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X파일(118) 북미 연락사무소 추진… 북한 병사 러시아대사관 망명시도 사건의 ‘나비효과’
청와대-백악관X파일(118) 북미 연락사무소 추진… 북한 병사 러시아대사관 망명시도 사건의 ‘나비효과’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06 06:14
  • 수정 2022.03.0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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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1995년 7월,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게 됐다.

앞서 1993년 7월 클린턴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했었고, 1993년 11월 김영삼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었으니 이번이 세번째 만남이었다.

1995년 7월 26일 김영삼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필두로 국빈 방미 일정이 시작됐다. 33명의 의원들이 환영파티를 열었다. 양당 상원의원들과 원내대표들을 포함한 의원들이 김영삼 대통령을 맞이한 후 하원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김영삼 대통령의 협력을 요구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경수로 공급 협약에 찬성하면 예산을 확보하는데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연설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18명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다음날 김영삼 대통령은 환영식,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그리고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국빈 방문으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격식을 갖춘 셈이었다. 그 다음날은 아침 일찍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조깅을 하며 강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7월 27일 워싱턴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 제막식이 열렸다. 이 기념관은 미국과 한국의 오랜 동맹관계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김영삼-클린턴 대통령은 개관식 행사에 참석해 끈끈한 혈맹 관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미국과 북한은 1995년 말부터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이는 전년인 1994년 제네바합의에 따라 미국과 북한이 각각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고 한데 따른 것이었다.

미국은 평양에 주재할 외교관 인선을 마친 상태였으며, 평양에 있는 과거 동독 대사관 건물을 임대하고 싶어했다. 북한 역시 워싱턴 D.C에 관리들을 파견해 사무실을 물색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1996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로 연락사무소 개설을 연기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한국 정부로서는 남북관계가 침체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만 발전하는 인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1995년 7월 김영삼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빌 클린턴과 조깅하는 모습.  (사진가 김념만의 산문집 '대통령이 뭐길래')
1995년 7월 김영삼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빌 클린턴과 조깅하는 모습. (사진가 김념만의 산문집 '대통령이 뭐길래')

그러나 미국은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사진에 어떠한 약속도 할 수 없다고 회답했다. 그러면서도 북미 관계가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확신을 줬다.

이같이 예민한 시기에 상황을 완전히 흔들어 놓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 북한 병사가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는 정치적 망명을 요구했다. 북한 당국은 평양에 미국 연락사무소가 개설될 경우 이같은 사건들이 재발할 것을 우려하게 됐다.

게다가 사무소를 개설하는데 상당한 돈이 드는데다 북한으로서는 뉴욕의 유엔대표부를 통해 이미 미국과 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자 하는 욕구가 점점 쇠퇴하고 있었다.

미국은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외교행낭을 보낼 수 있게 하자고 북한을 설득했다. 그러나 북한이 수용하지 않자, 점점 좌절하게 됐다. 이렇게 연락사무소 설립은 양국의 우선순위에서 모두 밀려나게 됐다.

게다가 북한 외무성과 공안기관들 사이에는 외교특권과 면책특권을 누리게 될 미국 연락사무소 외교관들의 활동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이견이 있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 승계가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연락사무소 문제를 더 후에, 북미 관계에 있어 포괄적인 협상의 일환으로 다루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듯 했다.

[특별취재팀= 최석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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