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家 풍향계] 쌍용건설, 7년 만에 새 주인 찾았다…건설명가 자존심 회복할까?
[건설家 풍향계] 쌍용건설, 7년 만에 새 주인 찾았다…건설명가 자존심 회복할까?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6.03 13:13
  • 수정 2022.06.0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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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유통 기업 글로벌세아, 쌍용건설 인수 의향 밝혀
두바이투자청에 입찰참여의향서 제출7~8월 계약
쌍용건설, 주요 건설 계열사 육성…시너지 확대 기대
양사 인프라 활용해 해외 사업 진출…재무구조도 개선
서울 송파구 쌍용건설 본사전경. [사진=쌍용건설]
서울 송파구 쌍용건설 본사전경. [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이 의류 제조 및 판매기업인 세아상역을 보유한 글로벌세아 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 명가로 재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 재계 5위권이던 쌍용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였던 쌍용건설은 도급순위 기준 건설업계 7위까지 뛰었을 정도로 건설업계에서 다양한 사업 경험을 보유한 건설사다. 글로벌세아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쌍용건설은 추가로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에서 저변 확대에 나선다는 목표다.

2일 M&A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세아그룹은 최근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세아는 섬유 및 의류 제조업에 주력하는 세아상역을 주요 자회사로 둔 지주사다. 양측은 이르면 7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목표로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에 세아그룹이 인수하려는 것은 두바이투자청(ICD)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이다. 앞서 ICD는 지난 2015년 1월 쌍용건설 인수 당시 지분 94.13%를 약 1800억원에 인수하며, 쌍용건설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잔여지분을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99.95%까지 높인 것이다.

현재 글로벌세아 그룹과는 쌍용건설 발전을 위해 ICD 보유 지분 인수 금액보다 더 큰 유상증자를 실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7월에서 늦어도 8월 말 주식매매계약을 목표로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주식매매금액과 유상증자 규모는 양사 간의 협의에 따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쌍용건설]
[출처=쌍용건설]

쌍용건설은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2015년 국부펀드인 ICD라는 대주주를 맞이한 바 있다. 최근 ICD가 세계적인 코로나 팬더믹 이후 투자 계열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서면서 글로벌세아 그룹이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

건설업계는 글로벌세아와 두바이투자청 간의 합의가 이례적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글로벌세아 측에서 ICD 보유 지분 인수와 별개로 인수 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을 추가로 유상증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다. 쌍용건설 입장에서는 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이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하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무구조 역시 좀 더 숨통을 트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실적이 매우 저조한 편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조4016억원, 영업손실 1108억원, 당기순손실 11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22% 감소하는 데 그치긴 했지만 영업현금흐름(OCF)이 지난 2020년 467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6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게다가 1165억원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 부채 증가 등의 여파로 지난해 부채비율은 634.7%까지 급증했다.

다만 꾸준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쌍용건설이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외 현장에 총 7조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비중은 80%가 국내 현장, 20%는 해외 현장으로 알려졌다. ICD에 인수된 2015년 이후 두바이에서만 약 23억달러(한화 약 2조7000억원)의 공사를 수행했다.
 

쌍용건설이 지난 2022년 3월 완공한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투시도. [사진=쌍용건설]

쌍용건설이 지난 2022년 3월 완공한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투시도. [사진=쌍용건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글로벌세그룹 쌍용건설 인수를 계기로 양사 간에 시너지 효과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을 그룹 건설 사업 주력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글로벌 세아그룹에 인수가 완료되면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 그룹 관련 공사와 유통 관련 건설사업 진출로 사업범위를 넓힐 수 있는 데다가 각종 민간개발사업 주택·호텔사업·수소에너지 등 미래사업과 플랜트 관련 사업 등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에서는 디벨로퍼로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아그룹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에서 발전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사업은 물론 도시개발사업에도 다양한 재원과 투자방식을 도입해 진출할 수 있다. 글로벌세아 그룹의 해외 법인 및 네트워크와 연관된 시공 참여도 가능하다.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의 그룹 투자 경험을 기반으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해외사업 영역이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두바이 에미리트타워호텔,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레지던스 등 해외 랜드마크 공사를 잇달아 성공시켰지만, 대부분 시공을 맡는 데에 머물렀다.

쌍용건설이 민간기업 품에 안겼다는 점도 적잖은 성과다. 쌍용건설은 1998년 쌍용그룹이 해체를 선언한 이후 계속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머쥔 대주주를 주인으로 맞이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 2002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2015년 국부펀드인 ICD 등이다. 쌍용건설이 민간기업을 대주주로 맞이한 건 쌍용그룹시절 이후 약 24년 만이며, 국내 기업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은 약 7년만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주인 없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금융위기‧코로나 위기 등 외부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국내 주택정비사업 시장에서도 입찰보증 등의 문제로 적극적인 사업이 힘들었는데, 글로벌세아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과거 보다 공격적인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쌍용건설이 해외에서 강세를 보이던 초고층 빌딩 시공 경험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세아와 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글로벌세아도 해외 시공을 하며 쌓아온 쌍용건설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 역시 “보통 한 기업의 매각이 이뤄지면, 매도하려는 사람은 이전에 인수한 금액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고자 하고 매수하려는 사람은 더 싼 가격에 사고자 한다”면서 “최근까지도 쌍용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던 ICD가 포트폴리오 재구성 과정에서 쌍용건설 지분을 매각하면서 쌍용건설의 미래 잠재력까지 감안해 인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글로벌세아의 주력 사업인 유통, 제조 분야에서 주택시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쌍용건설이 맡을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S-Oil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 등 쌍용건설도 세아STX엔테크가 해온 분야에 경험이 있어 서로 상호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세계 최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별생산(ODM) 수출업체 세아상역을 모태로 둔 기업이다. 의류, 플랜트, 제지 등 여러 사업분야에 걸쳐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도 비교적 탄탄하다. 글로벌 세아는 수출기업으로 미국을 비롯해 중남미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이라크‧중남미 등 10여개국에 현지법인을 거느린 상태다.

지난해에는 코스타리카 원사 생산법인의 생산 규모를 세 배로 증설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자회사들을 내세워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외 오일 및 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설계·조달·시공)사업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세아STX엔테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STX엔테크는 세아상역이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사업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이 외 업계 1위 종합제지업체 ‘태림페이퍼’‧글로벌 EPC 전문 기업 세아STX 엔테크‧친환경 에너지 기업 발맥스기술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확보하며,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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