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터넷-모바일 시스템 장악... 우크라 국민들 ‘사이버 불안’
[우크라 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터넷-모바일 시스템 장악... 우크라 국민들 ‘사이버 불안’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6.26 06:41
  • 수정 2022.06.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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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을 활용해 정보를 교환하는 우크라이나 젊은이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시스템은 러시아의 감시망에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출처=와이어드]
모바일을 활용해 정보를 교환하는 우크라이나 젊은이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시스템은 러시아의 감시망에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출처=와이어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상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의 경우 우크라이나 남부의 헤르손시에서 약 한시간 동안 인터넷, 통화,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난 후, 웹페이지가 다시 연결됬지만 모든 인터넷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온라인 검열을 통과하고 있었다.

점령된 도시와 그 주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러시아를 통해 인터넷 연결을 해야했고 그 결과 지속적인 온라인 장애를 겪어야 했다.

와이어드(Wired)가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와 기술자들을 취재한 결과, 많은 우크라이나 인터넷 회사들은 기존 서비스를 러시아 업체로 전환했으며, 결과적으로 고객들을 러시아의 방대한 감시 및 검열 네트워크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감시 아래 인터넷회사들은 접속 경로를 바꾸거나 완전히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 번호를 사용하는 브랜드 없는 휴대폰 SIM 카드가 점령된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다. 결국 사람들이 러시아 네트워크만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사람들에게 중요한 인프라인 서버, 케이블, 휴대폰 타워를 장악하는 것은 ‘러시아화’의 첫 번째 단계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특수 통신 및 정보 보호를 위한 국가 서비스(SSCIP)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빅터 조라 사이버 보안 기관 부대표는 "우리는 이것이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인터넷은 러시아 특수서비스에 의해 감시되고, 정보 자원에 대해 접근을 막고 있다. 지난 4월 헤르손텔레콤(HERSON TELECOM)은 인터넷 트래픽을 러시아 네트워크로 전환했고 헤르손시의 모든 인터넷은 현재 러시아의 국영 통신 제공업체 로스테콤과 연결되어 있다.

조라는 ”우크라이나의 점령 지역(케르손,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즈히아 등)을 포함한 약 1,200개의 인터넷 제공업체가 러시아 업체로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재건위원회 릴리아 말론 위원은 "대부분이 러시아 통신에 접속해 트래픽을 우회할 수 밖에 없다"며 ”우크라이나 네트워크는 부분 차단되거나 완전히 연결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러-우크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인터넷 인프라를 파괴하거나 무력화시키고 정보의 흐름을 통제함으로서 인터넷은 강력한 무기가 됐다. 러시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송전탑을 파괴했고 위성 사이버 공격은 유럽 전역에 걸쳐 연쇄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회사들은 잦은 인터넷 정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온라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단결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에서 러시아의 점령에 대해 성공적으로 방어했지만 헤르손시는 여전히 침략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 데이터 인사이트 데이비드 벨슨 책임자는 "인터넷 접속을 통제하고 점령한 지역에 인터넷 접속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은 분쟁의 새로운 전선“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는 마카리우 시내에서 통신회사 직원들이 러시아군 침공 당시 파괴된 통신탑을 복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는 마카리우 시내에서 통신회사 직원들이 러시아군 침공 당시 파괴된 통신탑을 복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인터넷 시스템을 장악하는 여러 전략들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인터넷 제공업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시에 있는 장비들을 강제종료시켜 물리적 접근을 막아 장비들을 복구하거나 수리할 수도 없게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통신·정보보호 서비스(SSSCIP) 측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통신 인프라의 20%가 손상되거나 파괴되어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광섬유망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라는 “러시아군이 장비를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직원들에게 미란다 미디어로 네트워크를 연결하라고 지시했고, 현지 직원들이 네트워크 연결을 돕지 않을 경우 러시아군이 재구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통신·정보보호 서비스는 직원들에게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소중히 생각해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지시한 상태다. 조라는 "곧 해방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역들이 해방되기 전까진 통신이 복구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모바일 연결을 통제하기 위해 새로운 모바일 회사인 커손(kherson)을 만들었다. 이미지가 없는 SIM 카드(브랜드 없이 완전히 흰색)가 판매되고 있다.
SIM 카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모바일 네트워크는 숫자의 시작 부분에 러시아어 +7 접두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에는 유심카드를 모으기 위해 몰려드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보안 회사인 EAMS(Enea Adaptive Mobile Security)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캐털 맥데이드(Cathal McDaid)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모바일 네트워크를 계속 사용할 경우 자신들이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분리주의 이동 통신사 두 곳이 새로 점령한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누가 인터넷을 통제하느냐‘ 새로운 권력

대부분의 나라들이 웹사이트에 적은 제한을 두는 반면, 중국, 북한, 러시아를 포함한 소수의 권위주의 국가들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을 심각하게 제한한다.

러시아는 방대한 인터넷 검열과 감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최근 러시아가 몇몇의 국가들을 단절시키는 주권적인 인터넷 프로젝트를 시행하려고 할 때마다 감시를 확대해왔다. 

러시아의 감시 시스템은 사람들의 이메일을 읽고, 문자 메시지를 가로채고, 다른 통신을 감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통신규제국의 말론 대변인은 "러시아 네트워크는 러시아 당국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서의 인터넷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들을 버렸다고 믿게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라는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진전에 대한 뉴스가 나올 경우 헤르손 지역의 저항이 심해질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크림반도는 새로 점령한 지역에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인터넷과 사회센터의 조교수이자 시민연구소의 연구원인 크세니아 에르모시나는 “2017년 이후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와의 교통이 완전히 끊겼으며 그곳에서의 유일한 교통은 러시아"라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후 케르치 해협을 따라 두 개의 새로운 인터넷 케이블을 만들어 러시아와 연결했다. 뉴헤이븐 대학의 우크라이나 정치학과 국가안보 올레나 레논 부교수는 "러시아 당국이 커슨과 그 주변 지역에서 인터넷 경로를 바꾸는 것이 점령의 합법화를 위한 핵심 단계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갈등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헤르손시와 다른 지역에서의 인터넷 경로 변경과 함께, 러시아 관계자들은 러시아 여권을 배포하고 곧 헤르손시에 러시아 은행 문을 열 것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점령된 지역은 모스크바의 시간대로 옮겨졌으며 이러한 상황들은 크림 반도, 도네츠크, 루한스크에서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반영한다. 레논 부교수는 "러시아는 그들이 오랜 기간 동안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이 그 핵심, 장기 점령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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