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프리즘] '외계인 고문한다'던 인텔의 굴욕…파운드리 진출로 명성 되찾을까
[반도체 프리즘] '외계인 고문한다'던 인텔의 굴욕…파운드리 진출로 명성 되찾을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27 08:26
  • 수정 2022.02.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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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펜티엄' 신화로 CPU 시장 절대 강자 지위
칩 설계(팹리스) 초점 맞추다 삼성·TSMC에 밀려
파운드리 재진출 이어 차량용 반도체 진출 의사
인텔. [출처=연합뉴스]
인텔. [출처=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으로 자동차 업체의 신차 출고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삼성전자와 매출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인 인텔이 세간에서 제기하는 성장 정체 우려를 씻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인베스터데이 2022' 행사를 열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부문 내에 자동차 전담 조직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개방형 중앙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했다. 인텔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하는 자회사 모빌아이가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인텔은 자동차 제조사에 디자인 서비스와 지식재산권(IP)도 제공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 칩 ‘인텔16’도 올해 공급할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인 1,150억달러로 늘고, 프리미엄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5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회사(IDM)로 꼽힌다. 가트너에 따르면 인텔은 2020년 매출 702억4400만달러를 기록, 글로벌 1위에 올랐다. 당시 전년대비 3.7% 성장한 가운데, 시장 점유율은 15.6%였다. 2019년에도 인텔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재역전에 성공하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가트너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이 759억 5000만 달러(약 90조 3000억 원)으로 731억 달러(약 87조 1200억 원)를 기록한 인텔과 20억 달러 이상 차이를 나타내며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인텔을 처음으로 제치며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팻 갤싱어 인텔 CEO가 23일(현지시간)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인텔]
팻 갤싱어 인텔 CEO가 지난해 3월 23일(현지시간)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인텔]

업계에서 인텔의 IDM 1위 지위를 우려하던 시선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다. '외계인이 만든 반도체'라는 수식어는 점점 과거의 얘기가 돼갔다. 인텔은 칩 설계(팹리스)에 초점을 맞출 것을 시사하며 미세 공정 경쟁을 기피하던 인텔은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에 시장점유율을 상당 부분 내줬다. 이는 첨단 공정 개발에서 뒤처지는 뼈아픈 사태로 번졌다.

실제로 주력이었던 개인용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지난 2018년 4분기 77.1%(패스마크소프트웨어 기준)에서 2020년 2·4분기 64.9%까지 빠졌다. 2017년 계획했던 10나노 CPU는 2년이 지난 2019년에야 모습을 드러냈는데, 경쟁사 AMD는 이미 7나노 CPU를 내놓고 있던 시점이었다. 7나노공정 지연에 따른 칩생산 순연, AMD와 엔비디아의 PC와 서버용칩셋 양면 공격, 여기에 애플 맥에 사용하던 인텔칩 거래 중단에 인텔은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인텔은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당시 약 200억달러(한화 약 23조8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신설하는 계획을 담은 '아이디엠2.0(IDM 2.0)'을 발표했다. 밥 스완 전 인텔 CEO는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펜티엄' 시대를 이끈 엔지니어 출신 펫 겔싱어가 CEO 자리에 오르며 변화를 시사했다.

이후 세계 3위권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저울질하던 인텔은 이달 들어 자동차 반도체 파운드리 진출까지 선언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인텔이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현재 심각한 공급난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또 자율주행·전기차로 대표되는 첨단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업계 선두인 TSMC와 삼성전자와 치열한 고객사 쟁탈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차량용 이미지센서에 이어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며 첨단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TSMC는 N5A 공정으로 ADAS용 반도체와 인포테인먼트나 디지털콕핏 등에 필요한 전장용 반도체를 만들기로 했다. 인텔은 약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겠다고 선언했는데, 그중 1곳이 독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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