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한화솔루션·DL케미컬 출신 임원이 공동대표
"중대재해 처벌 확정시 둘 중 한명이 책임져야 할 것"
여천NCC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직원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부터 중대재해법이 강력하게 시행된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진상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여천NCC가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에 오르게 될 경우 최금암·김재율 대표 중 한 명이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여천NCC 측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이날 오전 9시26분 쯤 전남 여수시 화치동에 위치한 제3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 등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열교환기 청소를 마친 뒤 시험가동을 위해 압력을 넣던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열교환 테스트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망 인원은 아직 병원에서 선고가 떨어지지 않은 직원도 있기 때문에 명확히 밝히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천NCC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NCC부문을 통합해 1999년 12월29일 출범한 회사다. NCC는 나프타 크래킹 센터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나프타를 열분해해 석유화학산업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여천NCC는 국내 최대 나프타 분해 업체다. 벤젠, 톨루엔, 부타디엔 등 기초 원료를 생산·판매중이다. 2020년 기준 자본금 1000억 원, 매출액은 3조9445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급 악화와 고배당 정책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이달 중순 20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모집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천NCC는 오는 8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할부로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도 4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화재사건까지 발생해 회사의 경영 전략은 물론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에 오를 경우 오너까지 불똥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천NCC는 지난 2001년 10월 15일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해당 기업은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이다"라며 "현장 센터에서 구체적인 사실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여천NCC는 두 회사가 절반씩 지분을 갖고있는 만큼 각 회사에서 대표 1명씩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측에선 경영기획실장인 최금암 대표가, DL케미컬 측에선 대림산업 사장인 김재율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과연 양 사 대표 중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이 될 경우 누가 총대를 멜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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