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가스도, 전기도 끊긴 구멍 속에 갇힌 것 같은..." 처참한 러 점령, 볼노바하시 주민들
[우크라 전쟁] "가스도, 전기도 끊긴 구멍 속에 갇힌 것 같은..." 처참한 러 점령, 볼노바하시 주민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4.15 06:07
  • 수정 2022.04.15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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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볼노바하 시. [볼노바하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볼노바하 시. [볼노바하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도시 볼노바하가 러시아군에 점령된지 한 달 만에 한 마을의 수십 명의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볼노바하는 전기와 통신선이 끊어진 상태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인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포위된지 한 달 반이 됐다.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지역인 도네츠크와 마리우폴 항구 사이에 전략적으로 위치한 이 도시인 볼노바하는 포격과 폭격, 치열한 전투로 집, 상가 들이 파괴되었다. 

러시아는 볼노바하가 네오나치 우크라이나인들로부터 해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의 현장취재에 따르면, 한 소녀가 마이크로 학생들에게 학교로 갈 것을 재촉하고 있었고, 이 소녀의 뒤에는 교직원들이, 그들의 옆에는 러시아 국기와 분리주의자들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기 옆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가까이에 총을 든 군인이 서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국가와 러시아 국가가 연이어서 들리고 학생과 교직원 들은 무표정으로 서있었다고 AFP는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1일 볼노바하를 점령했고, 이를 기점으로 북쪽에서 마리우폴을 포위해왔다. 볼노바하 점령을 위해 러시아는 이곳에 2주 동안 폭격을 퍼부었고, 많은 집과 상점, 공공건물 들이 파괴됐다.

러시아는 이곳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지역들이 파괴된 것이 우크라이나군이 밀집 지역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볼노바하가 러시아의 점령 하에 들어간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이는 광경은 처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느 병원 한 가운데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고 주변 나무들이 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이 학교도 폭격으로 창문과 벽이 파손된 처참한 모습이지만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등교 재개를 한 학교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학교의 행정 직원 류드밀라 크마라는 "끔찍한 폭격의 공포 속에서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기 집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볼노바하를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볼노바하가 러시아의 일부가 돼 억지로 우크라이나어를 쓰지 않아도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영토지만 러시아어를 쓰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를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공습을 정당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있다. 저항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 지지의 표식인 ‘Z’가 그려진 탱크와 그 밖의 전투 차량 들이 거리를 돌고 있고, 그 옆으로 주민들이 다니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역 종합병원은 전기 부족과 폭격으로 인한 시설 파괴에도 버티면서 최대한 기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폭발로 인한 파편으로 얻은 부상을 치료하러 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볼노바하 지역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버티고 있다. 72세 노인인 류드밀라 드리가는 "가스도, 전기도, 전화선도 끊긴 구멍 속에 갇힌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스베틀라나 셰르바코바는 "집이 전소돼 신원증명서 외에 모든 것을 잃었다"며 "이제까지 생활을 위한 구호를 한 번 밖에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안톤 바루샤라는 남성은 폭격 전에는 자신의 마을에 2만 명 정도가 살았는데,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 반도 안 된다며, 자신도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할지 갈등이 되지만 연로하고 지병이 있는 부모를 두고 쉽게 떠날 수 없음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전기와 인터넷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들을 수 없어 답답해 했다. 라디오를 통해 듣는 것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가늠해 볼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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