가 다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탈(脫)일본에 성공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일본 반도체 소부장 기업 '히타치' 부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과 일본 기업들은 수출규제 사태에 대해 '과거 대비 상호 관계에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일본은 핵심 거래처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일 의존도를 줄이라며 '소부장' 자립 성과를 강조해도 한 순간에 관계를 끊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부스를 꾸린 일본 반도체장비 업체 '히타치(Hitachi)' 관계자는 "자사는 검사·계측장비 시장에서의 높은 경쟁력으로 TSMC·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삼성·하이닉스에 CD-SEM 등 관련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며 "수출규제 영향은 없다고 볼 수 있는데, 2~30억이 넘는 고가장비 탓에 대기업 위주로 유치할 수 밖에 없어 고객사들이 하루 아침에 다른 제조사로 장비를 변경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히타치는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 기흥구, 이천시, 평택시 등 수도권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 주변에 사무소를 둬 고객사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시안, 미국 오스틴에 이어 최근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준공을 결정한 미국 테일러시에도 사무소를 둘 예정인 만큼 양국 간 협력 기조는 여전하다"며 "국산화도 몇십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국산화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본 광학장비 기업 '올림푸스' 부스.

카메라 기업으로 유명한 올림푸스는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광학 현미경과 레이더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올림푸스 또한 수출규제 이후 양국의 공급망 이슈는 변화된 게 없다고 밝혔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반도체 분량 검사를 위해 자사 장비가 쓰이고 있는데 업계를 니콘, 소니와 자사가 꽉 잡고 있어 수입처 다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쓰비시 케미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코리아(이하 미쓰비시)는 반도체 산업용으로 쓰이는 고성능 열가소성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적 업체다. 미쓰비시 측은 자사가 스위스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기업인 만큼 수출규제와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관계자는 "수출규제 초반에는 일본 장비업체들을 배제하냐 국내 기업으로 대체하냐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큰 영향은 없다"며 "천안에 공장이 들어와 있는 만큼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완전 국산화는 힘들더라도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한국이 반도체 제조 기술에 치우쳐 있긴 하지만 세메스, 원익머트리얼즈 등 기업들이 성장한 만큼 옛날과 비교하면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며 "기술력을 높이고 한일 양국 간 공급망 협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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