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무력 의한 현상 변경 반대"...글로벌 핫이슈로 떠오른 '쿼드'
[월드 프리즘] "무력 의한 현상 변경 반대"...글로벌 핫이슈로 떠오른 '쿼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5.25 05:53
  • 수정 2022.05.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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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중-대만 문제에 우크라이나식 전쟁 해법 반대
[사진=일본 총리관저 제공, 연합뉴스]
[사진=일본 총리관저 제공, 연합뉴스]

한미·미일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 견제 경제협의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안보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의를 이어 가며 중국을 봉쇄하는 ‘경제·안보 그물망’을 완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일본 도쿄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끝낸 뒤 공동성명을 내고 “동·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기되는 중국의 대만 무력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도록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자유롭고 열린 인태 지역에 대한 4개국의 결속과 확고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의 팽창주의를 억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합의안도 도출했다.

우선 4개국의 해양 정보를 모아 중국 선박들의 불법 조업 등을 차단하는 등 해양 안보망(해양 도메인 인식을 위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십·IPMDA) 조성에 합의했다.

또 향후 5년간 경제영토 확장사업인 ‘일대일로’에 대응해 인태 지역 인프라에 500억 달러(약 63조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중국의 백신 외교를 겨냥해 이 지역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공급 강화에도 나선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 설비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5G 업체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도 만든다. 앞으로 쿼드 정상회의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으며 차기 개최지는 호주로 정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정상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대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 정상회의에 웃으며 등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쿄 AFP 연합뉴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정상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대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 정상회의에 웃으며 등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쿄 AFP 연합뉴스

CNN방송은 일본에서 개최된 쿼드 정상회담을 분석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쿄에서 인도, 호주, 일본 정상들과 쿼드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한, 5일간의 아시아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쿼드 정상회담에 참석하였다.

쿼드(Quad) 또는 ‘4자 안보회담(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이라 불리는 정상들의 모임은 안보에 초점을 맞춘 비공식 협의체로, 그 기원을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영향력과 영유권 주장을 확대함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대만 문제 및 태평양상에서의 중국과 솔로몬 제도 사이 안보 협력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쿼드의 기원

쿼드 정상회담은 2004년 발생한 인도양의 지진·해일에 따른 참혹한 피해 대책을 두고 4개국이 ‘지역 핵심 결사체(regional core group)’를 구성하면서 출발하였다. 하지만 쿼드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2007년 5월 첫 모임을 개최하면서부터였다.

첫 회합이 이루어지고 몇 달 후 당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이 모임에 대해 “아시아의 폭넓은 지역과 미국 및 호주를 아우르는, 태평양 전체에 걸친 광대한 네트워크”라고 묘사한 바가 있다.

쿼드 관련 당사국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공통의 전략적 관심사 같은 ‘기본적 가치들(fundamental values)’을 공유한다.

그러나 쿼드의 비젼은 2008년 중국의 강력한 반대와 경제 보복 위협으로 위기를 맞이했었다고, ‘민주주의 수호 재단’의 인도-태평양 지역 선임 연구원 클레오 파스칼은 말했다.

하지만 쿼드는 2017년 중국이 수퍼파워로 급격히 부상(浮上)하고 외교 정책에서 공세를 강화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부활했다.

그 이후 쿼드 동맹은 4개국 정상들이 2021년 9월 최초로 직접 만나 회담을 갖기 전 3월에 역사적인 사이버 가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다.

당시 미국의 고위 관리는 쿼드를 두고 ‘비공식 회합(an unofficial gathering)’이라 강조하면서도 ‘핵심적인 결사체(a key and critical format)’라고 불렀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매일 공조(共助)를 키워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었다.

쿼드는 어떤 일들을 하는가?

비평가들에게 종종 ‘아시아의 나토(Asian NATO)’라고 불리기도 하는 쿼드는 공식적인 군사동맹체는 아니다. 그보다는 쿼드는 불규칙적인 정상회담과 정보 교환 및 군사훈련을 특징으로 하는 비공식 전략 포럼(informal strategic forum)에 가깝다.

쿼드는, 회원국 하나에 가해진 공격을 전체 회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안보체의 성격이 강한 나토에서 볼 수 있는 군사 협의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쿼드는 나토와는 다르게 보다 비정형적인 형태를 띠도록 세심하게 준비되었습니다. 쿼드는 관련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적 변화에 대응하고 백신이나 경제와 같은 문제에 더 광범위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클레오 파스칼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쿼드 회원국들은 코로나19와 자연재해, 기후 변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 유지 등의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와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이라는 목표는 쿼드의 핵심 의제로서, 당사국들은 테러리즘과 가짜 뉴스, 영토 분쟁 등의 의제를 자주 거론한다.

쿼드는 2020년 호주가 다른 3개국과 함께 ‘말라바르(Malabar) 해상훈련’에 참가하면서 군사협의체적인 성격이 강화되게 되었다. 말라바르 해상훈련은 2007년 이후 4개국이 최초로 참여한 공동 군사훈련이었다.

작년 9월 미국과 영국, 그리고 호주는 ‘오커스(AUKUS)’로 알려진 안보 협약을 맺고, 해당 지역에 핵잠수함을 파견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다. 당시 이 ‘오커스’로 인해 프랑스와 심각한 외교분쟁을 겪었고, 중국의 분노를 유발했었다.

그리고 금년 1월 일본과 호주는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을 맺었다. 호주는 이 협약이 ‘쿼드의 의제를 확대’하는 성격을 갖추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Quad) 정상들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쿼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국 국기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Quad) 정상들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쿼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국 국기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FP 연합뉴스]

중국의 쿼드 대응 전략은?

쿼드는, 회원 4개국 모두가 지난 몇 년 사이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연출하는 상황에서, 점점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에 대처하는 균형추로 간주되고 있다.

인도-중국 관계는 2020년 5월 양국의 군인들이 히말라야 국경의 분쟁 지역에서 심각한 군사 충돌을 빚은 이후부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또, 호주와 중국은 호주 당국이 코로나19 기원관 관련해 독자적으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일련의 무역 분쟁에 휘말리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은 동중국해 섬들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불화를 겪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중국 관계도 무역 분쟁 격화와 코로나19의 책임 문제 및 군사력 과시 등을 놓고 꾸준히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쿼드 회원국들의 전략적 위치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작용하면서 베이징 당국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회원국들의 지정학적 위치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요점들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이 그 사이에 끼여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쿼드가 냉전 시기의 해악을 상징하며 중국에 대항하는 패거리 결사체(clique)라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긴장 관계를 부채질이라도 하려는 듯이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고, 잠재적 도전에 강경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UN 판결을 아랑곳하지 않고 동중국해에서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나아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면서 대만의 방공식별 구역으로 전투기들을 파견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 정책경영학부 켄 짐보(Ken Jimbo) 교수는 “중국의 부상은 이제 주변 국가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말라카해협, 인도양까지 아우르는 해양 안보에 미치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약 체결을 선언하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은 이 협약이 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중국의 군사 기지가 들어설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솔로몬제도의 지도자는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소에 부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관측통들은 이 협정이 호주를 불안하게 하고, 이미 이 문제 때문에 시위가 발생하고 있는 솔로몬제도의 정정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대만 이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 전투기들의 대만해협 출격은 민주주의 섬나라 대만의 미래에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고위 정보 관리들은 이번 달 의회 증언에서 중국이 대만 점령을 노린 군사 도발을 감행할 수 있으며, 대만은 지금부터 2030년 사이에 심각한 위협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한 바가 있다.

쿼드 회원국들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공급을 강화하는 등 대만 지원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월요일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 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이러한 발언이 미국 정책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많은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 상황 사이에 유사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대만해협의 평화가 “위중하다”고 말하면서 관련국들은 동아시아의 현상태에 무력으로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파스칼 연구원은 파스칼은 “대만이 중국에 넘어가면 섬 체인(island chain)의 첫 번째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일본 안보가 위태로워진다.”고 말했다. 

“대만 함락은 쿼드 회원 4개국 모두에게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여기에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포함한 군사적 위협 문제도 쿼드의 중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게이오 대학의 짐보 교수는 말했다.

북한은 최근 국제법과 일본,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고 있다. 북한은 2020년 4번, 2021년 8번을 실시한데 비해 올해만 지금까지 15번의 미사일 시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지 정확히 3개월 만에 열리는 쿼드 정상회담에서 또 다른 관심사가 될 것이다. 호주, 일본, 미국은 모두 침공을 비난하고 모스크바에 제재를 가하는 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비해 인도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도는 안보적인 측면을 포함해 오랫동안 모스크바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부분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 군사 장비의 50% 이상이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무기 공급 체계는 인도가 중국 및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의 이같은 유보적 입장이 다른 쿼드 회원 3개국 사이에 “상당한 정도의 실망”을 불러일으키고는 있지만, 짐보 교수는 “이는 또한 쿼드에서 인도를 포기할 호사를 누릴 수 없음을 상기시켜준다. 그렇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인도를 함께 끌고 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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