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티투어 르포] 코로나에 갇혔던 아이들, 현실판 '씨투' 타고 인천 누비다
[인천시티투어 르포] 코로나에 갇혔던 아이들, 현실판 '씨투' 타고 인천 누비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5.04 14:59
  • 수정 2022.05.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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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서 타고 내릴 수 있는 인천시티투어,
코스따라 인천 곳곳의 이색 체험·관광 가능
어린이 탑승객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
ⓒ박영근 기자
인천관광공사 '인천시티투어' 버스에 탑승중인 이용객들 ⓒ박영근 기자

"아빠, 우리 이번 주 주말엔 어디가?"

코로나19로 집에 답답하게 갇혀있던 6살난 아들이 금요일마다 묻는 질문이다. 실내 키즈카페를 가자니 감염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놀자니 맨날 자전거만 태워주는것도 지겨울 노릇이었다. 

한참 '아이들과 갈만한 곳' '아이들과 놀거리' 등을 검색하던 중 눈길이 멈춘 내용이 있었다. 인천관광공사가 지난달 29일부터 인천시티투어 운영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평소 만화 '타요'의 시티투어버스 캐릭터인 '씨투'를 좋아했던 아들에게 딱 맞겠단 생각이 스쳤다. 

인천시티투어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코스는 ▲강화역사투어▲강화힐링투어 ▲노을야경투어 ▲바다노선 ▲인천 레트로노선 ▲인천 시간여행 투어 ▲소래포구투어 등 총 7개였다. 가격은 코스마다 달랐으나 통상 1만2000원~20000원 사이였다.

아이와 2층 시티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만 하는것도 분명 한계가 있을 듯 했다. 그래서 을왕리 해수욕장을 거쳐서 운행하는 '바다노선' 코스를 선택했다. 바다노선 코스는 센트럴파크-송도컨벤시아-왕산마리나-을왕리해수욕장-파라다이스시티-인천국제공항-G타워-아트센터인천-센트럴파크였다.

1인당 1만원 가량의 금액이 부담될 수도 있겠으나, 경유지에 내렸다가 다시 재탑승이 가능하단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아내와 아이들과 흙놀이 할 것들과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 맛집을 검색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2층에 오르면 탁 트인 오픈 좌석이 준비돼 있다. 송도의 고층 건물들 사이를 달리며 햇살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박영근 기자
2층에 오르면 탁 트인 오픈 좌석이 준비돼 있다. 송도의 고층 건물들 사이를 달리며 햇살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박영근 기자

4월30일 오전 11시, 인천도시역사관에 무료 주차를 실시한 뒤 버스 탑승지인 인천종합관광안내소에 도착했다. 평소 2층버스를 자주 보지 못한 아들들은 "씨투다!"라며 흥분했다. 심지어 아이들을 위한 특별 증정품이 있다면서 한 직원이 아이들에게 시티투어 버스 모양의 보관통도 제공했다.

생각보다 많은 탑승객들이 시티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대부분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였다. 티켓을 보여주고 2층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좌석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안전밸트를 메자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운전기사는 총 운행 시간은 2시간 40분 가량이며, 각 경유지마자 시간에 따라 재탑승이 가능하지만 마지막 운행 시간인 5시 경엔 사람이 북적이니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모든 방송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했다. 봄기운이 온 몸에 물씬 느껴졌다. 웅장하고 멋진 송도의 고층 건물들 사이로 햇빛이 쏟아지자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신난 아이들은 버스가 신호로 설 때마다 인천 시민들에게 연신 손을 흔들어댔다. 한 여성 시민도 2층 버스가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아이들과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으며 함께 손을 흔들어줬다.

도심을 벗어나 인천대교에 들어서자 바람의 기운이 살짝 달라졌다. 다소 거세진 바람결에 혹여나 아이들이 감기 걸릴 까 걱정됐다. 2층엔 오픈된 좌석 외에도 실내로 막힌 좌석이 존재했다. 차량이 잠시 멈췄을 때 안으로 들어섰다. 실내 공간엔 버스의 운행 정보 및 관광 영상들을 노출시킬 수 있는 TV가 있었다. 

무엇보다 좌석 앞면에 USB 충전 포트가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관광객의 필수인 스마트폰 충전을 관광버스 내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티버스에서 제공하는 5G 와이파이는 인터넷 끊김 없이 빵빵했다. 관광객에게 필수 조건인 양대산맥을 모두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6살난 친구를 만난 아이들의 모습. 뽀로로 음료를 마시며 우애를 다졌다. ⓒ박영근 기자

그렇게 약 1시간 가량을 달려 을왕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미리 준비해온 흙놀이 장난감들을 모두 꺼내며 체력을 불태웠다. 시간이 흐르자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칭얼댔다. '을왕리 해수욕장' 하면 조개구이·칼국수의 성지가 아니던가. 역시나 해수욕장 인근엔 조개구이, 칼국수, 카페들이 즐비했다. 조개 칼국수 한 그릇과 바닷가를 보며 커피한 잔을 마시니 행복감이 밀려왔다.

놀이를 마치고 다시 시티버스 탑승 구역에 도착했다. 또 2층 야외 공간에 앉고싶다는 아이들의 강력한 요구에 같은 자리에 앉았다. 버스가 출발하자 아이들은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고맙다 얘들아. 그제서야 주머니에 박혀있던 검정색 선글러스가 생각났다. 멋들어지게 선글라스를 썼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인천 송도 갬성' 아니겠는가.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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