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삼성·LG, 닿을 듯 멀어지는 'OLED 동맹'
[이슈 프리즘] 삼성·LG, 닿을 듯 멀어지는 'OLED 동맹'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6.16 15:04
  • 수정 2022.06.16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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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어 협상 재결렬 조짐…공급가 이견 못 좁혀
삼성 QD OLED TV 부진, 자사 QD 초격차 의지 다질 듯
"양사 간 지나친 라이벌 의식 탈피해 상호적 협상 필요"
[출처=LG디스플레이]
[출처=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협력이 다시 암초를 만났다. 한때 양사 간 긍정적인 분위기가 탐지됐지만, 결국 OLED 패널 가격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협상 결렬 위기에 책임 공방도 불거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공급 협상이 결렬 위기를 맞았다. 앞서 가격 등에 따른 이견 탓에 무산된 협력이 다시 급물살을 탔지만, 그럼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업계에선 당초 이르면 늦어도 2분기 내에는 협상을 마치고 패널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이 나온 이유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삼성전자에 납품할 퀀텀닷(QD)-OLED 생산량이 생각보다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지난해 초부터 LG디스플레이에 OLED 구매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 TV를 고려하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가 패널을 공급해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LG디스플레이도 삼성의 제안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물량과 단가 등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삼성전자가 만족할 수준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이해관계에도 지난 2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협상은 결렬됐다. 일단 삼성전자 입장에선 계약을 앞당겨도 올해 하반기는 돼야 패널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시기가 늦은 감이 있었다. 또 LG디스플레이가 소니·파나소닉 등에도 패널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에는 원하는 수준의 물량을 공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삼성은 당초 올해 200만대와 내년 500만대 물량 소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1000만대 생산만 가능한 LG 입장에서는 삼성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 증설이 불가피했다. LG 측도 수년 이내 물량 구매 보장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삼성 OLED TV S95B 제품 이미지. [출처=삼성전자]
삼성 OLED TV S95B 제품 이미지. [출처=삼성전자]

이에 양사의 OLED 협력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삼성전자가 QD-OLED TV 출시를 알리며 분위기가 다시 변화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QD-OLED TV를 사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OLED 대형화에 어려움이 있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제품에만 OLED 패널을 적용했지만, 프리미엄·대형 제품에도 OLED 패널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앞서 QD-OLED TV는 작년 10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양산을 시작한 QD-OLED 패널을 채택했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선 55·65인치 TV 패널과 34인치 모니터용 패널 100만대 가량만 생산할 수 있어 추가 수급이 절실했던 것이다.

당시 양사 내부에서도 협력을 긍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LG디스플레이 내부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선 삼성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회사에도 이익이 되는 일이니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 이어져왔고 최근에서야 급물살을 탄 것"이라며 "가격-물량 개런티만 잘 협상하면 계약이 이뤄질 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해 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패널 공급가를 정하는 데 있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OLED 패널 가격은 기본적으로 LCD 패널의 수배에 달한다. 제조 원가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TV 1대를 판매했을 때의 수익도 LCD에 비해 OLED가 현저히 낮다.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는 수익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 삼성전자의 공급가 제안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OLED 패널을 구매할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말에 양산을 시작해 글로벌 고객사에 본격 공급을 시작한 QD 디스플레이를 지난 5월 대중들에게 처음 공개했다. QD 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퀀텀닷을 내재화한, 백라이트가 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5, 65형 TV용 패널과 34형 모니터용 패널 등 3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자발광(自發光, Self-Lit) 올레드 TV를 앞세워 내달 8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알트원(ALT.1)에서 열리는 아이엠그라운드(I AM GROUND) 전시에 참여한다. 관람객들이 LG 올레드 TV로 작가의 작품과 인터뷰 영상 등을 감상하고 있다. [출처=LG전자]
관람객들이 LG 올레드 TV로 작가의 작품과 인터뷰 영상 등을 감상하고 있다. [출처=LG전자]

QD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다. QD 디스플레이는 현존 가장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여 인간의 눈으로 보는 듯 자연의 색을 그대로 표현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10월 QD디스플레이 개발에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2020년 3월에는 직접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시제품을 살펴보기까지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의 LCD 저가 공세에 대응해 QD-OLED로의 전환을 추진해온 결과, 지난해 말부터 QD-OLED 양산을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 OLED와 달리 청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완성한 'QD 발광층'으로 색상이 한 층 더 선명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여기에 3월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한 QD-OLED TV의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구매 매력이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협상이 진전되려면 양사가 지나친 라이벌 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합쳦절반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TV 수요는 고정된 측면이 있어 경쟁사의 점유율을 뺏어 와야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이런 특성 탓에 양사가 서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의 흙탕물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 입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LCD 저가 공세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OLED 판매가 절실했겠지만, 삼성은 OLED 시장을 키우는 게 LG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협상이 성사되려면 공급가 이견도 좁혀야 겠지만 양사가 지나친 라이벌 의식을 버리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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