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미국 “러시아는 침략의 구실만 찾고 있다”
[포커스] 미국 “러시아는 침략의 구실만 찾고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2.18 11:46
  • 수정 2022.02.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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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군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이동 중인 열차에 실린 탱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군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이동 중인 열차에 실린 탱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수일 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이유를 날조하는 중이라고, 미국이 밝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지금 당장에라도 군사작전이 개시될 수는 있지만, 외교적 해법의 가능성 또한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고위 외교정책 담당자는 이후 모스크바 당국이 침략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단들을 열거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을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말하며 미국이 긴장을 조성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서쪽에 위치한 이웃 국가를 침공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모스크바 당국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이 철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주장의 신뢰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가 침략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 위장책략(false flag operation)을 준비 중이라는 믿을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백악관 밖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장책략’이란 한 국가가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전개하는 날조된 공격을 말한다. 미국은 이러한 전도(顚倒)된 술책이 러시아 속셈의 일부라고 지난 수 주 동안 주장해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뒤이어 UN 안전보장이사회에 러시아가 이러한 위장책략을 준비 중이라고 전달했다.

그는 침략의 구실로 어떤 것이 등장할지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가 “러시아 내에서 이른바 테러리스트 공격을 날조하거나 대량 학살 흔적 발견, 민간인에 대한 드론 공격을 조작하고, 화학무기 공격을 꾸미거나 실제로 그러한 공격을 연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서 러시아 당국은 이러한 사건이 발발한 후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민족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극적으로 소집”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사이버 공격과 함께 러시아의 미사일과 폭탄들이 우크라이나의 목표물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블링컨 장관도 일부에서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점만은 분명합니다. 저는 전쟁을 개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이 같은 우려는 다른 서방 나라들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침공의 구실이 마련 중이라는 점”에 대해 경고했고, 영국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총리는 위장책략이 계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목요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는 뉴스가 나온 다음 긴장이 갑자기 고조되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갈등을 놓고 수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휴전 상태에서 이처럼 돌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지는 일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그래도 목요일의 충돌을 놓고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대공 훈련하는 우크라이나군 [사진=연합뉴스]
대공 훈련하는 우크라이나군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이 스타니스챠 루한스카 지역의 어린이집을 포격해서 이 어린이집의 음악실 벽이 무너졌다고 비난했다. 이 포격의 결과 아동들이 아니라 성인 3명이 다쳤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의 통제하에 있는 여러 지역들에 포격을 퍼부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비난했다.

여기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오히려 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는 군사훈련을 마친 일부 병력이 본 기지로 귀환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증거로 탱크가 실린 열차가 이동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 관리들은 추가 병력 수천 명이 새롭게 충원되고 있으며, 철수를 입증할 어떤 징표도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은 정보 활동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서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미국에 본부를 둔 민간기업 ‘막서 테크놀로지’가 이번 주 촬영한 이미지들에는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3면에서 포위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이미지들은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모든 주장을 거부하고 있다.

목요일 러시아는 위기 해법을 모색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공식적 답신을 보냈다. 이를 통해 양측은 외교를 통한 잠재적 해법을 모색하면서도 추가 행동을 위협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답신을 통해 양측의 미사일 기지들에 대한 조사의 문호는 열려 있지만, 러시아 국경에서 나토가 영향력을 확장하려 한다는 자신들의 안보 우려에 대해서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미래에 나토에 가입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이번 위기의 핵심을 이룬다. 러시아는 이 가능성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나토는 그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는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그에 대항해 ‘군사·기술적인 수단(military-technical means)’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수단이 동원될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리고 같은 날 러시아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부대사를 추방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는 갑작스러운 조치이며, 외교적 긴장 고조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꿀레바 외무장관은 이보다 앞서 “외교적 해법이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내일 무슨 일어날지 분명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평화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든 충분히 대비가 되어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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