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세계 원자재 값이 상승한 가운데 시멘트·철근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도 급등해 다수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건설사들은 하도급 업체와 대화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협상이 진전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보통철근 가격은 톤당 11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톤당 76만5000원 보다 40%가량 값이 뛰었다. 스트레이트 아스팔트의 경우 ㎏당 500원에서 670원으로 올라 30%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주요 건설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시멘트 핵심 원료인 유연탄 등은 전쟁 개시 직후 15%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러시아산 유연탄은 국내 수입량의 75% 비중을 차지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물가 변동에 따라 공사비·설계 변경이 가능한 공사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리스크를 안고 수주한 공사는 늘어난 공사비를 보전받기 어려울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일반공사직종의 올해 상반기 일평균 임금은 23만104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16만9,999원)에 비해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급이 불안해지면 공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리스크다. 건설사는 발주처와 약속한 공사 기간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와 꾸준히 대화하며 대책 방안을 찾고 있지만 쉬운 상황은 아니다”며 “결국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텐데 이 경우 주택 가격 상승을 조장한다고 비판 받을 수 있어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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