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성자의 전성시대
[신간] 성자의 전성시대
  • 위키리크스한국
  • 승인 2022.05.19 09:51
  • 수정 2022.05.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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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고광률 작가]
[제공=고광률 작가]

“말이 왕후장상의 씨가 된 시대이다.”

고광률의 장편소설 '성자의 전성시대'에는 아연실색할 '말'이 즐비한다. 우리 사회의 부패 양상을 드러냈기 때문인데, 소설에서는 타락한 종교계를 빗대어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소설은 교회를 배경으로 어울려서는 안 되는 야합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면서 현대사회의 부정부패를 연상케 한다.

교회를 배경으로해서 자주 등장하는 ‘설교’는 신도들을 향한 일방적인 의견 표명이나 명령을, 설교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직원들의 노력을 강조하는 기업체의 조회를 연상시킨다.

설교에 섞여 들어간 정치 편향, 역사 왜곡, 혐오와 차별의 장광설은 끝내 자폭 테러의 양상을 보인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잇속을 채우기에 손을 잡고, 공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의 뒷배를 봐준다. 이때 인물들의 속내나 노림수는 번연하게 드러나지만, 그럴듯한 말 뒤에 숨어 이내 거짓이 폭로된다.

‘야합과 배신이 밥 먹듯이 반복되어 아예 반성과 용서 따위도 의미 없이 되어버린 무도한 세계’가 바로 이 소설에서 시사하는 바다.

이들은 왜 뭉치는가. 종교인, 폭력배, 재계, 정치판, 학계와 언론계,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등장하면서 자신들의 속물적 탐욕을 제 입으로 폭로한다.

반성하지 않는 자들은 스스로 제 치부를 드러내는 법이고, 혀를 놀려 자신을 해체해 드러내는 셈이다.

그들의 뻔뻔한 솔직함과 자기 합리화는 고해성사를 방불케 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판’만 다를 뿐 탐욕이라는 동일한 얼굴을 지녔다.

작가는 상황이나 인물을 말하기로 규정하는 대신, 인물이 할 법한 말이나 인물 간에 오갈 법한 말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마당놀이판을 꾸린다.

그러면서 가식과 위선, 거짓 뉴스, 허황된 말 뒤에 숨은 진의를 폭로함으로써 말에 놀아나는 세상을 보여준다.

"말에 낀 거품을 걷어내야 현실이 바로 보인다"는 이 소설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다.

laputa813@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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