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변화하지 않는다면 외상 진료 발전 없다” PPTC 경주서 성료
[현장] “변화하지 않는다면 외상 진료 발전 없다” PPTC 경주서 성료
  • 김 선 기자
  • 승인 2022.06.21 19:07
  • 수정 2022.06.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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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외상학회·국군의무사령부, 2박3일 일정 학회 공동 주최
윤정석 교수 “코딩 과정 의료진 charting에 많은 문제, 수정 필요”
장성욱 교수 “진료 결과 error 등 공유가 외상 발전 기초”
족부 절단 이주은 전 해병 대위 발표에 ‘기립 박수’
대한외상학회(이사장 박찬용·서울대병원 외상센터 교수)와 국군의무사령부가 함께 진행하는 PPTC(Pan-pacific Trauma Congress)가 지난 16일~18일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사진=김 선 기자]
대한외상학회(이사장 박찬용·서울대병원 외상센터 교수)와 국군의무사령부가 함께 진행하는 PPTC(Pan-pacific Trauma Congress)가 지난 16일~18일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사진=김 선 기자]

대한외상학회(이사장 박찬용·서울대병원 외상센터 교수)와 국군의무사령부가 함께 진행하는 PPTC(Pan-pacific Trauma Congress)가 지난 16일~18일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위키리크스한국>은 PPTC 현장을 방문해 외상 외과 의사들과 환자, 국군의무사령부와 국군간호사관학교 등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강의를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세션의 강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외상 외과 의사들부터 외상과 관련된 타과 의사들, 간호사 및 응급구조사와 군의관, 제복 입은 군인까지 다양했다. 강의실은 참가자 300여명 정도가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넓었고, 각 강의실 마다 맨 뒷자리 몇 좌석만 남을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주목할만한 강의는 ET-REBOA (Endovascular Training for REBOA) 술기 교육 코스와 TREE (Trauma Registry for Expert & Educator) 코스였다.

ET-REBOA 술기 교육 코스는 대량 출혈시 출혈 부위의 조기 지혈과 응고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 및 조건들을 빨리 교정하는 손상통제소생이다. 대량출혈로 인한 사망은 외상 후 6~24시간 이내 발생하는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대동맥 내 풍선폐쇄 소생술(Resuscitative Endovascular Balloon Occlusion of the Aorta·REBOA)은 의료용 풍선을 이용해 대동맥의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차단 하부의 출혈량을 감소시키고 관상동맥을 포함한 대뇌와 심장으로의 혈액량을 일시적으로 늘려 순환 혈액을 재분배할 수 있는 손상통제수술이다.

우리나라는 REBOA의 술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도 신의료기술에 대한 이해와 술기, 경험 부족, 의료 신기술 도입 부족 등으로 손상통제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되지 못해 생명을 잃는 경우들이 발생했다.

단국대학교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를 중심으로 외상술기교육연구학회에서는 REBOA 술기교육 코스를 개발해 발전시켰고, 현재 호주와 대만, 홍콩, 필리핀 등 외국 의사를 비롯해 200여명의 외상 및 응급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 대한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TREE 코스는 외상환자의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손상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Abbreviated Injury Scale (AIS)와 Injury Severity Score (ISS) 점수가 있는데, 간편 손상척도(AIS)는 해부학적으로 몸을 9개의 구획(머리, 얼굴, 목, 가슴, 복부, 골반, 척추, 사지 및 화상을 포함한 외부손상)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경증 1점에서부터 생존 불가능 6점까지 점수화해 손상의 정도를 나타낸다.

손상중증도점수(ISS)는 몸을 6개의 구획 (머리와 목, 얼굴, 가슴, 복부와 골반강, 골반과 사지, 외부)으로 재분류하고, 각각에 대해 가장 높은 AIS 점수 상위 3개의 제곱 값을 합해 구한다. 이때 ISS가 15점 초과일 때 중증외상환자로 정의된다.

이와 같은 점수는 해부학적 손상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외상진료체계구축 및 한국의 외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다.

TREE 코스는 2014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2015년 3월 5일부터 1차 코스를 시행한 국내 외상 코디네이터 및 외상전문의, 외상 관련 연구자에 대한 간편손상척도(AIS)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교육 코스다.

윤정석(좌측), 장성욱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
윤정석(좌측), 장성욱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

이번 학회 디렉터를 담당한 윤정석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는 “초창기 AIS의 시작은 이해도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코딩 업무를 시작 한 외상 코디네이터들에게 외상점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필요성으로 교육 코스를 설계했다”며 “지난 6년간의 교육 과정과 각 외상센터에서 자체 교육으로 코디네이터들의 능력에 많은 향상이 있었지만 코딩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료진의 charting에 많은 문제가 있어 교육 방향에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번 학회를 통해 기존 교육내용에 더불어 해부학 및 손상 자체 보다 각각의 상황에서 어떠한 코딩을 해야 하고 charting 관련 문제 발생 시 코디네이터가 해야 하는 역할과 의료진의 charting 수정 등에 중점적으로 다뤘으며, 교육 후 시행한 설문 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교육 변경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디렉터를 담당한 장성욱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는 “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성공적인 진료 결과와 실패 및 의학적 error를 공유함으로써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의학발전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2년간의 공백은 충분한 학문적 교류를 줄어들게 했다. 이번 학회와 같이 활발한 학회 활동 및 여러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우리나라 외상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상 진료는 공공의료로 필수 의료에 해당된다. 학회 참여 및 의사들의 교육,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외상 진료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충분히 여건이 뒷받침돼야 하고 이에 부응하는 의료진의 노력에 발전이 지속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의 외상 진료체계는 소위 말하는 외상 의료 선진국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항상 믿고 따르는 다짐이자 목표가 있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외상 진료의 발전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은 전 해병 대위(진).
이주은 전 해병 대위(진).

아울러 이번 PPTC 발표 중 지난 2019년 8월 군 복무 중 지뢰를 밟고 왼쪽 다리 부상으로 족부를 절단한 이주은 전 해병 대위(진) 발표에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이 전 해병 대위(진)는 “국군외상센터 부센터장 이호준 중령 소개로 강연을 하게됐다. 해외의 경우 외상환자 경험담을 강의한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외상센터 의사들이 환자를 많이 치료하지만 직접적으로 환자의 얘기를 듣는 경우는 잘 없다고 이호준 선생님께 들었다. 외상환자의 경험담을 공유한다면 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쳤을 때 상황과 지뢰를 밟았을 때의 감정, 공포감, 가족 및 부대에 대한 걱정 등 심적으로 회복한 과정 등에 대한 모든 이야기와 퇴원 후 보훈 관련, 부상군인 제도의 부재 등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를 설립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 전 해병 대위(진)는 “다양한 외상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에서 다친 환자들, 특히 외상환자는 정신과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국군의무학교 및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 등이 다양한 외상환자의 경험을 듣고 본인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미리 한번 생각해본다면 군 의료가 훨씬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 자료에 따르면 부상군인 수는 2017년 909명, 2018년 1,023명, 2019년 890명으로 군 복무 중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으로 인해 전역하는 군인이 최근 5년 평균 1,000명 안팎으로 발생했다.

[위키리크스한국·경주=김 선 기자]

kej5081@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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