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둘째 셋째도 기술"…이재용 한마디에 삼성 사장단 8시간 회의
"첫째 둘째 셋째도 기술"…이재용 한마디에 삼성 사장단 8시간 회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6.21 08:35
  • 수정 2022.06.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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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 참석… 리스크 및 대책 논의
사장단 "우수인력·기술로 한계 돌파… 미래 선점 해야"
유럽 출장길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 청사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유럽 출장길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 청사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삼성그룹이 2017년 2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 개최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는 삼성전자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려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은 이날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삼성 사장단은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또한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이 기술을 강조한 데는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12일 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전세기 편을 이용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기술의 중요성을 힘줘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향후 5년간 450조원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를 사실상 진두지휘했고 인텔과 협업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영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출처=삼성전자]
지난 3월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출처=삼성전자]

앞서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은 반도체 부족현상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열렬히 구애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월 450억 유로(약 60조4000억원)에 달하는 'EU 반도체법(EU Chips Act)’을 발표했다. EC는 지원책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20%를 역내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3시 넘어까지 8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한 부회장과 경 사장 외에도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비상한 각오로 정신 무장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그간 코로나19 위기와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수출 규제 등 위기 상황 때마다 전문경영인이 모이는 사장단 회의를 열어 현안을 논의해왔다.

재계에서는 삼성 각 계열사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기존 주력 사업 분야에서 한계에 봉착하고, 신사업은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효자 상품'이었던 스마트폰의 작년 시장점유율은 21%로 5년 전인 2016년 수준에 머물러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점유율 43.5%로 세계 1등이지만, 코로나19로 장기간 지속됐던 IT산업의 호황기가 끝나며 미래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비전 2030'을 발표하며 야심 차게 '세계 1위' 목표를 세운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도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사장단은 삼성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기존의 한계를 돌파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등 각 분야에서 현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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