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러·우크라 전쟁으로 대체 에너지 필요성 '재주목'
'원자력·수소 발전' 尹공약 호재, 등 돌린 투자자 '기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유소 휘발유 평균값은 리터당 2000원을 앞두고 있다. 국내 에너지 관련 업체들은 이번 사태로 '넥스트 에너지' 대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동안 잠잠했던 수소 관련주 투자 흐름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4일 GS에너지는 청정수소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1월 미국의 수소센서 기술 개발 및 제조회사인 H2 스캔 주식 5%를 2000만 달러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오는 22일 정기주총을 통해 수소 및 수소 연료전지 관련업 등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탱크와 수소충전 등을 미래 먹거리로 내다보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해당 사업에 총 4조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회사는 SK가스, 에어리퀴드와 올해 상반기 중 합작사를 설립해 수소충전 사업에 진출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수소 경제'를 선언하면서 수소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9월 현대차·SK·포스코가 수소기업협의체(코리아H2비즈니스서밋)까지 발족시키면서 수소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당시 수소 관련 종목의 주가는 한 달간 평균 50%이상 급등할 정도였다.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은 해당 기간동안 각각 125.42%, 103.90%까지 올랐다.
그러나 수소차 인프라 부족·수소 기술력 한계 등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올해 초 수소 관련주는 89% 가량 폭락했다. 당초 기대했던 수소법 개정안 통과도 지연되자 투자심리는 대폭 위축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수소주 거품이 드디어 터졌다"며 패닉 매도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수소 관련주는 수 개월간 이렇다할 힘을 얻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던 수소 관련주가 본격적으로 다시 힘을 얻은 건 지난달 미국 에너지부의 발표 이후부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달 중순 수소경제 지원 정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효성첨단소재는 지난달 16일 기준 9.18% 올랐다. 같은날 두산퓨얼셀은 5.76%, 일진하이솔루스는 5.49%, 상아프론테크는 7.04% 각각 올랐다.
수소업계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 것도 호재로 보고있다. 윤 당선인은 앞서 공약으로 수소와 원자력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업계는 윤 당선인의 공약처럼 원자력을 강화한다면 수소도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추가 전력으로 수소 분해를 실시해 또 다른 전기를 만드는 '그린 에너지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경완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대표이사는 "앞으로 수소는 미래 에너지로 상당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면서 "수소산업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단계다. 앞으로 무긍무진한 분야에서 수소가 이용될 것이며, 친환경적 측면으로도 손색이 없다. 수소 기술 개발과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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