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 정치귀족들의 런던 내 저택들, 난민들의 피난처로 사용하라” 르비브 시장
[우크라 침공] “러시아 정치귀족들의 런던 내 저택들, 난민들의 피난처로 사용하라” 르비브 시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03 06:36
  • 수정 2022.03.0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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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몰도바 접경으로 걸어서 이동 중인 피란민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몰도바 접경으로 걸어서 이동 중인 피란민들. [AFP=연합뉴스]

"러시아를 이끄는 과두(寡頭)정치 귀족들이 소유한 런던 소재 부동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피난처로 제공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브(Lviv) 시의 시장이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 과두들이 소유한 런던 소재 부동산을 푸틴의 무자비한 침공을 피해 난민 신세가 된 피난민들에게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르비브 시의 안드리 사도비 시장(52)은 인터뷰에서 "영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수백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세계 최강 군대 중 하나를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한 사도비 시장은 “우크라이나는 다윗과 같은 심정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느냐고 묻자 그는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끌고 있는 싸움을 보고 경탄해 마지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이미 일부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렇게 사기가 충천한 군대를 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지금 인류사의 역사적 순간을 목도하고 있는 겁니다. 푸틴은 히틀러나 다른 전쟁 범죄자들처럼 역사에서 사멸할 것입니다.”

폴란드와 국경에서 약 70Km 떨어져 있는 르비브 시로 6일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피난민들이 물밀 듯 밀려들고 있다. 크렘린은 유네스코 역사유적 목록에 오른, 바로크식 고색창연한 건물들로 유명한 이 도시나 이 도시의 공항을 공격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다. 르비브 공항은 현재는 폐쇄된 상태이다.

하지만 사도비 시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6번째로 큰 르비브 시를 목표로 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아직 이곳에 폭탄을 퍼붓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르키프와 키예프 등지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나는 푸틴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전체 영토를 점령한 뒤 옛 소비에트공화국을 재건하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벨라루스를 손에 넣었고, 이제 우리 차례라는 것이지요.”라고 주장했다.

르비브 시에서는 폴란드를 향해 국경을 넘으려는 절망에 빠진 우크라이나 국민의 차량 행렬이 수십 킬로미터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도비 시장은 르비브 시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들이 약 3백만 명의 피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이 우리 땅을 유린하고 우리의 어린이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폴란드 프셰미슬의 기차역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폴란드 프셰미슬의 기차역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도비 시장은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이나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풀 시장 등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 시장들과 막 통화를 끝냈다고 말했다. 아조프해에 면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항구 도시 마리우풀은 러시아군의 강력한 공격에 포위된 상태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마리우풀 시장은 20분 전에 러시아 해병대가 상륙했다고 들려주었습니다.”

사도비 시장은 서방 지도자들을 혹평하고, 푸틴이 지난주 침공을 단행하기 전에 마땅한 행동을 취하지 못한 그들의 실패를 지적했다.

“그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우리는 이런저런 무성한 말만 들었지요. 우리에게는 말보다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는 EU 국가들이 수백억 달러를 들여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사줌으로써 러시아가 그 돈으로 자국 군대를 현대화하도록 방조했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주장했다.

서도비 시장은 나아가 “조 바이든은 푸틴이 크림반도를 탈취할 때 미국의 부통령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당장 시급한 조치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러시아 과두체제 권력자들의 런던 내 은행계좌를 동결하고, 런던 내 부동산을 압류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존슨은 당장 푸틴에게 전화를 걸어 ‘블라디미르, 미안한데, 상황이 변했네요.’라고 말해야 합니다.”

화요일, 다른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언론인은 폴란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크렘린의 폭격을 피해 지하 대피소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어째서 러시아 과두체제 권력자들의 자녀들은 런던에서 평화롭게 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게 르비브 시는 하루에 몇 번씩 공습 사이렌이 울리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비교적 평온하다. 무장 군인들이 모래주머니로 방호벽이 쌓인 정부 건물들을 경비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의 절절한 호소에 따라 화염병 공장들이 생겨나고 있다. 르비브 시에는 저녁 10시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전쟁에 대한 불안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어떤 엄마는 러시아어로 ‘아이가 타고 있다’는 글씨를 써 차창 앞뒤로 붙이고 다닌다.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은행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 현금 구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슈퍼마켓 진열대는 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도비 시장은 2019년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하기도 했었으며, 현재는 우크라이나 자립당(Self Reliance party)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1980년대 소비에트 군대에 복무하며 모스크바에 살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5년 전 그는 비상사태를 공부하기 위해 영국의 요크(York)에 머문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사도비 시장은 최근 푸틴이 핵 취급 부대에 최고 경계 상태를 하달한 것을 두고,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해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는 현재 전 세계를 협박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가 하면 푸틴이 지난 2월 22일을 공격일자로 선택한 것은 2022/2/22일이라는 묘한 숫자와도 연관이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르비브는 언제나 평온한 도시입니다. 만일 푸틴이 르비브를 포격한다면 그는 탈레반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도시는 세계문화유산이 산재한 곳입니다. 포격은 미친 사람이나 할 짓이지요.”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이곳은 우리의 영토입니다. 러시아는 우리를 노예로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는 결단코 자유민으로 남을 것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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