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내건 KT가 지주형(지주회사)으로의 개편을 시사했다. 지주사는 통신업을 넘어 금융(BC카드, 케이뱅크)·미디어(스튜디오지니)·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인공지능(AI)·로봇 등 신사업 총괄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지난 31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KT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제40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6개 안건을 승인했다.

KT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등 리스크에도 신사업 추진에 힘을 더하고 있다. 클라우드·IDC·AI·로봇 등 신사업에 그룹 역량을 총동원해 미래 먹거리로 적극 키운다는 계획이다.

기업 경영에 디지털 전환(DX)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클라우드와 IDC 사업이 힘을 얻고 있다. KT의 클라우드·IDC사업부는 지난해 전년(3909억원) 대비 16.6% 많은 45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더욱이 KT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클라우드·IDC사업부를 분할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했다.

AI 사업도 핵심이다. KT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로 'AI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는 2017년 1월 출시한 AI 스피커 '기가지니'에서 발전된 AI 기술로, 향후 3조원 규모의 AICC(AI컨택센터) 시장에 도전한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KT는 공공, 기업, SMB 영역까지 확장한 AICC 사업을 디지코 전환의 대표 미래사업으로 공략해 기업가치를 빠르게 올린다는 계획이다.

KT는 앞서 대한민국 대표 산∙학∙연 협의체 'AI 원팀(AI One Team)'을 꾸려 '초거대 AI 모델'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AI 원팀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1등 국가'를 목표로 2020년 2월에 출범해 KT, 현대중공업그룹, 한국과학기술원 (KAIST), 한양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우리은행, 한진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데이터 사업추진을 위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KT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 등을 융합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의 주권을 개인에게 제공해 본인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신용·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이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지주형 전환 의지를 내비쳤다. 구 대표는 "지주회사 전환에 관련해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린다"며 "작년에 콘텐츠는 스튜디오지니를 묶어 냈고 금융도 비씨카드 중심으로 케이뱅크 구조로 꾸렸는데 사업구조 조정 등 지주형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KT의 주가는 상승할 여력이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층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올해 IPO 준비 기업은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이고, 케이뱅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IPO를) 준비 중이다"라며 "BC카드 등을 포함한 몇몇 회사들도 IPO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경우 IPO에 대해 직접적인 시점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흑자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진 이후를 거론한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이후 케이뱅크는 지난해 2분기 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늦어도 2023년 내에는 상장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그룹 시너지 강화 및 국내외 그룹사 육성, 전략적 투자, 제휴 추진 등으로 KT그룹의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윤경림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현 KT 이사회 의장이자 전 과학기술부 차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을 지낸 유희열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또 보험업계 최장수인 11년간 CEO로 활동했으며 현재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Hong Benjamin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냈던 김용헌 세종대학교 석좌교수가 선임됐다.

구 대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KT는 시대적 변화를 성장 기회로 만들며 지난 20년 이래 가장 큰 서비스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2022년에도 매출 성장과 질적 이익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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