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의 전면 원격근무, 워케이션과 최상의 워라밸... [정숭호 칼럼]
'네카'의 전면 원격근무, 워케이션과 최상의 워라밸... [정숭호 칼럼]
  • 정숭호 칼럼
  • 승인 2022.07.04 08:19
  • 수정 2022.07.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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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옥(왼쪽)과 카카오 신사옥. [연합뉴스]
네이버 사옥(왼쪽)과 카카오 신사옥. [연합뉴스]

네이버·카카오의 근무 형태가 오늘(4일)부터 확 바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어도 계속하기로 했다. 두 회사 임직원은 집에서는 물론, 카페나 펜션 같은 곳에서도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가 42년 전인 1980년에 써낸 ‘제3의 물결’에서 “IT기술의 발전으로 출근하지 않고 직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며 내놓은 새로운 영어단어 ‘Teleworking’이 ‘재택근무’가 아니라 ‘원격근무’라는 원래의 뜻과 일치하게 되었다!

한국의 대표 ‘테크기업(IT기업을 테크기업이라고 불러야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말을 덜 들을 수 있다)’인 ‘네카(네이버와 카카오의 줄임말.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이런 줄임말도 잘 알아들어야 한다)’의 원격근무 정책(가이드라인 혹은 폴리시)을 살펴보니 두 회사 직원을 부러워할 사람들이 지금보다도 더 많아질 것 같다.

우선 네이버. 네이버 임직원들은 이제 주 5일 계속해 원격근무(R타입)하거나 주 3일 이상 회사로 출근(O타입)하는 2가지 근무 형태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전체 4,000여 직원 가운데 R타입을 선택한 55%는 자기 집은 물론 카페(키즈카페 풀빌라 및 에어비앤비로 빌린 해외 주택이나 별장 포함) 어디에서나 업무를 볼 수 있다.
나머지 45%, 즉 R타입을 선택한 직원도 원하는 요일, 원하는 시간에 주 3회 출근하면 된다. 사무실에는 고정 좌석이 배치된다. 사무실로 출근하면 점심과 저녁 식사도 제대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선택한 근무 타입을 바꾸고 싶으면 여섯 달 뒤에 바꿔 달라고 하면 된다.

네이버는 ‘워케이션(Woration)’ 제도도 시작했다. 워케이션은 ‘업무(Work) + 휴가(Vacation)’이다. 추첨에서 뽑힌 네이버 직원 10명은 회사 춘천연수원에서 4박 5일간 ‘일하며 놀며’를 할 수 있다.

카카오도 4일부터 상시 원격근무로 전환했다. 카카오가 마련한 ‘재택근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집중 근무 시간’이다. “어디에 있든 오후 세 시간 동안에는 업무에 더 신경 쓰고 집중해달라”라는 회사의 바람이 읽힌다. 어딘가 간절해 보인다. 가이드라인에는 “사무실에 안 나오는 대신 소속 부서원들과 상시 음성연결 및 주 1회 대면 회의를 하라”라는 ‘권장 사항’도 들어 있다.

카카오는 사무실 출근을 원하는 직원을 위해서는 부서별로 고정 공간을 구분하고, 공용좌석도 준비했다. 본사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곧 문을 열 식당에서 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것만 보면 카카오의 원격근무제도가 네이버보다 ‘열악(劣惡. 아주 형편없을 때 써야 어울리는 어휘이나, 요즘 사람들은 자기 것이 다른 사람 것보다 조금만 나빠도 이 단어를 쓰고 있어 나도 시류에 맞췄음)’해 보이나, 8일부터는 격주마다 금요일에는 쉬는 ‘놀금’을 도입해 주 4일만 근무토록 한다니 네이버보다 크게 못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다시 태어나면 이런 회사에 근무할 기회가 있을까? 없을 것이다. 게으르고 공부에 열심을 낸 적이 없는지라 이런 좋은 회사에 들어갈 자격(스펙이라고들 하지)은 아예 못 갖출 것이다. 창의적이지도 않고, 위에서 시키는 일도 고분고분 잘 하지 않는 성격도 결격일 될 터. 에라, 못먹을 감, 찔러나 보자. 손 안 닿는 포도, 실 것이 분명하다고 돌아선 여우처럼 한마디 해놓고 보자.

타계한 스티브 잡스(왼쪽)와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2011년 타계한 스티브 잡스(왼쪽)와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미국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1952~ )은 2011년에 낸 스티브 잡스 전기에서 “잡스는 실리콘밸리에 애플 본사를 새로 지을 때 대학 캠퍼스처럼 우연한 만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설계를 도입했다”라고 썼다. 꿈과 희망, 전공이 제각각인 대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꿈과 이상을 키우는 것처럼 “잡다한 사람들이 넓고 열린 곳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서로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발아(發芽)된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 기술, 새 디자인-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구현된-으로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꾸려던 게 잡스의 희망이었다”라고 아이작슨은 설명했다.

잡스의 생각은 대표적 테크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에게 이어졌다. 머스크는 지난달 1일 테슬라 임직원에게 코로나19 이후 근무 형태에 대해 “일주일에 주 40시간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 출근하지 않으면 퇴사로 간주하겠다”라고 말했다. “서로 만나서 뒤섞여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신념을 자기 특유의 카리스마에 담아 발표한 것이다.

반면 잡스가 창업한 애플은 최근 직원들에게 최소 주 3회 출근하라는 방침을 발표했다가 시행을 보류했다. 테슬라는 무늬만 테크기업일 뿐 굴뚝산업의 상징인 자동차 제조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새로 생겨날 것 같다.

얼마 전 새 사옥을 완공한 구글이 “사옥을 어떻게 사용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라는 입장을 비친 것은 어떤 형태의 근무가 직원과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될지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글 신사옥 [야후]
구글 신사옥

전면 원격근무를 시작한 네카는 직원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거나 복도나 화장실 식탁에서 서로 부딪힐 때 잘 창출된다는 신제품 아이디어, 새로운 서비스, 업무 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를 이룩할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두 회사가 새로운 서비스, 신제품이 아니라 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갑질’로 막대한 수익을 낸다는, 종종 보는 기사가 더 자주 나오게 되지는 않겠지?

2년 가까이 재택근무하던 남편이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첫날, 두 아이가 있는 엄마가 “드디어 완전 해방!”이라는 카톡을 주변(남편 빼고)에 보냈다.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다시 가게 된 데 이어 남편마저 드디어 출근하게 된 걸 해방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다시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고? 그 수발을 다시 들라고? 네이버나 카카오만큼 처우나 화끈하게 해주면 몰라도 그건 안 돼 안 된다고!!라는 전업주부들의 외침이 사방 곳곳에서 터져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는 “노는 게 제일 좋아!”라는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조만간 ‘배워크(Vacation + Work)’라는 신조어가 워케이션을 밀어내지는 않을까? "놀며 일하는게 일하며 노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할 사람이 늘어날 것 같아서다. ‘네카’의 전면 원격근무제 실시 기사를 읽다가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대한국민 모두가 워케이션이든 배워크든 최상의 워라밸(워라밸이 최상이라는 말은 ‘Work’와 ‘Life’의 균형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상태)을 성취, 놀며 일하고 돈도 많이 벌고 아이들도 잘 키우는 때가 오면 정말 좋겠다.

/메타버스인문경영연구원 이사장, 전 한국일보 경제 부국장, 신문윤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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