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한]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바이든·이재용·퀄컴의 '동상이몽'
[바이든 방한]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바이든·이재용·퀄컴의 '동상이몽'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5.20 08:45
  • 수정 2022.05.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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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20일 서울 도착 직후 삼성전자 공장으로 이동
美기업 퀄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도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
TSMC에 뺏긴 퀄컴 계약, 이번 방한 통해 되찾아올지 관심 집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오는 20~22일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는다. 이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석해 공장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가석방 상태로 매주 재판 일정과 보호관찰로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번을 계기로 현장 경영 행보를 재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하자마자 곧바로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와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할 것이 유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방문을 결정한 것은 최근 미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공급망 재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미국 정부로서는 삼성전자를 최대 해외 투자자로 대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23일(현지시각) 미국에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새산) 공장의 소재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선정 사실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올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다. 준공 비용은 17억 달러(약 21조원)로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시 이런 대규모 투자에 직접 감사 의사를 전하고 한미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을 공고히 하자고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일정에 미국의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요함은 배가 됐다. 퀄컴은 유수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퀄컴의 점유율은 30%로, 미디어텍(33%)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면 같은 기간 점유율 4%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점유율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하락했다. 퀄컴 제품은 삼성전자 제품에도 주로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2 출시 지역에 따라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셋(북미, 중국, 인도)과 AMD와 공동 개발한 엑시노스 2200(한국, 유럽)을 구분해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국내에 출시된 갤럭시S22 제품에도 스냅드래곤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퀄컴이 올해 초 출시한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삼성전자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퀄컴은 최근 삼성전자의 5대 주요 매출처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대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퀄컴, 슈프림일렉트로닉스가 있다. 삼성전자로서나 퀄컴으로서나 서로가 중요한 파트너인 셈이다.

다만 퀄컴은 후속 제품인 '스냅드래곤8 1세대 플러스(+)'는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내년에 출시할 3나노 공정의 차세대 AP 또한 파운드리를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 TSMC에 전량 맡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로선 주요 고객사를 놓치는 위기 상황인 만큼 이번 방한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조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친 뒤 2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 2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재계에선 위기 타개를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현장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사면이 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완전히 복귀하긴 힘든 상황이다.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형기만료 전 조건부 석방이어서 법무부의 보호관찰과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취업제한, 거주지 제한 등을 받게 되며 해외 출국 때에는 법무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올해 7월 형기 만료 전까지 경영 복귀는 물론 해외 출장도 제약을 받는 셈이다. 

결국 사면·복권이 되지 않으면 형기 만료에도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을 청와대와 법무부에 청원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모임인 '협성회'도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복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까지 더해져 재판 횟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부당 합병 재판에선 외부회계감사법 위반 혐의 내용을 떼어내 삼정회계법인 재판과 병합하여 3주에 한 번씩 금요일에도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원래라면 재판에 출석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방한 안내를 위해 재판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둘째 날인 21일에도 한·미 정상회담 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기업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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