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20달러 돌파에 ‘유류세 30% 인하’ 효과 반감…추가 인하카드 나올까?
국제유가 120달러 돌파에 ‘유류세 30% 인하’ 효과 반감…추가 인하카드 나올까?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6.12 10:53
  • 수정 2022.06.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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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등에 국내 휘발유·경유 값 2000원대 선 돌파
탄력세율 동원해도 휘발유 값 인하 효과 미미…정부 고심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 CG. [사진=연합뉴스]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 CG.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120달러 선을 돌파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심화한 공급망 차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고공행진하는 유가가격이 좀처럼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당국이 꺼내든 유류세 인하 카드에 대한 정책 효과가 사실상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류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등 상방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 속에서 정부가 추가적으로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유류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이명박 정부가 시행했던 유가환급금 지급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 카드는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 부추길 수 있어서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L(리터)당 각각 250원을 넘어섰고, 경유 가격은 2050원에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L(리터)당 각각 250원을 넘어섰고, 경유 가격은 2050원에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12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2037.5원으로 전주와 비교해 24.5원 올랐다. 경유 평균 가격도 22.4원 오른 L당 2030.8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적극 시행하고 있음에도 휘발유·경유 가격이 나란히 2000원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는 역대 정부가 추진한 유류세 인하 조치 가운데 사상 최대의 폭이다.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전 L당 820원에서 573원으로 247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으며, 경유와 LPG부탄은 L당 각각 174원, 61원이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유류세를 찍어누르는 가운데에도 석유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한 탓이다.

통상적으로 유류세는 정률이 아니라 정액인 만큼 국제유가가 올라도 변동이 없지만, 세전 판매가는 국제유가에 따라 책정된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유류세 인하분을 넘어서면 석유류 가격은 다시 휘청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더욱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달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고, 이후에도 12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추가로 꺼낼 수 있는 정책이 지금 시점에는 사실상 소진됐다는 점이다. 만일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하면 유류세 실질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유류세 중 교통세는 현재 법정세율보다 소폭 높은 탄력세율(L당 529원)을 적용하고 있는데, 탄력세율 대신 법정 기본세율(L당 475원)을 적용하고 이를 기준으로 30% 인하 조치를 시행하면 L당 유류세는 516원까지 내려간다. 유류세 30% 인하 시와 비교해 L당 57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내리기에는 여의치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첩첩산중 국제휘발유 상승폭은 점점 더 거세지는 모습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원화로 환산한 국제휘발유(92RON) 가격은 5월 둘째 주부터 6월 둘째 주까지 5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5월 셋째 주부터는 리터 당 1100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5월 넷째 주 1126.49원에서 6월 첫째 주 1162.59원, 6월 둘째 주 1189.54원까지 치솟았다. 6월 들어서만 국제 휘발유 가격이 63원가량 올라간 것이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달 중 추가 가격 상승은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가격 부담 압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병수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유류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할 수 있도록 인하 폭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이는 법 개정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며, 야당이 동의해야 한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인사 청문을 위한 서면 답변을 통해서 “유류에 대한 탄력세율의 적용 범위는 제도 운용 취지 등을 고려해 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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