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분석..“실적 부진과 두 오너의 건강상 문제 공존”
안국약품이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로서는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실적 부진과 어준선 회장(84)·어진 부회장(56) 두 오너의 건강상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안국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공시를 통해 어준선 회장과 어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원덕권 신임 대표이사(59)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어 회장은 1969년 안국약품을 인수한 뒤 53년간 대표이사로 역임하면서 장남인 어 부회장을 후임으로 키워왔다. 어 부회장은 1988년부터 24년간 역임했다.
먼저 매출 실적 부진에 따른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018년 매출 1,857억원에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하던 안국약품은 2019년 매출 1,559억원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추락했다. 2020년에는 매출 1,434억원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해 매출 1,635억원에 영업이익 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018년 매출·영업이익으로 돌아가기에는 아직 멀어 보인다.
또한 어 부회장의 사임과 관련해서는 2019년 발생한 대규모 리베이트 사건과 개발 중인 약을 승인절차 없이 중앙연구소 직원들에게 투약한 불법 임상시험 등에 대한 여파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국약품은 오너 일가의 돌연 사임은 건강상과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지만 회장님께서 고령이시고 건강 악화로 인해 후임을 양성하고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부회장님 또한 일신상의 이유도 있지만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소견이 있어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게 됐다”고 배경을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원덕권 신임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약대 졸업 후 동 대학원 석사, 수원대학교 경영학 박사를 얻었다.
제약업계는 대웅제약·한국얀센·동화약품·삼아제약 등에서 주로 연구개발 업무를 책임졌다. 2018년부터 안국약품에서 R&D 총괄 사장과 생산본부직을 역임했다.
갑작스럽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의 주요 과제는 실적 회복과 함께 R&D 연구개발의 성과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원 대표이사가 선임된 후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온라인 마케팅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약개발에 이어 건강식품, 의료기기 등을 통해서도 매출을 올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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