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노사대전 점화] CJ대한통운 택배노조, 본사 점거와 '교각살우'
[2022 노사대전 점화] CJ대한통운 택배노조, 본사 점거와 '교각살우'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2.16 06:56
  • 수정 2022.02.16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력과 위법 행위…도 넘은 택배노조에 싸늘한 시선들
유리문 부수고 본사 진입 시도하는 전국택배노조 ⓒSNS캡처
유리문 부수고 본사 진입 시도하는 전국택배노조 ⓒSNS캡처

전국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를 무단 점거한 지 엿새 째를 맞았다. 노조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을 회사가 독식하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한 파업에 나선 노조 측의 태도에 사측을 포함한 여론마저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지난 10일 45일간 회사와 접점을 찾지 못하자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본사 입구엔 수십 명의 노조원들이 침낭을 깔고 누웠으며 곳곳엔 'CJ 총수가 대화에 나서라'는 문구의 플랭카드 및 푯말이 설치됐다. 본사 1층에서 운영되고 있던 카페는 영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았다. 노조 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본사 3층까지 점거에 나섰으며, CCTV를 훼손한 것으로 전해진다.

택배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연대 파업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인해 오는 21일 롯데, 한진, 로젠 본부도 하루간 파업이 계획된 상황이다. 노조 측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는 불법이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조합원을 주거침임,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회사는 "노조의 불법 점거로 하루 10억 원의 손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불법 점거로 피해를 입은 건 재산만이 아니다. 기습 점거 과정에서 CJ대한통운 직원 3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는 강화유리를 깨기 위해 미리 준비한 망치로 임직원들을 폭행하거나 위협하기도 했다"면서 "무자비한 집단폭력을 목격한 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여성 직원도 상당수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정치권 등 대외적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듯 노조 측에 자진 퇴거를 설득하고 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켜보는 여론은 냉담하다. 한 30대 직장인은 "법을 무시하고 불법으로 집단 행동하는 노조를 그냥 보고있는 경찰이 한심하다"면서 "회사가 싫으면 퇴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 넘은 행위로 시민들까지 피해를 입혀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김포 택배 대리점주의 유가족도 노조 측의 불법과 폭력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포 택배 대리점주 사망 사건은 지난해 8월 경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이 씨가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알려졌다. 그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엔 노조원들의 괴롭힘과 이들을 원망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지난 14일 "최근 집단폭력을 앞세운 택배노조의 본사 불법점거 뉴스를 보며 폭언과 집단 괴롭힘으로 운명을 달리한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그간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노조원들이 경찰 조사는 시간 없다며 제대로 받지 않으면서 집회엔 꼬박꼬박 참석하더라. 택배노조 불법점거와 폭력행위를 보며 '국가는 어디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 죽음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할 택배노조 집행부에 정부는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즉시 엄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상황이 이런데도 오히려 파업 수위를 더 높이는 모양새다. 택배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1일 하루 경고 파업을 실시하고, 이달 15일부턴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촛불 문화제들을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택배노조에겐 이미 법도, 소비자도 보이지 않는 극한 상황까지 치달은 분위기다.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가 수단이 지나쳐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